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1000억 날렸다… 티맵의 옥에 티 '우티'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가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던 우티의 지분가치가 '0원'이 돼 버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맵이 보유한 우티 지분의 장부가액은 2021년말 기준 863억여원에서 2022년말 287억여원으로 대폭 줄어든 후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0원'으로 떨어졌다.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부은 결과가 장부가치 '0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앞서 2021년 우버(UBER)와 합작투자 형태로 우티를 설립하던 당시 티맵은 863억원 가량의 현물출자를 통해 우티 지분 49%를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 51%는 우버가 쥐고 있다. 카카오택시의 독주를 막겠다고 티맵이 야심차게 추진한 투자였다.
티맵은 우버와의 약정에 따라 이듬해(2022년)도 추가로 221억여원의 현금 출자를 단행했다. 도합 1084억여원의 투자가 이뤄졌던 것이다.
그러나 불과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은 '0원'이 돼 버렸다. 우티에서 기대한 만큼의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되레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며 티맵도 우티 지분의 자산가치가 전액손상된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버는 2020년부터 택시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매출원가'에서 '매출차감'(Contra Revenue)으로 변경했다. 기존엔 매출에서 매출원가(기사 인센티브)를 차감해 매출총이익을 냈다면, 매출차감은 매출에서 바로 기사 인센티브를 빼 매출을 산출한다.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사에게 현금성 인센티브를 과잉 집행하다보니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우티의 순손실도 막대했다. 2021년 409억5556만원이던 우티의 당기순손실은 이듬해 1185억7328만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순손실은 554억9078만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막대한 수준이다.
이는 티맵의 실적에도 당장 직격탄을 날리는 요인이 됐다. 우티의 순손실은 티맵의 지분법손실(우티의 연간 순손실에 티맵의 지분율 49%를 곱한 금액)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티맵은 매출 2870억6883만원을 기록했다. 우티 출범 첫 해인 2021년 매출(745억여원)의 4배 가까운 금액이다. 그러나 순손실은 같은 기간 약 53억원에서 423억여원으로 8배 이상 규모로 늘었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될 경우 이를 회계에서 손실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장부금액에서 회수가능액을 뺀 수치다. 회사는 재무제표에서 차손이 난 만큼 자산의 규모를 줄이고 손익계산서상에는 영업외비용에 차손가액을 넣어야 한다.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됐지만 우티의 지분율은 변화가 없다. 티맵 관계자는 "손상차손 인식은 회계적 처리를 위한 것이며 우티와의 협력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실제 티맵은 올해 1월 4일 우티에 248억3689만원의 현금을 추가 출자했다.
티맵은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가치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내년 목표인 IPO(기업공개) 시점 전후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티맵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통해 올해는 수익 기반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는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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