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순’ 김금순 “노출신 쉽지 않았지만, 연기는 내 삶”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4. 4. 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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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 주연, 로마영화제 주연상
“‘정순’ 희망, 위로의 메시지 담아”
김금순이 ‘정순’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배우 김금순(51)이 첫 장편 주연작 ‘정순’으로 존재감을 꽃 피웠다.

영화 ‘정순’(감독 정지혜)은 무너진 일상에서도 결코 나다움을 잃지 않고, 곧은 걸음으로 나아가려 하는 정순의 빛나는 내일을 응원하는 드라마다. ‘사적 영상 비동의 유포’라는 디지털 성범죄에 휘말리게 된 중년 여성의 이야기로, 정순이 스스로 치유해 가는 과정에 집중했다.

전 세계 19개 영화제 초청, 8관왕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제17회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김금순은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제24회 부산독립영화제 최우수연기상 공동 수상 등 수상 릴레이를 이어왔다.

김금순은 “‘정순’을 개봉할 수 있어 꿈같고 감사하다. ‘정순’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힘이 많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개봉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로마영화제 수상에 대해서는 “진짜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좋은 영화들이 많고 유명한 배우도 많이 왔는데, 수상하게 돼 실감이 안나더라”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영화 출연 이유를 묻자 “단편 주연하다가 첫 장편 주연을 맡게 됐는데, 감독님이 연락을 줘서 너무 감사했다. 중년 여성이 주인공이라 좋았다. 영화 속에 노출신이나 쉽지 않은 표현이 있지만, 이 나이에 멜로도 할 수 있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배우로서 너무 좋은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정순의 감정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역할에 몰입했다”며 “정순의 성향이나 성격이 저와 맞물리는 부분이 있어 되도록 뭔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정순이는 누군가 타박해도 웃는데 저도 그런 편이다. 민망하거나 화나거나 그런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넘어가려고 하는 부분이 닮아 있더라.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 보다 정순처럼 일상을 살아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금순이 노출신에서 정순으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밝혔다.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극 중에서 정순이 속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신은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도 쉽지 않았을 터. 황현태 음악감독이 ‘정순’을 위해 작사작곡한 노래 ‘지나가’도 새롭게 배우고 외워야 했다.

그는 “정순이 감정을 터트리고 딸에게 전화해서 데리고 오는 신의 감정 연기가 중요한 신이라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됐지만 그외 어렵거나 힘든 신은 없었다”면서 “노출신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배우 김금순이 아닌 정순으로 최선을 다하려 했다. 정순이가 사랑하는 영수 앞에서 빗을 마이크처럼 잡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에 집중했다. 제작진도 긴장하고 애를 썼다. 모두가 배려해줘서 잘 마쳤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도 멈췄다. 조금 더 동글동글하게 나왔으면 싶어서 편하게 먹었다”며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극 중에는 일부러 못 부르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습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그는 ‘정순’을 함께한 제작진과 배우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 혼자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하는 거다.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도 모두 좋았다. 영화 자체는 무거웠지만 다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윤금선아와도 현장에서 엄마와 딸처럼 잘 지냈다. 동갑인 현우도 성격이 밝아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영화를 양산에서 찍었는데 현우가 아침마다 배우들 다 태워서 가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다.

김금순이 기회가 온다면 액션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더쿱디스트리뷰션
김금순은 연극 ‘한여름밤의 꿈’을 비롯해 영화 ‘변호인’ ‘부산행’ ‘사바하’ ‘아무도 없는 곳’ ‘울산의 별’ ‘잠’, 드라마 ‘도깨비’ ‘비밀의 숲’ ‘슬기로운 의사생활’ ‘카지노’ 등에서 활약했다.

그는 중학교 재학 시절 만난 국어 선생을 통해 연극을 배웠고 무대의 맛을 알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진주극단 현대극단 연희단 등 여러 곳에서 활약했고, 결혼 후 10년의 공백기가 있었으나 다시 배우의 삶에 집중하게 됐다.

“연기가 제 삶”이라는 그는 “연기 안 했으면 뭘 하고 살았을까 싶다. 보통 극단 생활이 어렵고 저 역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결혼하고 애 낳고 정신 없이 일하다가 다른 걸 하기도 했지만 내 옷이 아니더라. 단편 영화만 할 때는 힘드니까 알바도 했다. 직장인들처럼 평범하게 제 삶을 살아왔고 꾸준히 계속 하다보니 좋은 기회들도 왔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5월 방송을 앞둔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를 비롯해 드라마 ‘엄마친구아들’, 영화 ‘야당’으로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가게 된 김금순은 기회가 온다면 액션도 해보고 싶단다.

그는 “힘 잃지 말고 계속해야한다”며 “언젠가 액션도 꼭 해보고 싶다. 훈련해서 나오는 액션이 아니라 아줌마 액션도 해보고 싶다. 최민식 선배님을 좋아하는데 영화 ‘올드보이’의 장도리신 같은 액션도 잘할 자신이 있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정순’을 만나 긴 호흡의 연기를 하면서 조금 더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어요. 어떻게 하면 역할에 더 몰입하고 정순이 정순답게 표현될 수 있는지 고민했죠. ‘정순’은 어두운 이야기지만, 반전처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예요. ‘정순’이 관객들에게 닿아 꽃 피울 수 있길,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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