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피했더니 탈세? "엄청난 꼼수! 세금 1227억원 내야해"…열받은 美 캘리포니아주, 세법 변경 추진 '오타니 법안' 제출

박승환 기자 2024. 4. 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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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7억 달러(약 9545억원)'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의 세금 문제가 다시 한번 화두에 올랐다. 이른바 '오타니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다. 캘리포니아주는 반드시 오타니의 세금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오타니는 2023-2024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것은 물론 이번 겨울의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2024시즌의 경우 투수로 마운드에 설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산 두 번의 '만장일치' MVP 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만큼 오타니의 평가에 변함은 없었다. 오타니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7억 달러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시 오타니의 계약이 전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던 이유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탄생한 것은 물론 '디퍼'라는 조항도 한 몫을 했다. 디퍼는 연봉의 일부 지급을 유예하는 것으로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의 계약 중 무려 6억 8000만 달러(약 9272억원)를 2034년 이후에 지급 받기로 했다. 이는 다저스가 아닌, 오타니가 먼저 제안한 것. 당시 오타니는 다저스가 팀 페이롤에 여유를 갖고 다른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하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시선이 뒤따랐다.

그런데 오타니의 이 배려가 결코 곱게만 보일 리는 없었다. 바로 세금 문제 때문이었다. 오타니가 6억 8000만 달러의 지급을 유예한 가운데 다저스와 10년 계약이 종료된 후 거주지를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다른 지역이나 일본으로 돌아갈 경우 6억 8000만 달러의 급여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의 7억 달러에 대한 세금은 약 9000만 달러(약 1227억원)에 달한다.

LA 다저스 입단식을 가진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입단식을 가진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러한 가운데 11일(한국시각)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조쉬 베커(Josh Becker) 상원의원이 오타니의 세금 문제와 관련해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기록적인 7억 달러의 계약을 거의 모두 연기한 결과 캘리포니아주 소득세 약 9000만 달러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은 오타니의 계약 구조가 야구계를 비롯한 고소득자들 사이에서 표준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 세법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은 "조쉬 베커 주 상원의원은 '유예된 급여에 대한 합리적인 상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상원 공동 결안 14호는 세입 및 조세 위원회 투표 6대 1로 통과됐다"며 "말리아 코헨 캘리포니아주 회계감사관(California State Controller) 지지를 받은 이 결의안의 다음 단계는 몇 주 안에 상원에서 논의와 표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커 상원의원은 "이것은 근로 소득이다. 퇴직 소득이 아니다"라며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들인 소득이며 여기서 과세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디 애슬레틱'은 "오타니는 10년 동안 다저스로부터 연간 200만 달러(약 27억원)만 받는다. 오타니와 그의 대변인은 이 구조가 클럽이 다른 스타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재정적인 유연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7억 달러 계약 중 6억 8000만 달러를 디퍼함으로써 오타니가 더 이상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지 않을 경우 디퍼 된 금액에 대한 주세 납부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오타니는 계약이 끝나면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연방세법은 한 주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그 주에서 최소 10년간 동일한 액수의 유예된 급여를 지급받을 경우 해당 급여를 '연금소득'으로 판단해 과세하지 않는다. 이 법안은 지난 1996년 재정됐다. 오타니도 이에 해당되는 사안. 하지만 베커 상원의원은 "이러한 법률은 연금 소득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오타니의 계약에 의한 세수 감소는) 연방 세법이 의도한 것은 아니다. 이는 엄청난 '히든 볼 트릭(hidden ball trick)'이다"라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은 오타니의 세금 9000만 달러를 받아내기 위해 법안을 제출했고, 현재 마리아 코헨 캘리포니아주 회계감사관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몇 주 내로 이 법안 통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 베커는 "세법을 변경하지 않고도 이 소득을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지만,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며 "우리는 주정부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9000만 달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타니의 7억 달러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여기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오타니의 세금을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강력한 입장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다저스가 팀 페이롤의 부담을 덜고 많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디퍼를 제안했다. 하지만 반대로 캘리포니아주에게는 엄청난 손실을 안기게 됐다. 정상적으로 급여가 지급됐다면, 캘리포니아주는 9000만 달러의 세금을 거둔 뒤 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울 좋은 이유를 바탕으로 한두 푼도 아닌 무려 9000만 달러의 과세를 피하게 된 것은 '꼼수'를 썼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주는 무려 법안까지 만들려고 하는 중이다.

물론 법안이 새롭게 생긴다고 하더라도 오타니에게 '소급적용'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주가 소위 '오타니 법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스포츠 선수 또는 고액 연봉자들이 이러한 방법을 통해 과세를 면하기 위한 방법으로 '디퍼'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커 상원의원은 "이는 과세 대상 액수가 3만 달러일 때 만들어졌다. 이후 10만 달러 수준이 됐지만, 이제는 무제한이 됐다. 이런 연봉 지급 유예가 실리콘밸리 등에서 임원들의 연봉 지급에 악용이 될 수도 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캘리포니아주 의원들은 오타니 법안 발의에 꽤 진심인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 코헨 캘리포니아주 회계감사관도 데커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 발의가 어떠한 결말을 낳게 될지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과연 캘리포니아주가 오타니로부터 9000만 달러 수준의 세금을 거둘 수 있을까. 결국 세금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적법한 방법을 통한 것일지라도 '세금 면피'라는 꼬리표는 계속해서 따라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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