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태규 두들린 창업자 겸 대표 | “수시 채용 시대…지원자 친화 기업이 인재의 선택받는다”

장우정 조선비즈 기자 2024. 4. 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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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두들린 대표 한국외대 중국어통번역학·컴퓨터공학, SW 마에스트로 10기 수료, 포브스코리아 선정 2030 파워리더 사진 장우정 기자

기업들이 인재를 빨리 뽑고 빨리 투입하는 수시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력직 선호(53.4%)와 수시 채용 증가(47.8%)를 채용 트렌드로 꼽았다. 공채를 실시 중인 기업 중에서도 다섯 곳 중 한 곳은 올해까지만 공채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한국노동연구원).

2020년 3월 채용관리 스타트업 두들린을 설립한 이태규 대표는 채용 시장 변화를 눈여겨봤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한꺼번에 인력을 뽑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기존 공채 시스템을 단순히 쪼개는 방식으로 채용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이에 두들린은 2021년 지원자 추적 시스템(ATS·Applicant Tracking System) ‘그리팅’을 출시했다. 미국 포천 500대 기업 중 97%가 이용하는 ATS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ATS는 잡코리아, 사람인 등 다수의 채용 플랫폼으로 들어온 이력서를 엑셀 작업 없이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지원자 협업 평가, 면접 일정 조율, 채용 결과 통보 등도 지원한다. 어떤 단계에서 지원자가 많이 탈락했는지, 어떤 채널에서 지원자가 가장 많이 유입되고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데이터를 채용 분석 대시보드를 통해 한눈에 정량화해 준다.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어떤 채널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채용 활동을 할지에 대한 의사 결정을 돕는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카카오게임즈, 넥슨, 컬리 등 60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두들린은 당장 채용하지 않더라도 다음 수시 채용 시 연락할 수 있도록 인재 풀(pool·집단)을 관리하는 ‘그리팅 TRM(TRM· Talent Relationship Management)’도 최근 선보였다. 기존 지원자, 외부 후보자 인재 풀 등록, 인재 풀 검색·필터 기능, 후보자 히스토리 관리 등 내·외부 지원자를 한곳에서 효율적으로 관리해 두 달 이상 걸리던 인재 채용 기간을 2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두들린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기업이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게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인재 풀을 쌓고 보다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해 지원자 친화적인 채용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시스템은 점점 고도화될 것이라고 봤다.

두들린은 창업 이듬해인 2021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같은 해 12월엔 알토스벤처스 등으로부터 43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2023년 2월 뮤렉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6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총누적 투자액은 159억원이다. 이 대표는 “올 연말부터는 매출 등으로 자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부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전략적인 파트너를 찾는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뒤늦게 인사관리(HR)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하고 나서 첫 1년은 취업 준비생을 위한 솔루션을 만들었다. 인공지능(AI)이 면접 연습 때 피드백을 주고 자기소개서에 쓸 단어를 다섯 개씩 추천해 주는 자동완성기 같은 서비스였다. 당시 취업 준비생은 70만 명 수준이었는데, 이들이 취업하면 없어지는 시장이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채용 시장에서 ‘뽑히는 사람’ 쪽에 뒀던 초점을 ‘뽑는 사람’ 쪽으로 돌리게 됐다. 마침 공채가 수시 채용으로 바뀌는 시기였다. 공채용 시스템을 수시 채용에도 쓰는 기업이 많았다.”

권도균 프라이머(스타트업 투자사) 대표가 사업 초기 멘토로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

“회사 설립 직전 팀을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2020년 1월 미국 갈 일이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모임 ‘82스타트업 서밋’에 참가했다. 내로라하는 이들이 강연을 했고 권 대표도 그중 한 명이었다. 쉬는 시간에 ‘취업 문제를 풀고 싶은데 도와 달라’고 했는데 흔쾌히 ‘관심 있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면서 사업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그해 7월 5000만원 첫 시드 투자를 받았다. 조언은 주로 창업자·대표로서의 마음가짐 같은 것이었다. 사업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그쪽으로 가는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라는 것이었다.”

ATS가 기업의 수시 채용을 어떻게 돕나.

“지원 과정을 간편하게 해주거나 채용 결과를 빨리 알려주는 식으로 지원자의 경험을 좋게 해야 인재를 유치할 수 있다. ATS를 활용하면 이러한 채용 경쟁력이 생긴다.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는 지원자에게 면접 날짜와 시간을 통보한다. 우리 솔루션을 쓰면 통보도 가능하지만, 지원자와 일정을 조율할 수도 있다. 또 특정 직무자를 채용할 때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임직원 인터뷰로 자세히 소개할 수 있다. 연봉 등 처우가 엇비슷한 회사를 놓고 저울질하는 사람이 있다면, 채용 과정에서 보다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곳을 택할 수 있다.”

최근 몇몇 대기업은 직접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있다.

“현대차, 쿠팡, 토스 등에선 사내 헤드헌터 역할을 하는 리크루터가 50~100명씩 있다. 엔지니어가 필요하면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대상자를 찾고 ‘우리 회사에 지원해 보라’고 먼저 연락한다. 리크루터가 하는 일은 영업과 비슷하다. 장기적으로 회사에 올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TRM은 우리 회사에 지원했던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에 원하는 직무의 사람을 빠르게 찾아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앞으로 채용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

“HR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한목소리로 지원자가 적다고 토로한다. 절대적인 수도 적지만, 뽑고 싶은 인재가 지원을 안 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채용하는 데는 공채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공채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수시 채용 기조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AI가 발달하면 단순 반복 업무는 상당 부분 자동화할 것이다.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할 핵심 인재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수시·상시 채용이 고도화할 수밖에 없다. 외국에서는 유치하고 싶은 사람에게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회사 소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주는 곳도 많다. 우리나라도 인재와 관계에 공을 들이는 방식으로 채용 과정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명 두들린
본사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484
사업 기업용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
창업자 이태규
설립 연도 2020년 3월
누적 투자 유치액 159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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