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달이 해를 가려 알려주는 신비: 개기일식과 우리 생활

조경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2024. 4.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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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진행됐다.

필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미항공우주국(NASA)과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진들을 모아 미국 남부 텍사스주 람파사스 시로 원정 관측을 떠났다.

다행히 2017년에 비해 비교적 긴 4분 20초의 개기일식 시간 덕분에 달에 완전히 가려진 해의 대기인 코로나를 우리가 직접 만든 편광카메라로 관측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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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 9일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진행됐다. 필자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미항공우주국(NASA)과 한국천문연구원(KASI) 연구진들을 모아 미국 남부 텍사스주 람파사스 시로 원정 관측을 떠났다.

아주 맑았던 2017년에 비해 이번에는 낮은 구름과 높은 구름이 교차해 흘러가는 매우 흐린 날씨였다. 다른 장소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광학 망원경 2대에 전파안테나 1기 등 이미 많은 장비를 가지고 왔기에 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었다. 다행히 2017년에 비해 비교적 긴 4분 20초의 개기일식 시간 덕분에 달에 완전히 가려진 해의 대기인 코로나를 우리가 직접 만든 편광카메라로 관측할 수 있었다.

개기일식이 일어나기 전, 미국 시민들이 NASA-KASI 공동관측팀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걸어주었다. 그중 한 시민은 2022년 2월 태양활동으로 인해 SpaceX사의 39개의 스타링크 위성 장애가 발생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이번 개기일식 관측 목적에 대해 물었다.

이번 관측의 핵심 목표는 오는 9월 발사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용 코로나그래프(CODEX)의 마지막 지상 관측이다. 코로나그래프란 인공적으로 태양 원반을 가려 개기일식처럼 관측할 수 있는 특수한 망원경 장치인데 NASA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천문연과 NASA 연구진은 2019년 미국 뉴멕시코 사막에서 40㎞ 상공에 축구장만 한 크기의 풍선과 같은 기구로 코로나그래프의 기술을 검증한 바 있다. 코로나그래프는 태양의 근원적인 난제인 태양풍 가속과 코로나 온도 가열 메커니즘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태양풍은 태양 표면 근처에는 초속 수십 ㎞인 반면 코로나를 지나면서 초속 수백 ㎞까지 가속되는데 이 현상은 아직까지 난제로 남아있다. 또한, 태양 표면 온도는 6000도에 불과한데, 코로나의 온도는 약 100만도에서 500만도다.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태양 표면이 대기인 코로나보다 뜨거워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 코로나가 태양 표면보다 뜨거운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태양 활동은 과거부터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859년 9월 영국에서 전신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이를 조사하던 도중 영국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리차드 캐링턴이 태양 폭발로 알려져 있는 플레어를 발견했다. 1942년 영국 물리학자인 제임스 스텐리 헤이의 태양 전파 발견도 독일 전투기 공습 탐지용 레이더 자료를 분석하던 중 이루어진 일이다.

오늘날에도 태양활동이 강해지면 지구 자기장과 전리층에 교란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인공위성 운용 장애, 무선통신 장애, 그리고 극항로 항공 승무원의 방사선 피폭 등이 발생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상에서의 날씨 예보처럼 우리나라도 우주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달과 화성의 개척과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태양의 영향은 인류에게 점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왜냐면 지구는 지구 자기장으로 태양풍을 보호하지만 달과 화성, 그리고 이를 향해 가야 하는 우주에는 자기장이 매우 약해 태양활동에 의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주의 날씨를 좌우하는 태양은 더 잘 이해돼야 하고 그 활동도 잘 예측돼야 한다. 조경석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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