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위기 처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대안은?

이용성 선임기자 2024. 4. 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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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틈새를 파고든 포퓰리즘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마틴 울프│고한석 옮김│ 페이지2북스│3만8000원│655쪽│ 4월 15일 발행 예정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 AP연합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하면서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오랫동안 평화롭게 번영을 누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불과 20~30년 사이에 기성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권위주의적 통치가 세계 곳곳에서 힘을 얻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는 ‘슬라브 민족주의’를 앞세워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며 ‘러시아 제국’ 재건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87%대 득표율로 5선 고지(임기 6년)에 올랐다.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집권 기간(29년)을 추월하게 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연임에 성공해 ‘15년 재임’을 보장받았다.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진영의 맹주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뒤엎으려 했고, 공화당은 그를 다시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힌두 민족주의’를 표방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연임을 노리고 있다. 그는4~5월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14억 인구 가운데 2억이 넘는 무슬림을 시민권 부여 대상에서 배제해 빈축을 샀다. 이런 상황을 두고 ‘경제학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칼럼니스트’로 불리는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경제 평론가는 신간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The 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 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이혼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한다. 많은 이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신냉전’이라고 부르며 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주목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은 역동적인 시장경제와 전체주의 국가 시스템 간의 결합을 이뤘고, 과거 소련과 같은 방식으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려 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에 미·중 관계를 ‘냉전’ 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저자는 더 걱정해야 할 대상은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진영 ‘내부'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치솟는 불평등과 막다른 골목에 처한 일자리 등 뿌리 깊은 문제를 파고든다. 그는 땅을 소유한 지주가 지대를 받듯이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가 플랫폼을 만들어 독점적 지대를 받는 새로운 ‘지대 추구 자본주의’가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미국에서는 전후 번영의 바탕이던 제조업이 저물고, 금융, 의료, 빅테크 등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그 와중에 독점이란 ‘참호’를 팔 수 있는 소수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뒤처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대중은 경제 시스템을 주도하는 엘리트들이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머릿속 깊이 새기게 됐다.

저자는 민주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이 태생적으로 갈등의 싹을 품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 정치는 일국적이지만 시장경제는 전 세계적이라는 점, 민주주의 정치는 1인 1표라는 평등주의 사상에 기반하지만 시장경제는 경쟁에서 성공한 자가 보상을 받는다는 비평등주의 사상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민주주의적 자본주의가 번영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을 부인하진 않는다. 그는 “자본주의는 민주주의적 정치 없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고, 민주주의 역시 시장경제 없이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고 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를 고쳐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저자는 대안으로 ‘복지 자본주의’란 개념을 제안하면서 지속 가능한 생활 수준 보장, 좋은 일자리, 기회의 평등, 사회 안전망, 특권의 종식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 몰려온다
60년대생이 온다
김경록│비아북│2만5000원│248쪽│3월 15일 발행860만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생은 고도성장기와 민주화의 소용돌이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의 은퇴 후 삶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척도로서의 의미가 있다. 금융 분석 전문가인 저자는 머잖아 초고령사회의 주역이 될 60년대생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했다. 퇴직과 재취업, 노후 생계 등의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면서 경제적, 사회적 정체성과 세대 간 상생을 위한 대안 등을 폭넓게 살핀다.

‘숙달’ 없는 일류(一流)는 없다
일류의 조건
사이토 다카시│정현 옮김│ 필름│1만9800원│320쪽│ 3월 20일 발행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의 ‘일류의 조건'이 18년 만에 재출간됐다. 저자는 일류가 되기 위한 조건 도출을 위해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독일의 문호 괴테, 테니스 선수 존 매켄로,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 혼다 창업주 혼다 쇼이치로 등 다양한 분야의일류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류가 되는 데 필요한 능력은 ‘숙달’이었다. 숙달에 이르기 위해서는 세 가지 힘을 갖춰야 했다. 즉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이다.

작은 회사’ 경영, 어떻게 달라야 할까?
나는 작은 회사의 사장입니다
강덕호│몽스북│1만7800원│276쪽│2월 13일 발행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는 저자가 작은 회사를 운영하며 터득한 노하우를 전한다.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물론 소상공인들에게도 유용한 지침서다. 사장이 가져야 할 ‘돈’에 대한 생각, 거래의 기술, 직원과 조직 관리를 노하우, 장사와 사업의 차이, 동업에 대한 생각 등을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담았다. 작은 회사를 경영하기 위한 사장의 마음가짐과 글로벌 경제를 보는 시각도 짚었다.

37개국 전문가의 북극 횡단 기록
북극에서 얼어붙다
마르쿠스 렉스│오공훈 옮김│ 동아시아│3만2000원│420쪽│ 3월 26일 발행37개국의 전문가가 참여한 북극 횡단의 기록이다. 2019년 9월 원정을 시작한 이들은 인간이 거주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무려 1500㎞ 떨어진 채 300일 이상을 다녔고, 직선거리로 1900㎞를 여행했다. 북극은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겨울에 그 현상이 더 뚜렷하다. 책은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에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몇 년 사이 급속하게 줄어든 유빙(流氷)은 섬뜩한 느낌마저 준다.

상담 전문가의 ‘마흔 앓이’ 처방전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변시영│얼론북│ 1만6800원│364쪽│ 4월 7일 발행마흔을 넘기면서 몸과 마음에 노화가 찾아오고, 가까운 이와 이별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그로 인한 슬픔과 고독을 애써 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책은 심리 상담 전문가가 건네는 ‘마흔 앓이 처방전’이다. 마흔 이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방법에 관해 얘기한다. 상담가의 책답게 실제 사례가 풍부하다. 저자는 기업에서 직장인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과 마음 건강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더딘 생산성: 사라져 버린 번아웃 없이 성취하는 기술 (SLOW PRODUCTIVITY: The Lost Art of Accomplishment Without Burnout)
칼 뉴포트│포트폴리오│ 18.29달러│256쪽│ 3월 5일 발행미국 조지타운대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이자 125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딥워크(Deep Work)’의 저자인 칼 뉴포트가 아이작 뉴턴, 갈릴레오 갈릴레이, 벤저민 프랭클린 등 역사 인물의 사례 분석을 통해 생산성 개념을 재정의한 책이다. 만연한 ‘빨리빨리’ 문화와 만연한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 속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생산성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제고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한국 기업들에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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