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지려는' 이란, '고민하는' 이스라엘…중동 운명은?

윤세미 기자 2024. 4. 1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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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격 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고 이스라엘이 강경 대응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면서도 당장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게 보는 분위기다.

이란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확전을 피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데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곧장 반격에 나서긴 어려울 수 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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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 주재 영사관 피격 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고 이스라엘이 강경 대응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졌다면서도 당장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작게 보는 분위기다. 이란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확전을 피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데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곧장 반격에 나서긴 어려울 수 있단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주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이날 앞서 이란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벌였고, 이스라엘은 이들 대부분을 요격한 뒤 "실패한 공격"으로 규정했다./AFPBBNews=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그간 이란이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각지에 있는 대리 세력을 앞세워 그림자 전쟁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직접 무력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두 나라의 전면전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그림자 전쟁'이란 기존 규칙을 무시한 채 이스라엘 본토를 역대 처음으로 공격함에 따라 양국 간 직접 군사 대결의 시대가 열렸단 설명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 연구원은 "이란의 공격은 두 나라의 한계선을 깨뜨린 것"이라며 "분명 이것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며, 이란은 이스라엘 직접 공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직접 보복을 감수할 의향이 있음을 신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이 보복을 감행하면서도 확전을 피하겠단 의도를 확실히 발신한 만큼 당장 전면전으로 향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BC뉴스는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 시설을 정밀 겨냥했다고 전했다. 확전의 구실이 될 민간인이나 미군 시설은 철저히 피했단 얘기다. 또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추가 공격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이클 싱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중동 담당 선임국장은 블룸버그는 통해 "이렇게 명시적으로 긴장 완화를 원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 디펜스프라이어리티의 마이클 디미노 공공정책 연구원은 "이란이 공격에 앞서 전보와 비공식 외교 채널을 이용하며 공격이 강력한 보복의 모습을 띠되 확전 위험을 피하는 '골디락스' 보복이 되도록 세밀히 조율했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골디락스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뜻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지아드 다우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란은 상징성을 극대화하되 피해를 최소화하는 보복을 계획했다"면서 "이란의 공격 자체보다는 이스라엘의 반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지점이 될 수 있다. 관건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반격을 억제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우방인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에 즉각 반격을 가하긴 어려울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반격에 반대하며, 대이란 작전을 미국이 지원하거나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이 중동 전쟁에 미국을 끌어들일 위험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디언은 미국이 앞으로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받았지만 거의 피해를 입지 않고 얻은 이득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당신이 승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당장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 신호들도 포착됐다. 이스라엘이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한 만큼 그 전에 반격이 나올 가능성은 작단 평가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고위 관료가 "이스라엘의 대응은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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