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재발견, 수원 '광교푸른숲도서관'

조혜정 기자 2024. 4. 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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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푸른숲도서관은 ‘공간’을 제공하는 공공도서관이다. 수많은 장서를 불편함 없이 빌릴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숲과 자연이 어우러진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공간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책이 아니어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는 곳, 지역 시민들의 쉼터가 되는 곳이다.

광교푸른숲도서관 전경. 도서관제공.

책과 숲이 주는 치유

오랜 시간 수원시민의 휴식처였던 원천유원지는 2011년 광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광교호수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05만㎡(65만평) 규모의 부지는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2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숲과 호수를 품은 호수공원으로 2013년 11월 개장했다.

공원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언덕 너머 작은 숲에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숲속에 있는 도서관은 공원을 산책하다가 잠시 쉬기에도, 책을 읽다가 나와 공원을 둘러보기에도 더 없이 좋은 위치다.

2018년 4월 12일 개관한 광교푸른숲도서관은 연면적 4천477㎡,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종합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 카페, 휴게실, 부속건물 ‘푸른숲 책뜰’로 구성돼 있다.

푸른숲도서관의 테마는 ‘힐링’이다. 이는 개관 당시 세웠던 테마 ‘자연치유’를 유지하면서도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바뀐 것으로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해 온종일 머무르며 휴식하고 지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푸른숲도서관은 장서 6만여권 중 지역주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건강을 북돋울 수 있는 ‘힐링’을 주제로 한 특화도서 4천여권을 구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원시립공공도서관과 사립공공도서관을 모두 연결해 약 300만권의 장서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반납할 수 있는 상호대차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1년 미만의 신간 도서를 서점에서 바로 빌려볼 수 있는 희망도서서점바로대출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전자도서관 구비 자료 전자책 2만1천79점, 오디오북 1천9점, 웹 데이터베이스(DB) 326점, U콘텐츠 168점, 전자잡지 216점을 서비스하고 있다.

푸른숲도서관은 옥상, 테라스, 오두막 등 곳곳에 배치된 공간적 다양성을 활용해 클래식 음악, 책, 자연, 휴식을 콘셉트로 한 다채로운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객과 예술가, 가족들이 독서를 매개로 추억을 만들고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도서관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히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문화진흥원·문화예술 공동체 더뮤엘 주관으로 ‘휴식소리 콘서트’ 시리즈를 진행해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 ‘정원’을 역사·문학·철학 등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그림으로 만나는 우리 정원 이야기’, ‘문학 속 정원 이야기’, ‘생활 속 정원이야기’, ‘그림책과 함께하는 에코가드닝’ 강의가 큰 호응을 얻었다.

중앙계단 푸른마루. 도서관제공

도서관 공간 활용한 다양한 즐거움 선사

도서관 로비에 해당하는 ‘푸른마루’는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녹지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형 훼손을 최소화했으며 숲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식 테라스 구조로 돼 있다.

특히 공원의 녹지축이 관통하는 지역에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산책로를 연결해 주변 아파트에서 하천 산책로를 따라 진입하거나 호수공원 산책 중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도서관이 호수공원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푸른숲 책뜰’은 도서관 부속시설에 해당하는 숲속 독서공간이다. 총 5동으로 돼 있는 이곳은 2020년 2월 오픈했으며 가족, 친구와 함께 숲속의 공간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유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월 1일 다음 달 예약이 오픈된다. 방학 기간에는 푸른숲 책뜰을 활용해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문화 체험 프로그램 ‘토닥토닥 힐링 독서캠프’를 운영한다.

한편 광교푸른숲도서관은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와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세계문화기행’, ‘세계문학과 소통하기’, ‘세계문화탐방’, ‘세계의 도시, 문화를 품다’ 등 인문학 강좌를 지원받아 내실 있는 프로그램 진행과 소통하는 도서관 역할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른숲도서관은 공원 속 공공도서관이라는 입지적 특징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융합하고 상생하는 플리마켓 ‘책숲마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진행한 플리마켓에서는 문화예술 명인들의 서예서각, 동판공예, 솟대만들기, 캘리그래피, 펜드로잉, 보리아트, 전통노리개와 향낭 등을 판매·전시하고 도서관 이용자들끼리 물품을 교환·판매할 수 있는 아나바다장터, 버스킹 공연 등을 마련했다. 올해는 4~5월, 9~10월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푸른숲 책뜰. 도서관제공

이용객들이 지금 꼭 필요한 책 읽을 수 있도록

방대한 도서관 자료 중 내게 꼭 필요한 책, 적절한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푸른숲도서관은 다양한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도서관 테마에 걸맞은 힐링과 생각 전환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사서가 추천하는 ‘힐링포레스트’, 시민들이 직접 추천하는 ‘시민약사님의 책처방전’ 등이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인 ‘솔로몬’이 분석한 ‘도서관 빅데이터로 보는 책 둘레길’, 개관 이래 미대출 중인 숨은 명작을 소개하는 ‘첫 손님을 모십니다’는 참신한 기획과 다양한 도서를 발굴한다는 의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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