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땅 팔려다 신도들 반대…허위 회의록 작성한 목사 벌금형 [사건수첩]

배상철 2024. 4. 1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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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건물 부지를 매각하고자 했으나 교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교인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내용으로 허위 회의록을 작성한 담임 목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저장된 녹음파일 등에 따르면 A목사는 2020년 2월 23일쯤 열린 임시공동회에서 부지 매각에 반대하는 교인들이 찬반투표를 요구하자 이를 무시하고 서둘러 안건 가결을 선포했다"며 "A목사는 교회 부지 매각·매입과 관련해 교인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마치 그런 것처럼 허위로 신고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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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방해 혐의는 무죄

교회 건물 부지를 매각하고자 했으나 교인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교인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내용으로 허위 회의록을 작성한 담임 목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목사는 자신에게 반기를 든 교인들의 예배를 방해할 목적으로 교육관 전기 배선 차단기를 내렸는데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와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 예배방해 혐의로 기소된 A(62)목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강원도 춘천 한 교회 담임목사인 A목사는 2017년 춘천시청 건설과로부터 교회건물 부지를 공용 주차장으로 사용하도록 매각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A목사는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임시공동의회를 열고 부지 매각 안건을 상정했으나 교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됐다.

그러자 A목사는 ‘2020년 2월 23일쯤 열린 임시공동회에서 교인들이 만장일치로 부동산 처분에 동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허위 회의록을 작성했다. A목사는 이 서류를 시청에 제출했고 소유권이전 등기가 완료됐다.

A목사는 2020년 3월 새로운 교회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도 교인들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부지 매각 때와 마찬가지로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사들였다,

A목사는 2020년 10월 18일 오후 9시쯤 교회 교육관에서 교인들이 예배하고 있음에도 전기 배선 차단기를 내려 암전시켰고 예배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A목사는 “교회 부지 매각과 새 부지 매입은 정관에 따라 이뤄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저장된 녹음파일 등에 따르면 A목사는 2020년 2월 23일쯤 열린 임시공동회에서 부지 매각에 반대하는 교인들이 찬반투표를 요구하자 이를 무시하고 서둘러 안건 가결을 선포했다”며 “A목사는 교회 부지 매각·매입과 관련해 교인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마치 그런 것처럼 허위로 신고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대상 토지는 원래 A목사의 소유였다가 교회에 증여된 것이고 A목사가 이번 범행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목사의 예배방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인들은 법정에서 예배 중 전기가 끊긴 날이 여러 날 있었는데 문제가 된 2020년 10월 18일이었는지는 모르겠다고 증언했다. 이날 교인들은 야외에서 예배한 것으로 보인다”며 “A목사가 예배 도중에 배선을 끊어 예배를 방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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