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오심 심판진, 초유의 조작 작당 모의 충격...KBO “엄중 조사하겠다” [MK이슈]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4.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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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갈...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자동 투구 판독 시스템)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한 공을 심판이 볼이라고 외치는 오심이 벌어졌다. 거기에 더해 방송 중계 화면을 통해 사후 판정 내용을 조작하는 작당 모의 상황이 고스란히 안방에 중계되는 초유의 사건이 터졌다.

주심이 주도한 부적절한 승부 개입은 물론, 판정 조작을 모의한 내용까지 알려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ABS의 판독상 스트라이크라고 나온 것이 심판에게 볼이라는 음성으로 나갈 확률은 없다”면서 “심판진에게 경기 경위서를 받아 엄중히 조사할 예정이다. 문제가 있다면 징계할 수 있다”며 사후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ABS 시스템을 통한 가장 큰 논란이 벌어진 만큼 주심들은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초유의 판정 조작 작당 모의 정황이 드러났다. 이재학의 14일 경기 2구째 공이 ABS 상으로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지만 심판에 의해 볼로 판정이 내려졌다.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사건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경기서 벌어졌다. NC가 1-0 앞선 3회 말 2사 1루 삼성 이재현의 타석에서 사건이 생겼다.

볼카운트 원스트라이크에서 NC 선발 이재학이 2구를 던졌고, 1루에 있던 선행 주자 김지찬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원심 아웃. 비디오 판독 결과 최종 세이프로 정정됐다. 그 사이 한 가운데로 들어온 2구째 공에 대해 ABS는 스트라이크로 판독했다.

이를 인이어를 낀 주심에세 전달했는데, 문승훈 주심은 해당 공에 대해 콜을 하지 않았고 그대로 1B-1S가 됐다. 이후 연속 볼 2개가 들어온 이후 5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전광판과 중계화면에는 2S-3B로 표시가 되자 NC 덕아웃에서 강인권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경기장으로 나와 판정에 대해 어필했다.

강 감독은 KBO로부터 지급받은 태블릿을 통해 2구째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 받았기에 5구째 상황은 이미 2B-2S에서 스트라이크가 추가됐기에 타자가 이미 삼진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KBO가 구단에 지급한 ABS 확인 태블릿에 판정 내용이 전달되는 시차가 생기면서 뒤늦게 사실을 확인하게 된 강 감독이 ABS와는 다른 판정을 내린 주심에게 어필한 셈이다.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박진만 삼성 감독 역시 강 감독의 어필이 끝나자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와 ‘판정이 잘못된 것을 확인한 이후 즉시 어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결국 주심, 심판 조장, 3루심이 모여 해당 항의를 받아들일지 논의했다. 이어 이민호 심판팀장이 마이크를 잡고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째)의 판독 음성이 심판에겐 볼로 전달됐는데, ABS 모니터 확인상 스트라이크 확인됐다. NC 측이 이 부분에 대해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을 해야 했다는 점에서 어필시효가 지난 걸로 봐 (3B 2S 풀카운트인 현 상황) 원심(볼) 그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음성 오작동 사실이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판정 시효가 지났기에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하지만 곧바로 나온 중계화면상 음성에선 충격적인 내용이 흘러나왔다. 이민호 심판조장이 주심들과 논의를 하면서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들으세요. 아셨죠. 이거는 우리가 빠져나가려면 이것밖에 없는...그거는 이거밖에 없는 거예요. 음성은 볼이야”라며 최초 이재학의 이재현의 타석 2구째 공을 볼로 전달받았다고 종용하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스트라이크였던 판독 내용을 볼로 잘못 인식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 사후에 ABS 시스템 자체에 오류가 생겼다는 식으로 사실관계를 조작한 것은 물론, 심판 합의 과정에 대해서도 사실상 진실 은폐를 시도한 셈이다.

인간의 문제로 인한 ABS 오심에 이어, 작당모의를 통한 판정 조작까지 시도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해당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추가 징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ABS 시스템에 대한 현장과 일반 팬들의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들이 주도한 조작 문제는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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