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 부리는 사이버 렉카, 칼 빼드는 ★들[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4.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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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망한 이후 ‘사이버 렉카’의 허위루머 피해를 보고 있는 가수 故 박보람. 사진 스포츠경향DB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 폐지로 ‘강성댓글’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 같은 스타들. 하지만 변화된 환경에서는 변화된 위협이 있었다. 이번에는 ‘사이버 렉카’라 불리는 이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유튜브라는 파급력 있는 플랫폼을 배경으로 이슈의 자극적인 면을 앞세워 조회수를 노린다. 영상 플랫폼의 특징상 대중은 이들의 소식을 진짜로 믿을 가능성이 크다.

한때 이들의 습격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았던 스타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공개된 채널을 통해 분노와 함께 척결을 요구하고, 실제로 어떤 스타들은 실질적인 대응에 나섰다. 과연 또다시 일어난 ‘악성 뉴스 유포자’와의 전쟁, 이 결말은 어떻게 지어질까.

최근 사망한 가수 故 박보람의 상황에 ‘사이버 렉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진위를 알 수 없는 내용이 퍼지고, 소속사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4일 박보람의 소속사 제나두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게시물과 근거 없는 허위사실 등이 포함된 명예훼손성 게시물과 댓글이 유포되고 있다”며 대응을 시사했다.

14일 가수 故 박보람과 관련한 허위 루머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분노하는 입장을 낸 가수 김그림. 사진 스포츠경향DB



이는 박보람의 사망 원인에 대한 추측을 한 영상물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보람과 함께 엠넷 ‘슈퍼스타K 2’에 출연한 가수 김그림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분개했다. 그는 허위 콘텐츠를 접한 후 “인공지능(AI) 목소리로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대표화면)을 넣고 가짜뉴스를 만드는 유튜버들 어떻게 조치하는 법 없나요?”라며 “떠난 사람을 이용해 돈벌이하는 정말 상종 못 할 인간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걸그룹 뉴진스 등 여러 여성 연예인들에 대한 악의적인 내용을 이어가던 유튜브 채널 역시도 활동을 재개해 우려를 사고 있다.

유튜브 채널 ‘중학교 7학년’은 지난 13일 ‘뉴진스한테 고소당한 중학교 7학년 복귀영상’이라는 영상을 올렸다. 해당 채널은 지난 12일 구글 측의 조치로 채널이 삭제 처리됐지만 새로운 채널로 등장한 것이다.

최근 뉴진스에게 고소당한 이후 계정을 삭제했다 다시 방송을 재개한 유튜브 채널 ‘중학교 7학년’ 복귀 영상. 사진 유튜브 캡쳐



채널 운영자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이 남았다. 애초 소소한 장난에서 시작된 채널, 허무하긴 해도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운영을 이어갈 의지를 밝혔다. 이 채널에는 14일 현재 한소희와 걸그룹 에스파의 윈터와 관련한 진위를 알 수 없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중학교 7학년’ 채널은 2022년부터 여성 연예인들의 과거 발언이나 외모 비하 등의 근거 없는 영상을 수백 건 올린 채널이다. 주로 K팝의 걸그룹들이 피해를 많이 입어 에스파, 르세라핌, 아이브, 뉴진스 등 각광을 받는 팀은 모두 선상에 올랐다.

지난 11일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는 ‘중학교 7학년’이 허위 루머 영상으로 팀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유튜브 계정 신원 공개를 요청했다.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의 허위 루머로 피해를 입은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사진 스포츠경향DB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은 비슷한 형식의 채널인 ‘탈덕수용소’로부터 시달림을 받았다. 이 채널 역시 예전부터 여러 K팝 아이돌들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뜨렸는데, 최근에는 장원영이 구체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에 장원영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구글 측에 네 번이나 신상정보를 요청했고, 구글이 결국 이를 받아들이면서 ‘탈덕수용소’ 채널에 대한 고소가 이뤄졌다. 이에 ‘탈덕수용소’는 사과문을 통해 “연예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영상을 만들 것”이라면서 영상제작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지만 결국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졌다.

이러한 ‘사이버 렉카’ 채널들의 횡포는 앞서 밝힌 단순한 허위 루머 양산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를 전파한다는데서도 그 악영향이 크다. 이는 젊은 여자 연예인이 아닌 노배우들에게도 집중되고 있다.

유튜브에 떠도는 출처불명의 사망설로 피해를 입은 배우 박근형.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김영옥은 지난 2월 방송된 채널A 프로그램 ‘4인용식탁’에서 “유튜브에 김영옥이 죽었다고 나왔다더라. 가짜뉴스를 보고 그렇게 울었다고 한다”며 출연한 김혜은의 사례를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배우 박근형 역시 과거 “유튜브는 전혀 보지 않는다. 내가 실제 가짜뉴스 때문에 피해를 봤다”며 온라인에 자신의 사망설이 돌았던 상황을 전했고, 요리연구가 백종원 또한 희귀병과 함께 사망설이 유포되면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故 박보람이나 뉴진스, 아이브의 사례처럼 ‘사이버 렉카’의 척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이 이어지기 시작하면서 과연 이들의 새로운 위협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NS를 통한 가짜뉴스는 진짜 매체로 인한 것 못지않게 치명적이다. 연예계, 스타들의 경각심이 몰라보게 높아지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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