‘기후플레이션’ 현실화…커피·카카오·올리브유 가격 급등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4. 4. 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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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현실화하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설탕, 올리브유 등의 주산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

로부스타 커피 가격은 주요 공급처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치솟고 있다.

최대 아라비카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 가뭄이 아라비카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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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구소 “기온상승으로 2035년 식품물가 최대 3.2%포인트 상승”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열매 ⓒ로이터=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클라이밋플레이션·climateflation)이 현실화하고 있다. 커피와 카카오, 설탕, 올리브유 등의 주산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턴트 커피에 많이 들어가는 비교적 값싼 로부스타 커피의 가격이 1년 전보다 60% 넘게 오르며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글로벌 커피 벤치마크인 런던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지난 12일 t(톤)당 394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부스타 커피 가격은 주요 공급처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치솟고 있다. 세계 1위 로부스타 생산국인 베트남의 농업부는 가뭄 때문에 베트남의 2023∼2024시즌 커피 생산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라비카 커피는 뉴욕 선물시장에서 파운드당 2.34달러로 상승해 2022년 9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최대 아라비카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 가뭄이 아라비카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선물가격도 1년 만에 3배로 급등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2023∼2024시즌에 글로벌 카카오 공급이 11%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물시장에서 코코아는 최근 1개월간 49% 뛰어 t당 1만50달러까지 올랐다.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국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서도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이에 따라 초콜릿 브랜드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고디바는 지난주 초콜릿 평균 가격을 10% 이내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등이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2년 연속 반토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생산하는 스페인은 연간 140만t 수준의 올리브유를 생산해왔지만 2년 동안 지속된 가뭄으로 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1년새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뛰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같은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날씨 탓에 작황이 나빴다. '100% 올리브유'를 쓴다는 점을 내세웠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리브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해바라기유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설탕 역시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줄었다. 세계 설탕 수출 2위와 3위인 인도와 태국 역시 엘니뇨 영향으로 극심한 가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도의 생산량 전망치 상향 조정과 태국의 수확 속도 개선 덕분에 설탕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구 온난화가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나왔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2022년 여름 유럽 각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자 식품 물가가 0.43∼0.93%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2035년이 되면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물가가 최대 3.2%포인트 오르고 전체 물가는 최대 1.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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