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없이 운동 학습하고 기억하는 메커니즘 찾았다

문세영 기자 2024. 4. 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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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관여하지 않아도 척수의 신경세포를 통해 운동 학습과 기억이 소환되는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타케오카 아야 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뇌와 독립적으로 운동 학습을 하고 기억하는 척수의 신경 회로를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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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센터
척수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운동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opVectors/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뇌가 관여하지 않아도 척수의 신경세포를 통해 운동 학습과 기억이 소환되는 메커니즘이 확인됐다. 척수 손상 환자의 운동 회복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케오카 아야 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뇌와 독립적으로 운동 학습을 하고 기억하는 척수의 신경 회로를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뇌가 없어도 척수에서 전달된 운동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려져 있다. 머리가 없는 곤충들이 외부 신호를 피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단 뇌 없이 어떻게 운동 학습이 가능한지는 불분명했다. 

연구팀은 뇌 없이 운동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쥐의 척수를 절단해 뇌에서 다리 쪽으로 운동신호가 전달되지 못하도록 만든 다음 쥐의 뒷다리가 어떻게 운동을 학습하고 기억하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쥐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눴다. 실험군은 뒷다리가 처질 때마다 뒷다리에 전기 자극을 가했고 대조군은 무작위로 자극을 가했다. 10분간의 훈련 후 실험군은 전기자극이라는 불쾌한 느낌을 피하기 위한 운동 조절 능력을 보였다.  

24시간이 지난 뒤 실험군은 대조군, 대조군은 실험군 위치에서 동일한 실험을 다시 진행했다. 그러자 원래 실험군에 속했던 쥐들은 여전히 앞서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고 전기자극을 피하려는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형질전환 쥐들을 대상으로 운동 학습과 기억력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도 분석했다. 그 결과 척수에서 운동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세포 그룹과 학습한 내용을 회상하는 데 관여하는 신경세포 그룹이 확인됐다. 

Ptf1a 유전자를 발현하는 척수 신경세포 그룹을 비활성화하자 뒷다리는 전기 충격을 피하는 학습을 하지 못했다. En1 유전자를 발현하는 신경세포 그룹을 비활성화했을 때는 학습한 운동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보였다. 반대로 En1 유전자를 발현하는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는 속도가 향상됐다. 

연구팀은 “운동 학습과 기억은 뇌 회로에 국한돼 일어나는 게 아니다”며 “척수 손상을 입은 환자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는 데 이번 연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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