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잡는 11번가, 쇼핑재미 집앞까지 ‘슈팅배송’ [딜있슈]

2024. 4.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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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선보여 해외 직구족 공략
MAU 5년 연속 증가…1000만명 육박
직매입 사업에도 불구 ‘에셋 라이트’ 모델 주목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2019년 당시 브랜드 론칭 10돌을 갓 넘긴 11번가가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한 상품 수는 1억개를 밑돌았다. 지금은 대표 행사로 자리 잡은 ‘월간 십일절’ 프로모션을 시작한 지 불과 10개월 남짓 지났을 시점이다. 소비자 지갑을 열 상품이 필요했다. 경영진과 재무적투자자(FI)가 머리를 맞대 내놓은 결론은 해외였다.

11번가는 미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2021년 여름,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당시는 국내에 ‘직구’ 쇼핑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무렵이었다. 배대지 업체를 찾을 필요 없이 11번가 플랫폼 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클릭만 하면 됐다. 오픈마켓으로 시작한 11번가는 양질의 판매자를 확보하는 게 사업 경쟁력 핵심이다. 글로벌 큰 손 판매자 아마존을 확보한 11번가는 2021년 한 해 동안 판매 상품 수를 약 1억개까지 늘렸다. 한 해에만 2억 2600만여가지의 상품을 소개하며 직구 쇼핑객을 흡수했다.

11번가가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FI가 자리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 등 FI가 11번가의 주주로 합류했던 시점은 2018년. 이후 11번가는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을 시작하고, 특정 고객층을 공략한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하며 다양하고도 까다로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연말기준 11번가 가입 회원수는 5243만명에 달한다.

구매전환 가능성도 상당하다. 11번가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최근 5년(2019~2023년)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에는 1000만명에 육박하는 소비자가 11번가 앱(APP)을 켰다. MAU는 앱 방문횟수·로그인 여부·페이지 이동횟수 등 지난 한달 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구체적 활동을 한 사용자를 의미한다. 해당 지표는 닐슨 코리안클릭 모바일 앱(안드로이드)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소비자 눈길을 오래 붙잡아둘 수 있는 비결은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다. 11번가는 정해진 시간에 특가상품을 소개하는 ‘타임딜’로 유명하다. 시장가 대비 평균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충분한 수량이 확보됐을 때 진행한다. 지난달 중순 진행된 3월 월간 십일절 행사에서는 최대 82% 할인가에 540여개 상품이 타임딜로 판매됐다. 11번가가 확보하고 있는 44만~50만여명의 판매자가 이와 같은 그랜드 세일을 가능케한다.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구매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은 동영상으로 달랜다. 11번가에 올라오는 동영상 리뷰는 하루 2만 건에 달한다. 11번가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쇼핑 정보들이 축적되어 마치 ‘제품 진열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투자업계에서는 ‘에셋 라이트’ 모델로도 주목받는다. 11번가는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운영하기 위해 상품 일부를 직매입하고 있는데, 대전·광주 등지에서 제조사 물류창고를 활용하는 벤더플렉스 형태를 택했다. 일반적으로 사업자의 조(兆) 단위 물류투자가 뒤따르기 마련이지만 11번가는 슈팅배송 수요에 맞게 필요한 만큼만의 공간을 임대해 운영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현재 자정 전 주문 상품에 대한 익일배송 완료율은 9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전년대비 9.7% 증가한 매출 865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257억원 감소한 1258억원으로 집계됐다. 11번가는 풀필먼트, 인공지능(AI) 기반 광고사업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11번가에 투자한 FI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FI는 H&Q코리아와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로 이뤄진 컨소시엄이다. 티저레터(투자안내문) 배포 등 마케팅이 진행되는 단계로, 국내 유통사뿐만 아니라 중국 등 글로벌 기업이 잠재 원매자 대상으로 오르내린다.

플랫폼 가격이 할인돼 인수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11번가 투자 하이라이트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FI 컨소시엄이 11번가에 투자할 당시 포스트 밸류는 2조7500억원 상당이었으나, 현재 시장서 거론되는 지분가치는 1조원 내외로 파악된다. 2018년 당시에 비해 최근 매각 예상가는 일정부분 낮아진 상태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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