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윤의 작심한달] “풋살 한 판 어때요?”…생애 최초 풋살 도전기

이채윤 2024. 4. 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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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찾은 풋살의 매력
활력·재미 얻어
정적인 활동 선호 시 비추천
▲ 작심한달 컷

해가 바뀔 때마다 올해는 무언가 큰일을 이루겠다고 마음먹지만, 연말이 되면 어떤 다짐을 했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지곤 합니다.

‘작심삼일’의 사전적 의미는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삼일’에 그치는 ‘작심’을 자꾸만 계속해 작심 일주일, 작심 한 달, 작심 일 년으로 이어갈 수 있다면 ‘굳지 못한 결심’은 느슨한 채로 이어져 목적지에 이를 수 있을 겁니다.

작심삼일을 밥 먹듯이 일삼는 이채윤 기자가 여러 취미를 찾아 한 달 동안 체험해 봅니다.

작심삼일을 반복해 작심한달을 한다면 ‘내 일’이 ‘내일’이 될 거란 기대로 말입니다. 일터가 아닌 곳에서 삶의 재미를 찾는 독자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생생한 경험담을 전합니다.

3. “풋살 한 판 어때요?”…생애 최초 풋살 도전기

▲ 춘천여성민우회 내 여성풋살팀 ‘달빛축구단’ 모습.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살면서 구기종목을 좋아한 적이 없었다. 제도권 체육 교육이 제공하는 기초강습에서 늘 뒤처졌다. 민첩성 부족에 의욕만 앞서서 체육활동을 할 때면 즐거움보다는 비참함을 맛봤다.

그중 축구는 내 삶에서 아예 없는 운동이었다. 월드컵을 볼 때마다 졸았고, 공을 쫓아 그물에 넣는 게 그다지 즐겁지 않아 보였다.

언젠가 친구가 풋살을 권한 적이 있었지만, 허공에 헛발질하는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주긴 싫어서 권유를 거절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풋살을 시작하게 된 건 회사 선배의 권유 때문이었다. 작심한달의 독자인 한 선배가 어느날 내게 풋살을 권했다. 선배는 “무리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오면 된다”며 풋살 무료 체험을 권유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 해본다는 부담감이 덜어져 난생처음으로 풋살을 시도하게 됐다.

풋살은 축구와는 조금 다른 ‘미니게임’ 형식으로 축구와는 달리 5인제로 진행된다. 경기장 규격도 풋살이 좀 더 작다.

축구보다 풋살이 체력적 부담이 적다는 게 풋살을 시작하기 위한 좋은 동기였다.

▲ 제14회 원주치악배 전국풋살대회에 참가한 선수팀이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춘천에 여성 풋살 모임이 여러 곳 운영되고 있다. 춘천 여성 풋살 클럽 ‘파나스 레이디스’와 강원FC 여자 풋살팀 ‘오렌지 레이디’가 활동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강원 도내에서도 여러 풋살 모임이 각자의 필드를 누비고 있다. 양구 ‘레이아FC’, 정선 여성축구클럽 ‘정선우먼파워FC’ 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으로도 소규모 풋살 모임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춘천여성민우회의 ‘달빛축구단’에 참여하게 됐다. 첫 시간에 코치님의 지도하에 패스 연습을 했다.

패스 연습을 연달아 한 뒤 경기를 시작했다. 한 번도 뛰어본 적 없으면서 죽자 살자 뛰었다. 패스도 못 하면서 아무 데나 공을 차서 허공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처음으로 구기 종목이 재밌었다. ‘다치지 않고 공을 차는 것이 중요하다’는 모임의 기조도 좋았다.

그래서 며칠 동안 고민을 거듭해 일주일에 한 번, 민우회의 여성 풋살 모임 ‘달빛축구단’에 가입했다.

▲ 춘천여성민우회 내 여성풋살팀 ‘달빛축구단’에 참여해 패스 연습을 기다리고 있다. 이채윤

두 번째 시간엔 운동하러 가기가 귀찮아 뭉그적거렸다. 풋살 대신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무기력함에 이를 악물고 풋살장에 갔다.

막상 가서 패스 연습을 하니 더 좋은 자세로 공을 차고 싶어서 욕심이 났다. 패스 연습 후 실전 게임에 돌입했다.

전반전에 무작정 체력을 소진해 후반이 갈수록 지쳤다. 그럼에도 내가 속했던 팀이 이겼고, 승패와 상관없이 모두가 끝에 목소리를 높여 ‘파이팅’을 외치고 서로를 격려했다.

풋살을 끝내고 집에 갈 때 남은 한 주도 즐겁게 지낼 수 있을 듯한 활력이 돌았다.

세 번째 시간에 리프팅 연습을 했다. 공을 튀기는 건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공은 퉁퉁 튀겨지다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어 올랐다.

이후 진행된 패스 연습에서도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자세가 삐걱거릴 때면서 공 역시 약 올리듯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다.

모임의 끝으로 진행됐던 미니게임에서 또다시 ‘이기고 싶다’는 몹쓸 승라욕이 마른 장작처럼 활활 타올랐다.

팀원들의 뛰어난 패스로 우리 팀이 이겼다. 우리 팀원이 유연한 패스를 줄 때마다, 다른 팀원이 빼어난 몸놀림으로 헤딩하고 공격 기회를 골로 승화시키는 걸 볼 때마다 입이 떡 벌어졌다.

다음엔 더 성장해 공격과 수비 모두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 춘천여성민우회 내 여성풋살팀 ‘달빛축구단’에 참여해 환호하고 있다. [달빛축구단 제공]

◇ 축구 좋아하고 활동적이면 추천·격한 운동 비선호 시 비추천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풋살은 축구와 비슷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규칙을 안다면 더욱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활동적인 성격이라면 풋살에 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 같이 어울리는 팀 스포츠가 성향상 잘 맞을 수 있다. 또 공을 차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다.

다만 격한 운동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풋살은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풋살은 팀워크를 다지면서 득점을 내는 스포츠이다 보니, 평소에 승리욕이 없으면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 다른 운동에 비해 큰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운동을 찾는 사람에겐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부상 위험도 있으니 풋살 참여 전 신체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첨언하자면 취미를 찾는 여성에게도 감히 풋살을 권하고 싶다. 살면서 공 차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지 않았는가.

공을 찰 기회가 적었을 뿐, 풋살을 시작한 뒤 자신의 기술을 알아갈 수도 있고 더 넓은 반경의 취미를 찾을 수도 있다.

편한 운동화를 신고 풋살장에서 한번 공을 차보는 건 어떨까. 언젠가 당신은 사회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풋살 고수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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