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9.6억명, 인도 44일간 총선… 모디 총리 3연임 유력
해발 4650m 히말라야 산맥서 투표도
경제성장 효과로 집권당 압승 관측
빈부격차-청년실업 심화는 ‘그늘’
이번 선거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74)의 세 번째 연임이 걸려 있다.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이 이끄는 연립정부의 압승이 유력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하고 있다. 인디아TV와 여론조사업체 CNX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로크 사바 543석 가운데 4분의 3에 육박하는 399석을 BJP 연립정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디 총리가 승리하면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 이후 처음으로 3연임하는 총리가 된다.
● 선거에 약 20조 원 쓰는 나라
모두 전자투표로 진행되는데도, 선거 관리에 약 1500만 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소도 105만 곳이 넘는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소는 모든 유권자로부터 2km 이내에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산맥 중턱에 있는 해발 4650m 타시강 마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소가 차려지는 이유다. 중국 접경지역인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은 도보로만 접근이 가능해 선관위 직원이 짐을 날라 투표소를 만든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인도는 문맹률이 약 25%에 이르러, 투표용지엔 글자 대신 정당을 상징하는 그림을 넣는다”고 설명했다. 선거 비용도 상상을 초월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거”(NYT)로 불린다. 인도 정치자금을 분석한 뉴델리 미디어연구센터는 이번 총선에 각 정당 및 후보자들이 144억 달러(약 19조9440억 원)를 쓸 것으로 추산했다.
● 국민적 인기 높은 모디 총리
모디 총리의 인기 비결에는 눈에 띄게 성장한 경제가 있다.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각종 항만,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적극 나서 공공 및 민간 부문 활황을 이끌었다. 지난해엔 경제성장률이 약 8%(추정)에 이르며, 한때 식민지배를 받은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이란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30년경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든 가정에 깨끗한 화장실과 수돗물을 공급하는 ‘클린 인도’ 정책도 민심을 사로잡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이 정책에만 909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1억 개가 넘는 새 화장실을 만들었다.
다만 인도 안팎에선 모디 총리의 실정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와 청년 실업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는 “인도는 억만장자가 최근 1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했지만, 중위소득은 1265달러(약 170만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청년 실업도 심각하다. 독립 싱크탱크 인도경제감시센터(CMIE)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 20∼24세 청년층 실업률은 44.9%에 이른다.
모디 총리가 ‘힌두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소수 계층인 무슬림을 차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모디 총리는 힌두 유권자 결집을 위해 무슬림계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는 ‘시민권 개정안(CAA)’을 시행했다. 인도 인구의 14%(약 2억 명)가량이 무슬림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란, 이스라엘 때렸다… 글로벌 경제 초긴장
- [정용관 칼럼]국정 3대 족쇄부터 尹 스스로 풀라
- [단독]대통령실, 법률수석 신설 검토… ‘민정수석 사실상 부활’ 관측
- 원희룡 거론되던 비서실장, “쓴소리할 인물 필요” 정진석 등도 검토
- 민주 “채상병 특검법 내달 2일 본회의 처리”… 與는 의견 분분
- 5일째 수습책 못찾는 與 “조기 전대를” vs “당분간 권한대행 체제로”
-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가 어렵다
- 與김용태 “김건희 특검 불리해도, 답 미리정해선 안돼”
- “상처받는 아이들 없게… 이제 어른인 나도 책임”
- [단독]파주 투신 남성 2명, 메신저로 살인 공모… “돈 갈취하려 여성들 유인해 살해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