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부서 여직원이 보낸 이메일에 ‘For your Eyes Only’?...네 맘대로 설레지 마 [말록 홈즈]

2024. 4. 1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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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록 홈즈의 플렉스 에티몰로지 15]

‘플렉스 에티몰로지’란 ‘자랑용(flex) 어원풀이(etymology)’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들의 본래 뜻을 찾아, 독자를 ‘지식인싸’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작은 단서들로 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셜록 홈즈처럼, 말록 홈즈는 어원 하나하나의 뜻에서 생활 속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우리는 단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지만, 정작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곤 합니다. 고학력과 스마트 기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문해력 감소’라는 ‘글 읽는 까막눈 현상’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어는 사물과 현상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축약한 기초개념입니다. 우리는 단어의 뜻을 찾아가면서, 지식의 본질과 핵심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교를 떠난 이들의 지식 인싸력도 레벨업됩니다.

일할 때 쓰는 영어 일글리쉬 #2 이메일 영어

동동: 안녕하십니까, 대두산업 홍보팀 김동동입니다.

토니 스타크: This is Tony Stark from Stark Industry. I need a ton of palladium for new arc-reactor. Can you tell me how I buy it as soon as possible?

(스타크산업의 토니 스타크입니다. 새로운 아크리액터를 위한 팔라듐 1톤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빨리 구매할 수 있을까요?”)

김동동: Mm… Mr. Stark, I am sorry that I am not good at English. Please send me email please. My email address is… just a moment…

(음… 미스터 스타크, 영어를 잘 못 해서 미안합니다. 이메일을 보내주시겠습니까? 제 이메일 주소는… 잠시만요…)

팀장님, 외국사람이 팀장님 이메일 주소 좀 알려달라지 말입니다!

팀장: 미스터 동동. 퐐로우 미 온투 옥상, 롸이트 나우!

새사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일할 때 쓰는 영어, ‘일글리쉬’ 두 번째 시간입니다. 회사에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외국의 거래처나 담당자와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경우들이 생깁니다. 또 같은 우리나라 직원들끼리 쓰는 한국어 이메일에도, 영어 표현들을 쓰기도 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이메일에 자주 사용하는 영어 표현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유용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 함께 출발~!

1) 먼저 CC입니다. ‘캠퍼스 커플’ 시즌 2 ‘컴퍼니 커플’ 아닙니다. 아마 이메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일 것 같은데요. 흔히 ‘참조’로 알고 있는 CC는 원래 ‘Carbon Copy’, 즉 복사본의 줄임말입니다. Carbon은 탄소란 뜻인데, ‘먹지’도 의미합니다. 프린터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원본 문서 아래 먹지를 대고 글씨를 써서 사본을 만들었습니다. Carbon Copy는 업무 당사자 외 인원이 참조하는 복사본을 의미했습니다. 이메일 문화가 보편화되며, CC의 뜻은 ‘참조자’로 확대됩니다. 메일 수신인으로 업무 당사자를 넣고, 해당 사안을 함께 볼 인원은 CC에 넣습니다. 여기서 BCC란 말도 파생되는데요. BCC는 Blind Carbon Copy, ‘숨은 참조’를 뜻합니다.

2) RSVP는 프랑스어 ‘Repondez S’il Vous Plait’의 앞글자 모음입니다. Repondez는 편지에 회신하다, s’il은 if it, Vous는 you, Plait는 ~하는 마음이 들다. “당신이 괜찮을 때 회신해 주세요.”, 쉽게 말해 “회신 바랍니다”란 뜻으로, RSVP에는 회신 희망 기한을 기재합니다.
3) FYI는 ‘For Your Information’, ‘당신의 정보를 위해’ 참조로 전해주는 정보나 이야기란 뜻입니다.
4) FYEO는 ‘For Your Eyes Only’의 줄임말입니다. ‘오직 당신 눈을 위해’, ‘사본을 만들 수 없는 대외비’를 말합니다. 1980년대 초반 국내에 ‘Your Eyes Only’란 제목으로 개봉했던 007 시리즈 작품의 원제목도 ‘For Your Eyes Only’입니다.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처럼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이 제목도, ‘대외비’란 원제를 중의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영화 초반, 대외비인 사건 보고서 표지에 ‘For Your Eyes Only’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영화가 끝날 무렵 주인공 남녀가 은밀하게(?) 밤 수영을 하러 가는 장면에서, 주인공 여성이 자신의 매력적인(?) 모습을 함께 있던 제임스 본드에게만 보여준다는 의미로 “For Your Eyes Only.”라고 마지막 대사를 건넵니다.

5) TBD, ‘To Be Determined’. ‘추후 결정 예정’이란 뜻입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추후 확정 예정’ TBC(To Be Confirmed)와 ‘추후 발표 예정’이란 의미의 TBA(To Be Announced)가 있습니다.

6) 마지막으로 LBNL, ‘Last But Not Least’입니다. 직역하면 ‘마지막이지만 별것 아닌 건 아닌’이란 뜻입니다. “‘자, 이제 끝으로” 정도로 해석하실 수 있습니다. 앞서 여러 사항들을 거론하고, 마지막 순서에 이목을 집중시킬 때 활용합니다. 외국계기업들의 회의에서 자주 쓰이는데, 이메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기억나시죠? “자, 그러면 끝으로~”, “이제 마지막으로~”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마지막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7) 정말~ 마지막으로,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알려드릴까요? LMK는 “Let Me Know”, “알려주세요.”란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사항 들에 대해 다른 의견이나 수정/보완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뜻이죠. 격식을 갖춰 Please와 함께 쓰기도 합니다.

“If you have any good idea, please let me know that.”

혹시 더 재미있거나 쓸모 있는 표현이 있으면 “LMK, please.”

자, 이렇게 오늘 일글리쉬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메일에서 자주 쓰는 표현들의 의미를 알아봤습니다. 재미있고 유용한 지식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항상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일글리쉬 마지막편인 ‘경영용어’로 찾아오겠습니다.

CU soon!

*감수: 안희돈 교수(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건국대 다언어다문화연구소 소장. 전 한국언어학회 회장

*이미지 출처: LS MnM 유튜브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2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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