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잎으로 모래사장에 ‘HELP’…영화처럼 무인도 탈출한 사연

김가연 기자 2024. 4.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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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발견된 'HELP' 구조 요청 사인. /뉴시스

태평양 외딴 섬에 일주일 넘게 갇혀있던 남성 3명이 야자수잎을 모아 ‘도와달라’(HELP)고 쓴 덕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지난 9일 태평양의 작은 섬에 고립된 선원 세 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미크로네시아의 일부인 피켈로트 환초 주변 바다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20피트(약 6m) 길이의 소형 보트를 타고 떠났다. 문제는 그 이후 발생했다. 보트가 파도에 휩쓸리면서 선외 모터가 손상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무전기도 배터리가 부족해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피켈로트 환초에 발이 묶인 채 누군가가 구조해주기만을 기다렸다. 피켈로트 환초는 야자수와 관목으로 뒤덮인 길이 약 600m의 작은 무인도로, 괌에서 670㎞가량 떨어져 있다.

이들은 섬에서 야자수 잎을 모아다가 해변에 배열했다. 인근을 지나는 배나 비행기 등이 ‘HELP’라는 글자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6일 괌 조난센터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후부터 해안경비대와 해군은 수색작업에 나섰다. 구조대는 악천후 속에서도 7만8천 평방해리에 걸쳐 수색을 벌였고, 결국 이튿날 야자잎 ‘HELP’ 표시를 발견했다.

이를 발견한 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파견된 미 해군 P-8A 정찰기다. 정찰기는 이들에게 무전기를 떨어뜨려준 뒤, 그들의 위치를 구조센터에 전달했다. 이들은 다행히 9일 공식적으로 구조돼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수색 및 구조 임무를 맡은 첼시 가르시아 중위는 “넓은 수색지역에서 이 표지판이 그들을 찾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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