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의료 데이터 큐레이터 목표”

“구글 ‘헬스 이니셔티브 팀’, 의료진 다수 포진”
“의료 데이터 연합학습은 카카오헬스케어가 최초”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변지희 기자

“오픈AI의 GPT-4가 대화형 챗봇으로 강력할 수는 있지만, 의료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최적화하려면 구글과 협업하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발 중 난관에 부딪히면 엔지니어 뿐 아니라 의료진도 함께 논의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구글 ‘헬스 이니셔티브’ 팀에는 의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도움이 됩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Next) 2024′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출범했던 2022년 구글 클라우드는 이미 ‘버텍스AI’라는 플랫폼과 의료에 특화된 메드팜(Med-PaLM)이라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이를 파인튜닝(최적화)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스케어 산업은 규제 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분야인데, 구글은 헬스이니셔티브 팀이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대표는 구글 클라우드의 파트너사 100여 곳만 참여할 수 있는 비공개 세션에서 헬스케어 및 생명공학 분야 발표자로 나서 당뇨 관리 서비스 ‘파스타’와 생성형 AI(인공지능) 활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파스타는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앱으로, 실시간 혈당 데이터와 함께 식사, 운동, 인슐린 복약 기록이 가능하다. 음식을 촬영하면 음식 종류, 영양소, 열량 등도 알려준다.

병원 데이터 사업과 관련해 구글의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을 기반으로 한 연구 성과도 소개했다. 연합학습은 기기 내에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해 AI 모델을 발전시킨다. 원본 데이터는 기기 내에 남고 학습된 모델만 클라우드에 올라간다. 실제 데이터는 공유하지 않고 AI 모델에 학습시킨 정보만 통합하는 것이다. 민감한 정보인 원본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황 대표는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연합학습 사례는 있었지만, 진단·검사·숫자 등이 섞여있는 연합학습 사례는 카카오헬스케어가 최초”라며 “2만5000명의 환자 데이터를 연합학습해서 유방암 환자의 전이 여부 예측 모델을 만들었는데,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놓은 것 보다 연합학습을 한 데이터가 정확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 데이터가 물감이라면 이를 그림으로 완성해서 박물관에 전시하는 ‘의료 데이터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 카카오헬스케어의 목표”라며 “헬스케어 산업 플레이어는 IT 회사, 병원 등이지만 일반 대중도 데이터 활용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