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삶에 대한 애정 청소년에 전하는 유대

김여진 2024. 4. 1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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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 활동하는 김백신 동화작가의 작품 소재는 시공간을 넘나든다.

엄마와 아기, 세시풍속과 귀신 등 다양한 주제로 아동·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를 써 왔다.

작가에게 책 제목을 먼저 듣고는 신사임당, 허난설헌, 임윤지당, 김금원 등을 떠올렸지만 모두 오답.

지난 해 MBC드라마 '연인'에서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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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김백신 책 잇달아 호평
고양이 ‘똣또’와 인간 우애 담아
소현세자 아내 ‘강빈’ 생애 조명
창비·소년한국 우수도서 선정

춘천에서 활동하는 김백신 동화작가의 작품 소재는 시공간을 넘나든다. 엄마와 아기, 세시풍속과 귀신 등 다양한 주제로 아동·청소년을 위한 이야기를 써 왔다. 그의 책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상 ‘세상에서 제일 좋은 형’과 , 조선의 숨겨진 역사인물 이야기 ‘조선의 알파걸’이다. 청소년권장 도서시리즈에 연달아 선정됐고, ‘조선의 알파걸’은 창비의 올해 상반기 추천도서에도 뽑혔다. 두 책을 함께 소개한다.

▲ 김백신 작가의 ‘세상에서 제일 좋은 형

■ 세상에서 제일 좋은 형

버려진 고양이 똣또의 이야기다. 집에 사는 똣또에 대한 묘사는 마냥 귀엽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짠해진다.어렸을 때 구해준 ‘형’과 사는 똣또는 그와 조금이라도 더 닮고 싶어서 두발 걷기를 시작한다. 높은 곳 올라가기도 하지 않고, 제대로 걷게 되면 형의 팬티 하나 달라고 생각하는 패기도 귀엽다. 캣타워 우다다, 사냥감을 노리는 야생성. 꼬리를 탕탕 치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 고양이를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밀한 묘사가 몰입도를 높인다.

인간과 같은 두 발 걷기 대신 자신과 닮은 아빠를 찾아 거리로 나섰지만 실패하고, 대신 지혜로운 또롱이를 만나 고양이 말을 배웠다. 차가운 거리에서 울고 있는 고양이를 떠올리면 집사들도 눈물콧물 범벅이 된다.

그렇게 닮고 싶었던 ‘형’에게 버림받은 똣또는 새 입양자를 만나지만 자유를 택한다. 삶이 힘겨운 고양이 친구들을 도우며 살기로 한 것.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그래도 버린 형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똣또의 어른스러움에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놀랍게도 작가는 원래 고양이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딸이 기르는 고양이를 보면서 그 매력과 인간과의 따뜻한 유대를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작가의 농막을 찾아오는 고양이 친구를 마음으로 품고 있다. 이 책은 지난 해 소년한국 우수어린이 도서에도 문학도서 부문에 선정됐다.

▲ ‘조선의 알파걸’에 수록된 삽화.


■ 조선의 알파걸

조선에서 알파걸로 불릴만한 사람이 누구일까. 작가에게 책 제목을 먼저 듣고는 신사임당, 허난설헌, 임윤지당, 김금원… 등을 떠올렸지만 모두 오답. 소현세자의 아내 ‘강빈’이 있었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인질 생활을 8년간 견디며 조선인 60만명의 자유를 위해 강인하게 버틴 여인이다. 지난 해 MBC드라마 ‘연인’에서도 등장했다.

강빈의 생을 어린이·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풀었다. 일반 조선시대 여성들과는 사뭇 다른 어린시절이 흥미롭다. 아직 먹어보지도 못한 귤나무가 얼어죽는지 확인하려고 ‘농사직설’이라는 책 제목을 외우고, 임진왜란 피난길을 적은 ‘쇄미록’도 유심히 본다. “넌 전쟁과는 상관없잖아. 네가 볼 책이 아니다”라며 열녀전이나 읽으라는 오빠의 말에 “전쟁과 상관없는 사람이 어디있어. 피해는 여성이 더 보는데. 싸움은 남자가 하는지 몰라도 여성은 그냥 앉아서 당한다고”라고 맞받는 모습은 그의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듯하다.

궁 생활을 시작한 강빈은 행복을 꿈꾼것도 잠시, 청나라 볼모로 잡혀가 땅을 직접 갈며 조선인을 위한 터전을 만들었다. ‘소현세자 부부의 볼모살이가 더 길어졌다면’ 등의 여러 가정을 통해 조선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스러져 간 수많은 조선 여인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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