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친구의 집을 차지하기로 했다···‘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오늘도 툰툰한 하루]

기자 2024. 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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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
네이버웹툰 제공

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29살 방지애는 회사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 때문입니다. 지애가 사는 아파트는 회사가 있는 강남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지하철 역이 코앞인데다 공원, 마트가 가까워 살기 좋기로 소문난 곳이죠. 현재 집값은 10억원인데, 최근 1년 사이에만 40% 올랐습니다. 젊은 나이에 비싼 아파트에 사는 지애를 모두 우러러봅니다. “금수저네, 금수저.” “젊은 나이에 대단하다.”

하지만 지애에겐 비밀이 있습니다. 그 아파트는 사실 친구 부예지의 집이거든요. 어린 시절 친구인 예지는 몇 년 전 우연히 만난 지애에게 선뜻 방 하나를 내주었습니다. 고시원을 전전하는 지애가 월세를 아낄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지애는 예지에게 고마워하면서도 미칠듯한 부러움을 느낍니다. 자신이 회사에서 힘들게 일하는 동안 예지는 오르는 집값 덕분에 앉아서 돈을 버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지애의 운명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녹초가 되어 퇴근한 집에서 사고로 죽어있는 예지를 발견한 것입니다. 주저앉은 지애는 읖조립니다. “예지야. 난 너 없이는 못 살아. 아니 정확히는 너와 이 집…. 이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아!”

네이버웹툰 제공

이번주 ‘오늘도 툰툰한 하루’에서 소개할 웹툰 <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은 지애가 죽은 예지의 집을 차지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집, 특히 서울의 아파트가 없는 인간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인 선택을 지애는 기꺼이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세후 월급 210만원으로 지애가 아파트를 살 방법은 없을 테니까요.

‘부동산 심리 블랙코미디 스릴러’를 표방하는 만큼 아파트에 얽힌 한국 사회의 욕망이나 모순을 재료로 때로는 섬뜩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요리해 나갑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지애는 인간성을 상실하는데 그 모습이 끔찍하면서도 마음이 아픕니다. 어쩌면 허무맹랑하게 보일 지애의 행동에 눈길이 가는 것은 그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무섭게 치솟는 집값을 바라보며 절망한 무주택자가 어디 한둘인가요. 유튜브를 켜면 무주택자의 불안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아파트 가격에 따라 급을 나누고 대우를 달리 하는 경우도 흔히 목격하고요.

그러고 보면 한국에는 유독 부동산, 특히 아파트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습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드림 팰리스>는 장르는 달라도 모두 아파트로 표상되는 한국 사회의 욕망이나 신분 상승을 향한 집착을 다루고 있습니다. 집값 때문에 정권이 바뀌고 선거 판도가 바뀌는 세상이니 당연한 결과겠죠.

2020~2022년 웹툰 <여성전용헬스장 진달래짐>을 연재한 유기 작가의 신작입니다. 지난 1월부터 매주 일요일 네이버웹툰에 업로드돼 현재까지 13화가 공개됐습니다. 연재 초기인 만큼 금방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지애는 월급 만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네이버웹툰
<부동산이 없는 자에게 치명적인>에는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네이버웹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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