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걷기만 해도 식수 속 병원균 없애는 물병…“저개발 국가 삶의 질 개선”

홍아름 기자 2024. 4. 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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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보행 중 발생하는 인체 정전기를 이용해 병원균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휴대형 물병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보행 시 발생하는 정전기를 수확해 전기장을 만들고, 이를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로 극대화 시켜 물통 속에 존재하는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행 중 발생하는 정전기는 보행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큰 전기장을 만드는데, 경보 수준에서는 493V(볼트)의 전압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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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구진 “위생시설과 전기 부족한 저개발 국가에 적용 기대”
김상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중국 인민대, 칭화대 연구진과 함께 인체 정전기를 활용해 수인성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pixabay

국내 연구진이 보행 중 발생하는 인체 정전기를 이용해 병원균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휴대형 물병을 개발했다. 별도의 에너지원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어 저개발 국가와 고립 지역, 재해 피해 지역에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상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중국 인민대, 칭화대 공동 연구진이 전기천공법을 활용해 수인성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기천공법은 병원체 막에 전기장을 가해 구멍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수인성 병원균은 염소 처리와 막 여과와 같은 수처리를 한 물에서도 유통과 저장 과정에서 퍼질 수 있다. 상수도가 부족한 저개발 지역을 위해 정수 기능을 갖춘 휴대용 물병 보급이 추진돼 왔지만, 휴대용 물병에 염소 처리와 자외선 조사 같은 전통적인 수처리 기술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전기와 광촉매를 통해 활성산소를 생성해 정수하는 방법이 도입됐으나 별도의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보행 시 발생하는 정전기를 수확해 전기장을 만들고, 이를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로 극대화 시켜 물통 속에 존재하는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행 중 발생하는 정전기는 보행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큰 전기장을 만드는데, 경보 수준에서는 493V(볼트)의 전압을 얻을 수 있다. 발생한 정전기는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를 통해 집속되고, 강한 전기장 주변을 지나는 병원체는 전기천공법으로 사멸됐다.

연구진은 정수된 물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표면에 구멍이 형성돼 사멸된 것을 확인했다. 휴대용 정화 장치를 들고 10분 동안 보행할 경우 99.9999%의 병원체가 사멸됐고, 80회 이상의 반복 실험에서도 성능이 유지됐다.

김상우 교수는 “수인성 질병은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의 국가의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며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지난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인체 정전기를 활용한 병원체 사멸 메커니즘./한국연구재단

참고 자료

Nature Water(2024), DOI: https://doi.org/10.1038/s44221-024-002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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