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과 공간이 교차하며 직조된 집, 청라 소담원재

오수현 2024. 4.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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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소담원재는 인천 청라의 단독주택 택지 지구 내 필지로 북쪽으로 완충녹지와 멀리 골프장 원경이 보이는 땅에 위치한다.

1층에는 대문으로 진입하면서 반기는 '진입 마당'과 터의 중심에서 집 전체와 관계를 조직하는 '안마당', 내부화하면서 식당과 계단실에서 조망과 채광의 역할을 하는 '중정 마당'을 만들었다.

1층은 아내의 주 공간이자 가족 공유 공간인 부엌 및 식당과 남편의 서재이자 손님방이 되는 사랑방이 안마당과 대청을 사이에 두고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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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게 정리된 도시 위에 정갈하게 지어진 마당 있는 집. 마당과 공간, 공간과 공간,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빚어내며 풍성하고 입체적인 삶을 만들어 나간다.

주택 소담원재는 인천 청라의 단독주택 택지 지구 내 필지로 북쪽으로 완충녹지와 멀리 골프장 원경이 보이는 땅에 위치한다. 남쪽으로는 진입도로가 있고, 아파트가 내다보인다. 슬하에 남매를 둔 건축주 부부는 아파트를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집을 원했다. 부부는 마당을 원했고, 2층도 풍부한 외부공간이 있기를 바랐다. 밖으로부터 시선을 차단하면서 밖을 조망할 수 있는 집이었으면 했다. 주택은 가끔 있을 남편 손님의 방문도 염두에 두어 집 안에서도 가족 영역이 방문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보호받기를 원했다.

전면에서 바라보는 주택. 왼쪽 현관으로는 진입 마당과 접하고, 오른쪽 차고문을 통해서는 안마당과 바로 접한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안마당. 정면으로는 주방 겸 식당이, 오른편으로는 대청마루와 맞닿는다. 도드라지는 매스는 테라스와 연결되는 2층 정자.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서구
대지면적 : 357.20㎡(108.0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75.30㎡(53.02평)
연면적 : 199.87㎡(60.46평)
건폐율 : 49.08%
용적률 : 55.9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9.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T135 준불연 EPS 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 두라스택 S500 타일(도브화이트) / 지붕 –리얼징크
담장재 : 벽돌타일
창호재 : 이건창호 85㎜ PVC 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설비 : ㈜코담기술단
구조설계(내진) : 라임이엔씨㈜
시공 : ㈜위드라움
설계·감리 : ㈜리슈건축사사무소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삼화페인트 석고보드 위 도장 / 바닥 – 해피우드 OAKEN TREE 원목마루
욕실·주방 타일 : 유로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등
주방 가구 : 세라믹 상판(제작)
조명 : COLUX
계단재·난간 : 집성목+강관 난간
중문 : 위드지스

2층 안방 아래로 주차장이 자리해 있다. 차고처럼 막혀있지는 않지만, 눈이나 비를 피해 차를 이용하는 데는 문제없다.
네 마당 중 하나인 진입마당. 대문과 현관문 사이 중간 공간으로서 분위기를 환기한다.
대청은 주방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손님 응대나 대청에서의 활동에 동선 효율성을 높였다.

정방형의 땅은 수많은 조율을 거쳐 9개 그리드로 분할했다. 이를 부분적으로 더 분할하고 변형해 다른 성격을 가진 네 개의 마당을 방들과 함께 조직했다. 1층에는 대문으로 진입하면서 반기는 ‘진입 마당’과 터의 중심에서 집 전체와 관계를 조직하는 ‘안마당’, 내부화하면서 식당과 계단실에서 조망과 채광의 역할을 하는 ‘중정 마당’을 만들었다. 2층은 거실과 정자 사이에 ‘테라스 마당’을 두어 거실의 외부 시선을 차단, 탈일상의 삶을 담고자 했다.

4개의 마당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안마당’.
컴팩트하게 채운 주방과 식당.
계단 옆에는 면적이 크지는 않지만 채광과 조망이라는 작지 않은 역할을 하는 중정 마당이 자리해 있다.
폴딩도어로 개방감을 확보하고 단을 높여 마루 느낌을 충분히 살린 대청. 대청은 사랑방 역할을 하는 서재와 연결되며 손님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마당은 내부와 경계 지어진 단순한 외부가 아니라 방들과 상호 작용하면서 짝을 이루어 일상을 조직하는 지붕 없는 방이 된다. 마당은 터를 조직하는 느슨한 그리드로 형식화되었지만, 그리드라는 선 위에 삶의 우연성으로 채워지는 장소가 된다.

그리드로 형식화된 터의 채움과 비움의 공간은 삶의 다양한 층위에서 마당을 통해 관계를 맺고 조직된다. 일상 속 가족 구성원 간의 영역, 손님 공간과 가족 사이의 점유, 기능이 있는 방과 갖지 않는 방의 관계, 거주와 일(재택)의 위치, 안과 밖의 경계 등 여러 삶의 층위를 관계 짓고 조직했다.

주택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지붕의 형태에서 대략적인 그리드가 엿보인다.
공적 공간과 분리해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2층 거실. 창 너머로 ‘테라스 마당’이 엿보인다.

가족 간 영역 관계는 1층과 2층에서 아내와 남편, 부부와 자녀의 영역 구분으로 계획했다. 1층은 아내의 주 공간이자 가족 공유 공간인 부엌 및 식당과 남편의 서재이자 손님방이 되는 사랑방이 안마당과 대청을 사이에 두고 배치했다. 2층은 거실을 중심으로 좌우에 자녀 방을 두고 안방은 거실에서 가장 거리가 먼 곳에 조닝해 부부와 자녀의 영역을 구분시켰다. 손님은 1층 사랑방과 대청에 머무르도록 유도하며 가족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했다. 사랑방은 남편의 재택근무를 위한 방으로도 사용하기에 2층 동선에서 접근을 따로 배려했다. 1층의 대청과 2층의 정자는 각자의 기능을 가진 방의 사이 관계를 더욱 풍부하게 하면서,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일상 공간의 경험을 더욱 다양하게 한다.

정자는 독립된 매스와 함께 마감재의 소재를 달리해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중정 주택에 독특한 포인트가 되어 준다.

마당과 대청은 경계 없이 이어지고 뒤쪽 완충녹지로 시선이 연장된다. 이 축과 교차하는 1, 2층의 다양한 켜는 가로, 세로 시선의 방향에서 안과 밖의 중첩과 함께 공간의 깊이를 만들고 있다. 그리드로 관계 조직된 마당과 방들은 시간, 자연, 감성, 탈일상, 주변 풍경 등과 중첩되며 삶의 풍성함을 더한다.

그늘 속에서 바깥을 조망하고 여유를 즐기는 정자.

건축가 홍만식 : ㈜리슈건축사사무소

2006년 건축설계와 기획을 결합한 리슈건축을 설립한 후,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가치로서의 공동소(共同所) 찾기’라는 질문을 지니고 건축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공존을 위한 병치, 사이존재로서의 건축으로 질문을 확장하여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상가주택 짓기』 (위즈덤하우스, 2016),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포북, 2019), 『좌향, 여백, 표층』 (우리북, 2021), 『지붕 없는 방』 (주택문화사, 2023)이 있다.
02-790-6404
https://blog.naver.com/richuehong2

글_홍만식 | 사진_김재윤 | 기획_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4월호 / Vol.30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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