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열풍의 주인공, 텀블러

고아라 2024. 4.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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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영상이 SNS에서 주목을 받았다. 생일 선물을 받은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 담긴 영상인데, 선물이 핑크색 텀블러인 것을 확인하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텀블러는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탠리STANLEY와 스타벅스STARBUCKS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다. 최신 휴대폰이나 노트북도 아닌 텀블러에 감격한 아이라니, 이 낯선 풍경은 SNS를 타고 널리 퍼지며 현재 미국의 텀블러 인기를 체감케 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텀블러를 구하기 위해 오픈 런을 위한 대기 줄이 생기는가 하면 구매 대란에 1인당 제품 구매 수를 제한하는 시스템이 등장하기도 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우리나라에도 텀블러 열풍이 손을 뻗고 있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모은 수백 개의 텀블러가 화제였다. 유명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부터 한정판 제품까지 색도 디자인도 다양해 감탄을 자아냈다. 해당 연예인은 코디에 맞는 제품을 골라 들고 외출하며 본래 기능을 뛰어넘어 패션 아이템으로서 역할까지 수행하는 텀블러의 현 위치를 실감케 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약 10조 6605억원 규모였던 텀블러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3조 93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텀블러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훨씬 이전인 데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태티스타는 팬데믹 이후 ‘기후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일회용 컵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텀블러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텀블러 시장의 미래는 한동안 밝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텀블러는 본래 몸통이 길고 손잡이가 없는 유리컵을 일컫는 용어였다. 이름 역시 손잡이가 없어 쓰러지면 막힘없이 구른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2010년대 이후 뚜껑을 더한 텀블러가 ‘일회용 컵 지양’을 위한 목적으로 카페를 통해 유통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몸통은 기존 텀블러처럼 길고 굵으며 물통처럼 뚜껑으로 개폐가 가능하다. 이 뚜껑에는 추가로 작은 뚜껑이 하나 더 있어 뚜껑 전체를 열지 않고도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추가 뚜껑은 대개 슬라이드나 똑딱이 방식으로 손쉽게 여닫을 수 있다. 점차 휴대가 용이하고 보온과 보냉 능력이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티타늄으로 만든 텀블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5만 원 이하 텀블러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로 플라스틱보다 보온과 보냉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 플라스틱 텀블러는 가볍고 쉽게 다룰 수 있지만 수명이 짧아 오래, 자주 사용할 텀블러를 찾는다면 스테인리스 스틸 텀블러가 낫다. 소수 업체에서 아웃도어용으로 ‘텀블러를 이돈 주고 사는 게 맞나’ 싶은 고가의 텀블러를 판매하는데, 이는 보통 티타늄 합금으로 만든 텀블러다.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보다 훨씬 가벼우면서 텀블러의 역할은 완벽하게 해내기 때문에 막상 사용해 보면 높은 가격대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이든, 스테인리스 스틸이든, 티타늄이든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유행처럼 번져나간 것. 매번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음료의 적정 온도를 오래 즐길 수 있으 면서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기분도 느낄 수 있으니 충분히 감안할만 했다.

텀블러 사용의 확산과 함께, 잘못된 사용법으로 인한 부작용도 늘었다. 텀블러는 내용물의 영향을 받는다. 탄산음료는 텀블러의 내벽을 부식 시켜 손상될 수 있으며 탄산가스로 인해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 우유나 크림 등 유제품을 섞은 음료를 오래 담아두면 냄새가 쉽 게 배고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대부분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올바른 세척법만 알고 있으면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텀블러의 수명도 연장시킬 수 있다.

텀블러 러버라면 꼭 기억해야 할 텀블러 관리법

△텀블러 전용 세제를 사용할 것

텀블러는 한번 사용한 후 반드시 세제로 세척해야 한다. 물로만 헹궈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입에 서식하는 다양한 세균과 텀블러에 담긴 내용물이 섞여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크다. 세제를 사용해 텀블러 안쪽까지 꼼꼼하게 닦는 것은 물론, 뚜껑 틈새와 추가 뚜껑의 이음새까지 닦아야 한다. 이때 철 수세미는 금지다. 가장 흔한 스테인리스 스틸 텀블러는 금속이 긁히거나 부속될 수 있으며, 긁힌 자국에 음료가 스며들어 맛까지 변화시킨다. 텀블러를 세척할 때 일반 가정용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용 세제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산화크롬을 제거하는 강력한 산화제인 차아염소산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어 텀블러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텀블러의 표면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 녹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 건강에도 해롭다. 텀블러 전용 세제가 없다면 천연 세제를 사용하거나 베이킹 소다, 또는 구연산 한두 스푼을 넣은 끓는 물에 넣어 세척해도 좋다.

△음료 오래 담아두지 않기

텀블러에 담은 음료는 온도가 오래 유지되는 만큼 천천히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음료를 오래 보관할수록 보온과 보냉 효과가 떨어져 수명이 짧아진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온에 오래 두는 습관은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텀블러에 입을 댄 후 상온에서 3시간만 두어도 약 3만 마리의 세균이 번식한다. 이렇게 생긴 세균은 세척도 힘들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 사용 금지

뚜껑을 열어 두거나 음료를 오래 담아두었다가 내용물이 식었다고 해서 전자레인지 사용은 금지다. 우선 전자파는 스테인리스를 투과하지 못한다. 그대로 반사돼 전자파가 사방으로 튕겨나갈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텀블러와 전자레인지 모두 고장날 수 있다.

△올바른 교체 시기와 배출 법

텀블러는 평생 쓰는 제품이 아니다. 겉모습이 멀쩡하다고 해서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텀블러의 속이 병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텀블러를 사용하다 보면 녹이 슬고 스크래치가 생기면서 내부 표면에서 중금속이 떨어져 나온다. 중금속은 뇌에 영향을 주어 여러 가지 합병증에 노출시키기도 한다. 보통 6개월~1년 사용 후 교체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보기에도, 기능도 멀쩡하다면 보온과 보냉 효과가 떨어졌다고 느껴질 때 교체해도 된다. 환경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올바르게 버리는 것까지 신경 쓰자. 스테인리스 스틸 단일 소재의 텀블러는 깨끗하게 씻어서 캔류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플라스틱과 실리콘 등이 혼합된 제품이라면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자.

고아라 / kar@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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