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진영]‘개인 맞춤형’ 암 백신 경쟁

이진영 논설위원 2024. 4. 1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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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신기원을 열어줄 약물로 주목받는 암 백신은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예방용과 재발을 막는 치료용으로 나뉜다.

현재 널리 쓰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예방용이고, 치료용 백신은 작동 원리가 백신과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치료제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 백신을 선보였던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이 mRNA 기반의 암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암 백신 허가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하면서 상용화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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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의 신기원을 열어줄 약물로 주목받는 암 백신은 암에 걸릴 확률을 낮추는 예방용과 재발을 막는 치료용으로 나뉜다. 현재 널리 쓰이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예방용이고, 치료용 백신은 작동 원리가 백신과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치료제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 백신을 선보였던 세계적 바이오 기업들이 mRNA 기반의 암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암 백신 허가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하면서 상용화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두주자는 미국 모더나다. 오래전부터 암 백신 개발에 주력해 오다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mRNA 기술의 안전성을 확인한 후론 코로나 백신으로 벌어들인 돈을 미국 머크와 함께 암 백신 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는 항암제와 함께 썼더니 사망 위험이 62% 줄어들었다고 한다. 모더나는 임상 3상을 마치는 대로 2030년 암 백신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임상 1상 결과 종양 성장이 멈추거나 작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암 환자 1만 명 치료가 목표다.

▷mRNA 암 백신은 환자의 종양에서 채취한 암세포 단백질의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환자 몸속에 넣어 면역반응을 유도한 뒤 암세포를 죽이게 하는 원리다. 일반 백신과 달리 암세포 단백질의 유전정보만 있으면 바로 백신 개발이 가능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 맞춤형 백신을 6주 만에 생산할 수 있다. 종양의 위치를 몰라도 치료가 가능하고,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까지 죽이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어 ‘웃으며 치료받는 약물’로 불린다.

▷하지만 가장 속도가 빠른 모더나도 아직 임상 3상 단계이다. mRNA 암 백신을 맞은 환자가 적고, 장기간 추적 관찰한 환자는 더욱 적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이 맞지만 암 백신은 몸이 약해진 암 환자가 맞는 약물이어서 더욱 조심스럽다. 개인 맞춤형이므로 6년 후 출시돼도 가격이 비싸 엄두를 못 낼 수 있다. 췌장암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엔테크는 1회 투여용 백신 개발 비용을 35만 달러(약 4억8000만 원)에서 10만 달러로 낮추는 데 10년이 걸렸다.

▷mRNA 암 백신 시장은 2033년 32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암뿐만 아니라 심혈관이나 자가면역 질환 등 모든 질병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들이 의과학자들이다. 모더나의 암 백신 개발 책임자도 종양학 전문의다. 환자 한 명 한 명의 생명을 살리는 데서 보람을 찾는 의사도 필요하지만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연구로 세계 바이오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과학자들도 많아져야 한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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