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숲을 돌보는 ‘나무의사’를 아시나요?

조혜정 기자 2024.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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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아파트 단지 안에, 가로수로 식재돼 있는 나무들은 과연 누가 관리할까. 도심 속 숲과 공원이 늘어나는 만큼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선 정확한 판단과 진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진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됐다.

‘나무의사’ 제도는 산림보호법 개정안 발의에 의해 2016년 신설됐다. 산림청 제공

도시숲은 선택이 아닌 필수

2만명 이상 거주하는 행정구역 내에 조성된 숲을 ‘도시숲’이라고 한다. 산림청에서는 ‘도시에서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숲(산림과 수목)’으로 규정하며 도시숲을 생활숲, 가로수 등과 함께 분류하고 있다.

‘도시숲’은 ‘자연공원법’에 따른 공원구역, 즉 국립공원·도립공원 등과 구분되고 있어 그야말로 도시에 조성된 숲과 공원을 가리킨다.

도시숲의 기능은 크게 ▲기후보호형 ▲경관보호형 ▲재해방지형 ▲역사·문화형 ▲휴양·복지형 ▲미세먼지 저감형 ▲생태계 보전형 등으로 나뉜다.

폭염·도시열섬 등 기후여건 개선, 심리적 안정감과 시각적 풍요로움 기대, 소음·매연 등 공해 완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차단 및 흡수, 생태계와의 조화 등 도시숲의 역할과 기능은 다양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2024년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에 국비 47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림청 공모에 선정된 대상지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원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 ▲부천시 오정동 일원 ▲남양주시 진접읍 일원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일원 ▲평택시 포승읍 일원 ▲파주시 월롱면 일원 ▲연천군 전곡읍 일원 등 8개 시·군 8개소다.

이곳에는 생활권 미세먼지 확산 차단을 위해 9.4ha 규모의 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수목진료는 ‘나무의사’에게만 맡기세요

한편 ‘나무의사’ 제도는 산림보호법 개정안 발의에 의해 2016년 신설됐다. 직장과 생활권의 도시숲이 늘어남에 따라 올바른 나무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생겨난 제도로 2018년 6월 신규 도입됐다.

2018년 나무의사제도 도입에 따른 갈등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과조치로 5년간 시행하던 유예기간이 지난해 6월 28일 종료되면서 나무의사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나무의사제도가 도입되기 전 아파트 단지나 학교, 공원 등 생활권 수목 관리는 실내소독업체 등 비전문가들이 주로 시행했고 그로 인해 농약의 부적절한 사용 등 국민안전과 수목 환경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빈번했다.

이에 따라 수목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모든 수목진료 활동은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 두 종류의 국가전문자격자를 보유한 1종 나무병원에서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수목진료 분야의 전문성과 교육 인프라 확보 등을 심사해 양성기관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식물병원 ▲(사)한국수목보호협회 ▲신구대 식물원 ▲경상대 수목진단센터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전남대 산학협력단 ▲충남대 수목진단센터 ▲강원대 수목진단센터 ▲충북 산림환경연구소 ▲전북대 산학협력단 ▲공주대 산학협력단 ▲국민대 산학협력단 ▲국립안동대 산학협력단 ▲동아대 융합디자인연구소 ▲순천대 산학협력단 등이다.

나무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목진료와 관련된 학력,자격증 또는경력 등의응시자격을 갖추고,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1차(선택형 필기)와 2차(서술형 필기 및 실기)로 이뤄져 있으며 1차 시험에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에서 각 100점 만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해야 합격으로 인정된다.

2차 시험은 서술형 필기와 실기로 이뤄지며 각 100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한다.

나무의사 제도 도입 이후 2022년 7월 기준 나무의사 742명이 배출됐으며 나무병원은 전국에 2024년 기준 808개소가 운영 중이다.

계속되는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돌발 병해충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농경지 및 산림지역 외에 생활권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 공원, 가로수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나무의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과업 중 도심 수목 관리는 나무병원과 나무의사가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나무의사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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