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뜻 받들어 후학 양성"…한국외대 김용덕 장학회 발족

김정진 2024. 4.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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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친자식처럼 지극히 사랑하셨어요. 실제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사비를 털어 도와주시기도 했고요. 기금을 마련해 후학 양성에 보태고 싶다던 고인의 뜻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향년 61세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고(故) 김용덕 교수의 이름을 딴 장학회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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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역사·정치학 최고 권위자…제2·제3의 김용덕 만들 것"
고(故) 김용덕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학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학생들을 친자식처럼 지극히 사랑하셨어요. 실제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사비를 털어 도와주시기도 했고요. 기금을 마련해 후학 양성에 보태고 싶다던 고인의 뜻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지난해 11월, 향년 61세에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고(故) 김용덕 교수의 이름을 딴 장학회가 만들어졌다. 기금은 고인의 유산과 사학연금으로 마련됐다.

유족,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교수·강사진이 뜻을 모아 올 2월 '김용덕 교수 장학회'는 지난 8일 제1회 김용덕 교수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최종 선발된 학생 2명에게 각각 2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제1회 김용덕 교수 장학금 전달식 [한국외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학 내에서 이례적으로 교수를 기리는 장학회를 만든 바탕에는 학계에서 김 교수가 이룬 업적과 학교와 학생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있었다.

김 교수는 1987년 만들어진 한국외대 폴란드어과에 입학한 1회 졸업생이자 폴란드 현지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국내 1세대 학자다. 2001년 국내 유일의 폴란드어과 개설 대학인 모교에 교수로 부임한 그는 폴란드와 한국의 역사적 유사성에 집중해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남겼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폴란드-독일의 갈등과 화해, 1989년 폴란드의 민주화 과정과 공산주의 청산에 대한 60여편의 논문과 저서를 집필해 폴란드 역사에서 얻은 교훈을 한반도 분단 상황에 적용하고자 노력해왔다.

장학회 발족에 참여한 최성은 폴란드어과 교수는 "김 교수님은 폴란드 역사·정치학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 권위자셨다"라고 회상했다.

최 교수는 "교수님이 돌아가시고 빈소에서부터 장학회 이야기가 나왔다"며 "한국외대에서 돌아가신 교수님을 기리며 만든 장학회는 처음인 걸로 아는데 폴란드 역사·정치학뿐 아니라 학교와 학생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장학금을 받은 폴란드어과 4학년 박진우(24)·3학년 박종승(23)씨도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훌륭한 교수님의 성함을 딴 장학금을 처음으로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1회 김용덕 교수 장학금을 받은 (왼쪽부터) 박종승(23)·박진우(24) 학생 [박진우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진우 씨는 "입학하고 얼마 안 돼서 '과잠'(학과 이름이 적힌 점퍼)을 받은 날 학생들이 다 신나있는 걸 보시고는 '오늘은 야외 수업할까?'라며 강의실 밖으로 데려가 주실 정도로 친근하고 좋은 분이셨다"며 "호탕하고 쾌활한 성격, 폴란드에 대한 애정, 재미있는 강의로 모든 학생이 좋아하는 교수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올해 신입생부터는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를 텐데 이 장학금을 통해 '이렇게 폴란드를 사랑하던 교수님이 있었다'는 걸 기억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종승 씨는 "신입생 때 교수님의 '폴란드학 개론' 강의를 들으며 폴란드 지역 전문가의 꿈을 갖게 됐다"며 "교수님은 제 롤모델이다. 폴란드에 대한 열정을 본받아 저도 늘 열정을 갖고 살겠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1년에 2명씩 우수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최 교수는 "전공 성적이 우수하고 학과 활동에 솔선수범하는 학생을 뽑아 제2, 제3의 김용덕을 만들어 교수님의 발자취를 세상에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한국외대 폴란드어과 신입생들과 고(故) 김용덕 교수 [박진우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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