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안보리 대신 대북 제재 감시 강화 움직임

강영진 기자 2024. 4. 1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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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거부권 행사로 대북 전문가 패널 이달 말 해체 예정
"제재 위반 감시 국제중립독립기구로 대신해야" 목소리
시리아 제재 결의 러·중 거부 뒤 2016년 총회 도입 선례
[유엔본부= AP/뉴시스]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모습. 2024.4.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12일(현지시각) 열린 유엔 총회에서 총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대신해 대북 제재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NK NEWS)가 보도했다.

이 같은 논의는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 정보를 수집하는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이달 말로 해체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날 유엔 총회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을 논의하도록 규정한 유엔 결의에 따라 열린 것이다.

러시아 유엔 대표부는 12일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을 위한 새로운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유엔 안보리가 막판에 패널 연장 합의를 이뤄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나라의 대표부가 제재 위반 감시 역할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가 패널이 해체될 경우 유엔 총회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 오스트리아 대표는 “안보리가 1718 위원회(1718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관장하는 위원회)에 전문가 패널의 필요한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다면 유엔 총회가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대표도 안보리가 이달 말까지 전문가 패널 존속 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유엔 총회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캐나다 대표는 안보리가 패널 존속에 실패할 경우 우리는 “오스트리아 및 여러 나라들과 함께 총회가 핵비확산 체제가 훼손되지 않게 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회피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도 안보리의 거부권에 대해 더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나라들을 대표해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 해체 뒤에도 패널의 역할이 존속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도록 촉구했다.

노르웨이 대표는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회원국들이 모든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하므로 안보리 안팎의 회원국들은 반드시 대응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보리의 전문가 패널을 넘어 유엔 총회가 국제법 위반 정보 수집에서 역할을 한 전례가 있다.

2016년 12월 유엔 총회가 채택한 71/248 결의는 시리아에서 국제법 위반 사례를 수집하는 국제중립독립기구(IIIM)을 설치했다.

국제법 교수인 영국 글라스고대 애니 푸스 교수는 IIIM이 유엔 체제의 “새로운 조사 메커니즘의 청사진”이라고 묘사했다. IIIM은 2016년 12월 러시아와 중국이 시리아 휴전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창설됐다.

한편 일부 국가들은 안보리 회원국들이 마지막까지 협상해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을 존속하도록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대표는 “4월30일 전문가 패널 해체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 우리는 이 시간을 회원국들이 타협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대표도 안보리 회원국들이 “이 중대한 사안에 대한 의견 수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희망을 표시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전문가 패널 존속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며 거부권 행사를 옹호했다.

그는 “제재의 기본 메커니즘이 실패하고 있다. 가혹한 조치를 무한정 유지하는 것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벤자 대사는 러시아가 패널 존속을 위한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는 “안보리 제재 체제의 요소들을 갱신하는 분명한 의지”를 담을 것이라고 모호하게 밝혔다.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일몰 조항을 추가하고 전문가 패널 보고서 발행을 연 1회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한 적이 있다.

중국 대표도 이날 “제재를 바꿀 수 없는 것은 안 될 일”이라며 안보리 회원국들이 전문가 패널 연장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일부 회원국들은 전문가 패널이 사라지면 자신들의 정보 수집 능력이 제한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북마케도니아 대표는 “북마케도니아공화국처럼 작은 나라는 유엔 비확산 결의 이행이 어떻게 되는 지에 대한 정보 메커니즘과 소스가 없어 (전문가 패널이 없어지면) 모든 일이 덜 투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 대표도 “패널의 평가가 없으면 모든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갖기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대표도 안보리 결의 준수에 대한 정보 능력이 부족하다며 전문가 패널이 없으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독립적인 정보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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