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올해도 서울광장서 못 연다…서울시 ‘책읽기 행사’ 개최

손덕호 기자 2024. 4. 1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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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퍼레이드'(이하 퀴어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않는다.

퀴어축제 개최가 추진됐던 날에는 서울광장에서는 책읽기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는 12일 개최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에서 오는 5월 31일 서울광장을 사용할 행사를 심의해 '책읽는 서울광장'이 개최되도록 한다고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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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광장 사용
신고자의 성별·장애·정치적 이념·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공감
2016년 6월 1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 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퇴계로를 행진하고 있다. /조선DB

성 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퍼레이드’(이하 퀴어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울광장에서 열리지 않는다. 퀴어축제 개최가 추진됐던 날에는 서울광장에서는 책읽기 행사가 열린다. 어떤 행사가 열릴지 결정하는 데에는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12일 개최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에서 오는 5월 31일 서울광장을 사용할 행사를 심의해 ‘책읽는 서울광장’이 개최되도록 한다고 의결했다. 이 결정은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금요일인 5월 31일과 토요일인 6월 1일 서울광장 사용을 원하는 행사는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퀴어퍼레이드 ▲서울도서관 연례행사 ‘책 읽는 서울광장’ ▲개신교계 단체인 ‘다시가정으로 무브먼트’가 주관하는 ‘부스트 유어 유스(Boost your youth) 청년충전’ 등 3개였다. 세 단체는 행사 개최 90일 전인 지난달 15일 동시에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했다. 이들은 서울광장 사용 여부를 두고 협의에 나섰으나 일정을 조율하지 못했다.

‘서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연례 기념 행사는 연간 30일 이내 범위에서 시민위 심의를 거쳐 사전 확정한다. 광장 사용일이 중복되면 신고 순위에 따라 수리한다. 순위가 같으면 신고자끼리 협의해 조정한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민위 의견을 들어 어느 행사를 개최할지 결정한다. ▲공익을 목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 신고를 마친 행사 ▲공연과 전시회 등 문화예술 행사 ▲어린이, 청소년 관련 행사 ▲그밖에 공익적 행사 등이 개최 우선 순위다.

서울시는 세 단체가 행사 일정을 조정하지 못하자 시민위를 개최했다. 시민위는 이날 회의에서 ‘광장 사용 신고자의 성별·장애·정치적 이념·종교 등을 이유로 광장 사용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조례 6조 제3항)에 공감하고, 행사의 연속성 및 효율성, 대외적 신뢰성 등을 기준으로 광장 사용자를 선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책읽는 서울광장’은 문제가 된 5월 31일 외에도 5월 30일, 6월 1일, 6월 2일에 대한 광장 사용이 이미 수리돼 있다. 시민위는 5월 31일 다른 행사를 수리할 경우 행사의 연속성과 효율성 및 사전에 협의된 대외기관과의 신뢰성이 우려된다면 책읽는 서울광장 행사가 서울광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부대행사로 동행마켓과 여행도서관을 운영한다. 동행마켓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책읽는 서울광장의 부대행사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연계,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시민에게 공급하는 지역상생 행사다.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강원도 횡성군과 협력해 운영된다.

여행도서관은 5~6월 중 격주로 각 국가별 문화를 소개, 해외 각국의 문화 이해를 돕기 위한 행사다.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는 ‘미국’ 주간으로, 예일대학의 아카펠라 그룹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작년 7월 1일 퀴어축제 때는 서울광장 사용이 불허돼 을지로2가 일대에서 축제가 진행됐다. 같은 날 기독교 단체인 CTS문화재단의 ‘청소년·청년 회복콘서트’가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당시 서울시 시민위는 퀴어축제 조직위와 CTS 문화재단의 행사 2건을 심의해 CTS문화재단 손을 들어줬다.

우리나라에서 성 소수자 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여름 열리고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2015년부터 열렸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로 개최되지 않았다. 2022년 개최됐을 때에는 동성애자인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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