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억 들였지만…예측 실패에 ‘출구조사’ 어쩌나

정윤경 기자 2024. 4. 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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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최대 '범야권 200석'을 예상했던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가 빗나갔다.

선거 당일인 4월10일,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178~197석,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85~105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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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최대 ‘범야권 200석’ 예측…결과는 187석
역대 최고치 사전투표율, 10년 전 지방선거보다 3배 뛰어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개표상황실을 나서며 미소 짓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굳은 표정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사진) ⓒ시사저널 박은숙·국회사진취재단

4·10 총선에서 최대 '범야권 200석'을 예상했던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가 빗나갔다.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도 출구조사 결과가 줄줄이 뒤집히면서 '출구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출구 조사가 불가능한 사전투표일에 유권자가 몰릴 경우 더 이상 출구조사는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당일인 4월10일,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178~197석, 국민의힘이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85~105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3지대는 조국혁신당 12~14석, 개혁신당 1~4석, 새로운미래 0~2석으로 예상했다.

출구조사대로면 민주당과 민주연합, 조국혁식당까지 '범야권'이 200석 안팎을 가져간다. 국민의힘이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범야권 의석 수는 출구조사와 불일치했다.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하면서 압승을 거둔 것은 맞지만, 범야권은 187석을 가져갔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8석을 확보해 개헌저지선을 지켰다.

"사전투표율 높을수록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져"

출구 조사가 민심과 불일치한 데에는 사전투표율과 맞물려 있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사도 사전투표와 본투표 사이 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표심을 청취하고 있지만 보정 정확도는 떨어진다.

이번 총선에서 사전투표율은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율(67%) 절반에 버금가는 수치다.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만 1384만9343명이다. 즉, 1400만명의 민의는 결과에 포함되기 힘들다.

사전투표율은 선거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추세라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처음 전국 단위로 사전투표가 시행된 2014년 6회 동시지방선거의 최종 사전투표율은 11.49%에 그쳤다. 7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이전보다 두 배가 뛰어 20.14%를 기록했다. 총선을 보면 20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12.19%에서 21대 26.69%으로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4월5일 부산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갈수록 사전투표율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노령층이 사전투표에 익숙해지고 있고, 전국 어디서든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에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일에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구조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이번 출구조사 사업비로 총 72억8000만원을 들였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번 총선에서 출구조사의 무용론이 확인됐다"며 "비용 대비 적중률이 낮다면 앞으로 총선이나 지선에서 출구조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도 "잘못된 출구조사 결과가 민심을 왜곡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사전투표 때 출구조사를 허용하면 일종의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며 "투표 종료로부터 몇 시간 뒤에 최종 결과가 공개되기 때문에 출구조사 필요성을 못 느끼는 유권자가 많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출구조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상파 3사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투표 결과를 알려줌으로써 시청자의 알 권리와 재미가 충족될 수 있다"며 "조사 기법을 고도화하는 등 출구조사 정확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지상파 방송 3사는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 속에서도 신속한 선거 예측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와 선거 피로감 해소,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검증이라는 공적 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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