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다시 주목받는 이란의 군사력... ‘그림자 전쟁’서 직접 공격 나서

정미하 기자 2024. 4.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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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스라엘에 드론·미사일 공습
이란이 쉽게 공격받지 않는 이유는
“이란과의 전쟁 자체가 위험하다는 인식”
이란군, 최소 58만 명의 현역 군인 보유
중무장 준비된 ‘저항의 축’, 이란의 또다른 힘

이스라엘과 이란이 1979년부터 적대 관계로 돌아선 이후 45년 만에 13일(현지 시각) 이란이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300여 기로 이스라엘 본토를 처음 공습하면서 이란 군사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이번 공격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을 이스라엘이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등 10여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이로써 이란과 이스라엘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이란의 대리 세력과 이스라엘이 충돌하는 ‘그림자 전쟁’을 벌이던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관계로 변했다.

이란 국기. / 타스 연합뉴스

◇ “이란과 벌이는 전쟁,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2일 “미국과 이스라엘 등 이란의 적들은 이란의 복잡한 군사 조직과 얽히기를 원치 않기에 수십 년 동안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피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스라엘과 이란은 공중, 해상, 지상, 사이버 공격을 통해 그림자 전쟁을 벌였고, 이스라엘은 이란 내부의 군사시설과 핵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지휘관과 과학자들을 살해했다. 해군대학원 국가안보 부교수이자 이란군 전문가인 아프숀 오스토바르는 NYT에 “이란이 공격받지 않은 이유가 있다”며 “이란의 적들이 이란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과의 어떤 전쟁도 매우 심각한 전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란군은 최소 58만 명의 현역 군인과, 약 20만 명의 예비군을 보유 중이다. 이란군은 중동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다. 육군과 경비대는 각각 별도의 지상군, 공군, 해군을 보유한다. 경비대는 이란의 국경 보안을 담당하며 ‘저항의 축’으로 알려진 중동 전역의 이란 대리 민병대를 무장·훈련·지원하는 정예 부대인 쿠드스군(Quds Force)을 운영한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의 민병대, 가자지구의 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가 저항의 축이다.

저항의 축은 이란 군대의 일부는 아니다. 하지만 전투 준비가 돼 있고, 중무장이 돼 있으며 이란이 공격받을 경우 이란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국제전략연구소의 이란 군사 전문가인 파비안 힌즈는 “이란이 저항의 축에 드론,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 전례가 없는 수준의 지원을 했다”며 “그들은 이란의 군사 능력, 특히 이란과 가장 긴밀한 전략적 관계를 맺고 있는 헤즈볼라의 일부”라고 말했다.

◇ 중동서 가장 큰 탄도 미사일·드론 무기고 보유

이란의 군사전략은 수십 년 동안 억제에 기반을 뒀다. 이에 정밀 장거리 미사일, 드론, 대공 방어 기술의 개발에 힘썼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교통과 글로벌 에너지 공급을 방해할 수 있는 대규모 쾌속정과 일부 소형 잠수함도 건조한 상태다.

또한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큰 탄도 미사일과 드론 무기고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순항 미사일과 대함 미사일은 물론 사거리가 최대 2000km 또는 1200마일 이상인 탄도 미사일이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의 모든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범위다.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이 14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된 모습. / 신화 연합뉴스

최근 몇 년 동안 이란은 약 1200~1550마일 범위의 범위에서 레이더를 회피하기 위해 낮게 비행할 수 있는 대규모 드론을 수입해 왔다. 이란은 군사 퍼레이드 동안 드론과 미사일을 전시하는 등 군사력 증강을 숨기지 않았으며 드론 분야의 대규모 수출 사업을 구축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이란의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

◇ 이란, 북한서 소형 잠수함 수입…공군은 취약

국제 제재로 인해 이란은 탱크, 전투기 등 해외에서 제조된 첨단 무기와 군사 장비를 차단당한 상태다. 1980년대 이란이 이라크와 8년간 전쟁을 벌이는 동안 이란에 무기를 팔려는 국가는 거의 없었다. 전쟁이 끝난 지 1년 후인 1989년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되자 그는 경비대에 국내 무기 산업을 발전시키라고 명령하고 이를 위해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를 통해 오늘날 이란은 국내에서 대량의 미사일과 드론을 제조한다. 또한 국내에서 함정을 생산하고 현대화하는 동시에 북한에서 소형 잠수함을 수입한다.

이란군은 장비, 결속력, 경험, 인력의 질 측면에서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 이스라엘 및 일부 유럽 군대의 위력과 정교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란의 가장 큰 약점은 공군이다. 이란 항공기의 대부분은 1941년부터 1979년까지 이란을 이끌었던 샤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 시대의 것이다. 이에 대부분의 항공기는 예비 부품 부족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NYT는 “이란의 탱크와 장갑차는 노후화됐고, 대형 해군 함정도 소수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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