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가장 맛있는 거리, 구이제

강화송 기자 2024. 4. 15.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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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가장 맛있는 구이제 거리의 먹거리를 한곳에 모았다.

●Ghost Street
붉은 홍등 + 먹거리 천국, 구이제

구이제(簋街)는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먹자골목이다. 구이제의 한자를 한글 그대로 번역하면 '궤가'라고 읽히는데, 현지에서는 귀신 거리를 뜻하는 '귀가' 거리라고 부른다. 구이(簋)를 뜻하는 '궤'는 제사 그릇을 뜻하는데 그 발음이 귀신 귀(鬼)자와 발음이 같아 붙은 약칭이다.

구이제는 베이징 중심과는 다소 떨어져 있어, 과거 아무것도 없던 조용한 거리였다고 한다. 근래에 들어 이곳에 빨간 초롱 등을 걸어놓은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특히나 24시간 영업점이 많아 늦은 밤에도 빨간 불빛을 뿜어내는 모습이 귀신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썰렁했던 구이제를 지금의 귀신거리로 만든 1등 공신은 마라룽샤다. 마라룽샤는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름 별미다. 한국 여름에 치킨과 맥주가 있다면 중국은 마라룽샤와 맥주다. 마라룽샤는 민물 가재(샤오룽샤)를 매운 양념(마라)에 버무린 음식이다. 중국인이 얼마나 이 마라룽샤를 사랑하냐면 한 해 소비되는 민물 가재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무려 20조를 가볍게 넘긴다고 한다.

구이제는 그야말로 마라룽샤 천국이다. 수없이 많은 마라룽샤 집마다 웨이팅이 가득하다. 주말에 저녁시간에 방문하면 대기번호 200번은 우스운 수준으로 사람이 많다. 낙담할 필요없는 없다. 여긴 베이징 최고의 먹자골목. 붉은 홍등 사이사이 각종 꼬치구이, 맥주집, 카페 등 먹거리가 지천에 가득하다. 대부분 음식점이 24시간 운영하기 때문에 대기에 마음졸일 필요도 없다. 마라룽샤를 기다리며 구이제를 거닐었다.

●胡大飯館
구이제의 레전드 마라룽샤, 후다판관

후다판관은 구이제에서 가장 유명한 마라룽샤 집이다. 구이제 거리 한복판에 본점이 있고, 거기서 5분 거리마다 분점이 위치한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본점과 분점만큼 놀라운 건, 후다판관의 모든 지점에 대기인원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람 따라 살랑살랑 이는 홍등 밑에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는 여행객들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토요일 저녁 6시30분, 가장 사람이 없어 보이는 후다판관에서 입장 대기를 걸었다. 무려 180명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는 통보가 야속할 따름이다.

후다판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다진 마늘이 가득 올라가 있는 마늘맛 룽샤다. 마라룽샤에 비해 훨씬 순해서 매운 것을 못먹는 여행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그다음으로 인기 좋은 메뉴는 바지락 볶음. 맥주 안주로 이보다 좋은 것은 없다.

후다판관의 가장 장점은 깔끔한 분위기와 규격화되어 안정적인 맛이다. 다만 정말 기나긴 기다림은 필수인 곳. 만약 후다판관에서 식사를 계획한다면 가장 사람이 없는 점심과 저녁 사이 시간대, 혹은 새벽을 추천한다.

●Universe Taproom
구이제 대표 펍, 유니버스 탭룸

유니버스 탭룸(宇宙酒馆)은 수제 맥주를 판매하는 펍이다. 후다판관 본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기나긴 기다림을 단비 같은 맥주로 치유할 수 있는 곳.

15종의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대부분 에일 종류라 향긋한 냄새가 매장에 감돈다. 술을 즐기지 않는다면 수제 사과주스도 추천한다. 분위기는 우리나라 성수동이랑 상당히 유사하다.

여기서 팁. 저녁 8~9시가 되면 후다판관에서 식사를 마친 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럼 유니버스 탭룸은 금세 사람으로 꽉 찬다. 이곳이 가장 여유로운 시간대는 저녁 6~7시.

●Kwafood Fried Chuan
중국에서 반드시 먹어봐야 할 꼬치, 콰푸

콰푸(夸父炸串)는 중국에 왔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할 꼬치 브랜드다. 2018년에 시작된 꼬치구이 체인점인데, 현재 중국 전역으로 퍼져있다. 베이징 구이제의 후다판관 본점 바로 옆쪽으로 콰푸가 위치한다.

그릴에 구운 꼬치가 아니라, 기름에 튀겨낸 꼬치다. 매장에 들어서면 한켠에 꼬치가 가득 놓여있다. 돼지고기, 소고기를 시작으로 닭껍질, 피망, 떡, 감자, 소시지, 오징어 등 없는 재료가 없다. 마라탕 재료를 고르듯 바구니에 한가득 꼬치를 담으면 가져가서 튀겨준다. 튀겨낸 꼬치를 컵에 담고 마라맛 가루를 가득 뿌려주는데 이게 또 별미다.

추천으로는 포두부로 감싼 팽이버섯, 옥수수, 닭고기, 유부꼬치를 추천한다. 현지에서 콰푸는 주로 식사 느낌보단 간식의 느낌으로 자주 찾는다. 시원한 콜라와 찰떡궁합이다.

●鬼街仔仔小龙虾
마라룽샤 양대산맥, 짜이짜이

짜이짜이는 후다판관과 구이제 양대산맥을 이루는 마라룽샤 체인점이다. 후다판관에 비해 웨이팅이 현저히 적다.

추천메뉴는 단연 마라룽샤. 짜이짜이의 마라룽샤는 죄책감이 들 정도로 자극적인 맛이 특징이다. 짜고 매운 맛의 정석. 마라룽샤는 보통 크기별로 가격이 다르다. 룽샤는 크기가 클수록 맛있는데 보통은 1마리당 15위안(한화 2,700원)짜리를 많이 주문한다고 한다. 2인이면 15마리에서 20마리 사이를 추천한다. 생각보다 가격이 좀 나가는 음식이다.

마라룽샤를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일회용 장갑을 낀다. 그리고 마라 소스에 절여지듯 볶아진 룽샤의 머리와 몸통을 분리한다. 보통 현지인들은 몸통 껍질을 까기 전 머리를 쪽쪽 빨아 내장의 감칠맛을 느낀다. 몸통 껍질은 생각보다 분리하기 쉽다. 왜냐면 룽샤의 속살은 너무나도 작고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손톱만한 속살을 마라소스에 담구어 입으로 가져가면 된다. 이 작은 룽샤의 감칠맛이란. 실제로 먹어보기 까진 이 맛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염없이 맥주를 들이켜게 되는 감칠맛.

마라룽샤를 거의 다 먹었다면 면 사리를 추가해야 한다. 삶아진 면을 마라룽샤 소스에 넣고 잘 비벼 먹으면 정말 별미다. 이때는 반드시 중국식 식초와 알싸한 마늘로 무쳐낸 오이무침을 함께 곁들여야 한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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