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따위가~” 빵빵, 회장님 내리니 철렁…이재용도 탔다, 용달車의 반전 [세상만車]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4. 4. 1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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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타는 차, 세단→미니밴
미니밴, 인생역전 뺨친 ‘車생역전’
항공기 1등석 뺨치는 2열 편의성
기아 카니발-토요타 알파드 경쟁
성공하면 타는 벤츠 S클래스(왼쪽)와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진출처=벤츠, 기아]
제네시스 G90,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국내에서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집니다. 성공하면 타는 자동차를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가격도 아무나 살 수 없을 정도로 ‘억’ 소리 납니다. ‘회장차’, ‘사장차’라고 부르죠.

이들 차종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브랜드 얼굴 역할을 담당하는 기함(플래그십) 모델이자 편안한 럭셔리 대형 세단입니다.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이 더 편안합니다. 뒷좌석 공간이 더 넓은 리무진으로도 나옵니다. 쇼퍼드리븐카(운전기사가 따로 있는 차)죠.

럭셔리 대형 세단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성공하면 타는 차’로 대접받지만 경쟁차종들이 많아졌습니다.

같은 급도 아닙니다. 대형 세단 입장에서는 차존심(자동차+자존심)이 상할 수 있습니다. ‘짐차’로 천대받던 미니밴이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죠.

다재다능+안락, ‘성공 아이콘’으로 거듭나
삼륜차인 기아 K360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밴(VAN)은 짐을 옮기는 포장이 달린 큰 마차에서 유래했죠. 미니밴은 말 그대로 작은 짐차라는 뜻입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용달차와 같습니다.

세단처럼 바디·프레임이 하나로 된 모노코크 구조를 적용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지상고가 높고, 왜건처럼 길이가 길고, 짐칸은 해치백 형태로 됐습니다.

세단·SUV·왜건·해치백보다 많은 짐을 실거나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습니다. 차량 2~3대 역할을 담당합니다.

다재다능하기에 멀티유틸리티차량(MUV)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진출처=기아]
단점도 있습니다. 디자인이 투박하고 승차감도 세단보다 안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세상 달라졌습니다. 첨단 편의·안전 기술이 단점을 없애면서 미니밴은 인생역전 뺨치는 ‘차(車)생역전’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다재다능한데다 세단 버금가게 안락해진 미니밴은 짐차에서 벗어나 성공하면 타는 차로 진화하고 있어서죠.

미니밴은 원조 회장·사장차 ‘플래그십 리무진 세단’보다 실내 개방감과 공간 활용성도 뛰어납니다. 차체가 리무진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작아 이동성도 우수합니다.

9인승 이상인 미니밴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길, 주말, 휴가철, 명절 연휴 등에 고속도로가 꽉 막혀 다른 차들이 쩔쩔맬 때도 ‘논스톱’으로 시원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름만 ‘미니’이지 실제로는 ‘슈퍼’ 역할을 하는 슈퍼밴이자 슈퍼카가 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미니밴을 업무용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매력, 성공해도 겸손
제네시스 G90(왼쪽)과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진출처=현대차, 기아]
차량 가격이나 크기로 사람을 평가하던 ‘자동차 카스트’ 분위기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이 높은 신분이라는 점을 알려주거나 그렇게 보이기 위해 동물과 다르지만 사실상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과시적 소비’ 개념을 최초로 구체화한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은 그의 저서인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을 차량에 적용해보면 자신의 필요 이상으로 크고 비싼 차를 타는 이유도 과시적 소비를 통해 자신의 계급이나 성취를 남에게 보여주려는 동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승진하면 더 큰 차를 타야하고 더 비싼 옷을 입어야 다른 사람들이 자신(신분, 계급)을 인정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품위 유지비가 많이 들겠죠.

침팬지 폴리틱스, 맨워칭 등 동물행동학을 다룬 서적에서도 행동과 도구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목적을 지닌 행위를 볼 수 있습니다.

이빨을 드러내거나 가슴을 두드리는 침팬지·고릴라의 과시·허세 행동을 인간은 무기, 옷, 차등으로 대체한 셈입니다.

다재다능한 경차인 레이 [사진출처=기아]
반면 진짜 실력자, 남들의 시선과 상관없이 자신을 믿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남들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미니밴이나 경차 등 ‘겸손한 차’를 이용하고 검소하게 생활합니다. 럭셔리 세단을 타더라도 거드름 피우지 않습니다.

과시·허세 행동이나 행위로 자신을 알아달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겸손·절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존중·존경을 받게 됩니다. 돈으로 살 수 없었던 ‘명예’까지 얻게 됩니다.

겉은 여전히 ‘소탈’하지만 보이는 않는 속은 안락해진 미니밴이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지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미니밴, 이젠 성공하면 타는 ‘슈퍼밴’
카니발 하이리무진 [사진출처=기아]
‘성공하면 타는 미니밴’에 적극적인 브랜드는 기아와 토요타입니다.

국내에서 성공하면 타는 미니밴으로 가장 각광받는 차종은 기아 카니발입니다.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의 벽)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죠.

현대차 스타렉스 후속인 스타리아도 있지만 승합차 성향이 좀 더 강해 의전용 시장에서는 카니발에 열세입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임원차, 연예인차, 국회의원차로도 인기 높습니다. 선거철에 맹활약을 펼칩니다.

컨버전(개조) 회사를 통해 의전용으로 개조되기도 합니다. 판매대수 10대 중 4대는 법인명의로 계약됩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 실내 [사진출처=기아]
카니발은 중고차기업 케이카(Kcar)가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을 상대로 진행한 ‘귀향길 금의환향 패밀리카’ 설문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벤츠 못지않게 성공하면 타는 차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겠죠.

기아는 지난해 11월 상품성 개선 모델인 더뉴 카니발을 출시했습니다.

의전·비즈니스용 모델인 카니발 하이리무진도 신형으로 진화하면서 ‘성공하면 타는 차’에 걸맞게 품격과 편의성을 더 강화했습니다.

탑승객이 타고내리기 편리하도록 측면에는 사이드 스텝을 달았습니다. 실내는 ‘전용 공간에서 누리는 프리미엄 휴식’을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하이루프 적용으로 전고는 기본 모델보다 305mm 높습니다. 실내공간이 넉넉하고 여유롭죠.

내부 천장에는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형상화한 ‘스태리 스카이 무드조명’을 적용했습니다. 별을 ‘성공’을 상징하죠.

후석 측면과 후면에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고 아늑한 휴식을 도와주는 ‘주름식 커튼’을 달았습니다.

4인승 모델의 경우 후석에 ‘다이내믹 바디케어’ 기능을 신규로 적용한 시트도 탑재했습니다. 럭셔리 리무진 세단이 오히려 부러워할 정도로 ‘달리는 1등석’이 됐습니다.

토요타, 시에나 이어 알파드 투입
시에나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토요타]
토요타는 글로벌 미니밴 시장에서 강자입니다. 토요타를 대표하는 미니밴은 시에나입니다.

시에나는 수입차 시장에서 성공하면 타는 미니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경쟁차종인 혼다 오딧세이는 시에나와 비교하면 패밀리카 성향이 좀 더 강합니다.

한국토요타는 시에나보다 성공 이미지가 더 강한 알파드도 가져왔습니다. 알파드는 ‘쾌적한 이동의 행복’을 목표로 개발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성공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플래그십 미니밴입니다. 미니밴을 고급세단으로 개조한 게 아니라 고급세단을 미니밴 형태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알파드 [사진출처=토요타]
알파드는 국내에서도 성공하면 타는 차들이 노리는 법인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국내 출시되자마자 판매물량 500대가 모두 완판됐는데요, 개인보다는 법인이 임원·의전용으로 많이 구입했습니다. 10대 중 8대가 법인 몫으로 알려졌습니다.

차명도 성공을 상징합니다. 성공의 아이콘 ‘별’에서 가져왔기 때문이죠. 알파드는 바다뱀자리에서 가장 밝은 항성입니다. 바다뱀의 심장이라고도 불리죠.

외모는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존재감, 실내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환대·배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2열 공간은 오모테나시의 정수입니다. 이큐재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항공기 1등석 부럽지 않습니다. 좀 과장하면 앉는 순간 “아, 성공했구나”라는 기분을 맛보게 해줍니다.

착좌감도 우수합니다. 토요타 최초로 등받이와 암레스트 부분에 저반발 메모리 폼 소재도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줄여줍니다.

알파드 실내 [사진출처=토요타]
스마트폰 형태 터치타입 컨트롤러는 2열 좌·우에 개별 탑재됐습니다. 전동 다리받침, 공기압을 이용한 지압 기능, 리클라이닝 기능, 2열 에어커튼 등도 적용했죠.

암레스트 부분에는 항공기 좌석처럼 폴딩 테이블이 내장됐습니다. 대형 중앙 오버헤드 콘솔의 독서등과 윈도우 스위치, 다용도 오픈형 수납공간 등도 갖췄죠. 이 정도면 1등석 뺨치지 않을까요.

경쟁차종은 카니발입니다. 시에나와 함께 협공합니다. 주적은 VIP·의전용으로 인기높은 9000만원대 카니발 하이리무진입니다. ‘성공한 아빠차’ 타이틀을 놓고도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세상만車-자동차 AtoZ 세상만사(世上萬事). 세상을 살다보면 셀 수 없는 많은 일을 겪습니다. 세상만차(世上萬車).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자동차들은 사람과 동고동락하다보니 세상만사를 함께 경험합니다. ‘세상만車’는 자동차 잡학사전을 추구합니다. 자동차 세상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신차와 중고차를 주로 다룹니다. 숨겨진 자동차 역사도 전해드립니다. 때로는 심도 깊게 때로는 얄팍하게 소개합니다. 지금 당장은 쓸모없어 보이는 상식도 알려드립니다. 사족(蛇足)도 많습니다. 언젠가는 귀하게 쓸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세상만사, 세상일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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