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좋소가 어쩌다…" 토종 OTT 왓챠 솟아날 구멍 있나 [IT+]

이혁기 기자 2024. 4. 13. 18: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 IT언더라인
위기에 빠진 OTT 왓챠
2023년에도 적자 기록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
서비스 이용자 수 급감
투자처 확보도 쉽지 않아
왓챠가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울 거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사진=왓챠 제공]

OTT 서비스 '왓챠'가 위기에 몰렸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왓챠는 매출 438억원, 영업손실 2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0%(2022년 743억원) 감소했지만, 555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60.1% 줄였다.

그렇다고 재무적 상황이 좋아진 건 아니다. 영업손실이 줄어든 건 지난해 왓챠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자회사 '블렌딩(음원 제작‧유통업체)'의 경영권을 매각하는 등 비용 절감에 집중한 결과다.

왓챠는 현재 자본 잠식 상태다. 왓챠의 외부감사인은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총부채가 총자산을 795억원 초과했다"면서 "이런 상황은 기업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왓챠의 인기마저 빠르게 식고 있다는 점이다.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왓챠의 월간활성화사용자수(MAU)는 전년 동기(69만명) 대비 14.4% 빠진 59만명을 기록했다. 과거 어깨를 나란히 했던 경쟁업체 티빙이 691만명,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가 779만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적이 초라하다.

OTT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왓챠의 문제점이다. 2021년 웹드라마 '좋좋소'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오래다. 왓챠는 지난 2월 7일 드라마 '미나씨, 또 프사 바뀌었네요?'를 선보였는데, 이는 무려 1년 2개월 만에 론칭한 오리지널 콘텐츠였다. 티빙이 지난해에만 '방과 후 전쟁활동' '이재, 곧 죽습니다' 등 5편의 드라마를 론칭한 것과 대조적이다.

왓챠가 그동안 다른 OT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두꺼운 마니아층 덕분이었다.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평가하는 기능인 '왓챠피디아'도 왓챠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왓챠는 '왓챠피디아'를 통해 7억개의 사용자 평가 기록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최적화한 콘텐츠 추천 기능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뿐만 아니라 볼 만한 작품 자체가 부족한 지금은 마니아층도 왓챠피디아도 별 도움을 줄 수 없다. 왓챠에 당장 필요한 건 원활한 콘텐츠 수급밖에 없다는 얘기다.

[사진=왓챠 제공]

그러려면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왓챠가 새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OT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티빙‧웨이브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왓챠에 그 정도 수준의 자금을 댈 만한 투자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왓챠는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와 추진하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왓챠는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추천 기능 등 우리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과연 왓챠는 총체적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