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에서 싱어송라이터로…송소희, 날아오르다

서정민 기자 2024. 4. 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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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국악 신동'으로 불렸다.

이후 단국대 국악과에 진학해 경기민요 소리꾼으로 맹활약했다.

국악인 송소희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그칠 줄 몰랐다.

국악을 접한 적 없는 편곡자가 선입견 없이 접근한 덕에 글로벌에서 충분히 통할 법한 에스닉 음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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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곡 담은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 발표
송소희가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 발매 기념으로 11일 연 청음회에서 타이틀곡 ‘공중무용’을 부르고 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어릴 때부터 ‘국악 신동’으로 불렸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4년 ‘전국노래자랑’(한국방송)에 처음 참가해 ‘오돌또기’를 불렀다. 5학년이던 2008년에는 ‘전국노래자랑’ 연말 결선에서 ‘창부타령’을 불러 대상까지 받았다. 이후 단국대 국악과에 진학해 경기민요 소리꾼으로 맹활약했다. 국악인 송소희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그칠 줄 몰랐다.

‘왜 음악을 해도 해소되지 않는 감정이 느껴지는 걸까?’ 스스로 되물었다. 민요라는 ‘클래식’은 정답을 향해 가는 장르. 정해진 틀 안에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기란 불가능했다. 서양음악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미디(컴퓨터 음악 프로그램)로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써보니 갈증이 조금씩 해소됐다. 그러다 보니 경기민요도 새롭게 바라보게 됐다. ‘내가 원래 멋진 음악(경기민요)을 했구나’ 하는 자부심이 생겼다.

싱어송라이터로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을 발표한 송소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그럼 본캐(본 캐릭터)와 부캐(부 캐릭터)로 나눠보자. 본캐는 경기민요 하는 사람, 부캐는 싱어송라이터. 어떤 음악이 나올진 모르지만, 재밌게 만들어보자.’ 싱어송라이터 송소희의 시작이었다. 2022년 ‘구름곶 여행’, 2023년 ‘인포데믹스’, ‘세상은 요지경’ 등 자작곡 싱글을 잇따라 선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4일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을 발표했다.

“미니앨범이 창작 활동의 첫 목표였는데 드디어 이뤘네요.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길목에 선 아티스트로서 소문 많이 내고 싶어 생애 첫 청음회도 열었어요.”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무대륙에서 연 ‘공중무용’ 발매 기념 청음회에서 송소희가 말했다. 앨범에 수록된 4곡에 대해 그는 “곡마다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을 설정했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싱어송라이터 송소희가 발표한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 표지.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첫 곡 ‘주야곡’은 한낮 들판을 걷는 오랜 연인(부부)을 떠올리며 썼다. “서로 무뎌져도 오랜 신뢰로 단단해진 사랑이 애틋하고 감동적으로 느껴져서” 만든 세레나데다. 두번째 곡이자 타이틀곡 ‘공중무용’은 사막에서 불타는 노을을 배경으로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벅차올라 뜨겁게 춤추는 노래다. 세번째 곡 ‘진한 바다를 거슬러’는 사랑의 고비를 해진 뒤 깊고 어두운 심해에 비유한다. 마지막 곡 ‘사슴신’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속 사슴신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새벽 어스름의 숲에서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사슴신에게 갈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다.

노래들은 한국적인 동시에 유럽이나 아프리카 어디쯤의 에스닉(민속음악)한 분위기도 풍긴다. 아일랜드 가수 엔야, 노르웨이 가수 오로라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음악과도 궤를 같이하는 듯하다. 송소희는 국내에서 사운드 디자이너를 찾았으나 선뜻 나선 이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외국으로 눈을 돌려 오드 마틴이라는 사운드 디자이너를 만났다. 국악을 접한 적 없는 편곡자가 선입견 없이 접근한 덕에 글로벌에서 충분히 통할 법한 에스닉 음악이 됐다.

송소희가 첫 미니앨범 ‘공중무용’ 발매 기념으로 11일 연 청음회에서 타이틀곡 ‘공중무용’을 부르고 있다.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저는 이번 앨범에서 국악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듣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더라고요(웃음). 제 목소리의 힘이자 저만의 색깔이라 생각해요. 경기소리는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꾀꼬리처럼 노래하는 장르예요.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창작음악의 적재적소에 레고 조립하듯 넣어보는 재미가 있었죠. 경기소리의 장점들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아요.”

국악과 대중음악 동료 모두 이번 앨범을 듣고는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고 한다. “음악의 다양성을 위한 큰 한걸음이 될 것 같다”는 말이 가장 큰 힘이 됐단다. “앞으로 또 어떤 음악을 할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고 싶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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