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증 2장 찍으면 자판기서 무료 음료’…日 기업이 선택한 직원 복지

정아임 기자 2024. 4. 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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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회사 직원들이 자동 음료 판매기 앞에서 사원증을 찍고 있는 모습. /NHK

최근 일본 기업들이 직원 간 교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복지를 활용하고 있다. 사원증 2개를 찍으면 음료수가 나오는 자판기로, 비용은 회사에서 부담한다. 서로 교류가 없는 직원들끼리 음료수를 마시며 자판기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1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직원 간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공하는 ‘자동 음료 자판기’가 유행이다. 기존 음료 자판기와 다르게 2명의 직원들이 자판기에 사원증을 인증해야 각각 음료수 1캔씩을 무료로 마실 수 있다.

살충제를 제조 및 판매하는 일본의 한 회사는 올해 1월에 자동 음료 자판기를 도입했다. 비용은 회사가 지불한다. 이용자는 하루에 30쌍으로 최근 2개월 사이에 500명 정도가 이 자판기를 이용했다. 자판기 임대료는 한 달에 30만엔(약 268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월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직원들의 귀속 의식을 높일 수 있는 복리후생이라고 전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한 마케팅 회사도 재작년에 자동 음료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 회사는 전직원 170명 중 20%가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인데, 원격 근무가 많아 서로 안면도 없이 고립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회사 측은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에게 다른 사원과 자판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 카드를 제공했다. 마케팅 회사 에이전시 그룹 매니저 고토 오유키토 씨는 “(기업에) 들어오신 분들이 좀 더 기존에 있던 선배 사원들과 소통하기 쉬운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작년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기획부의 이시카와 시리나 씨는 “누구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할지 굉장히 불안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자동 음료 판매기 도입 후에 다른 직원과 이야기하는 계기가 생겼다”며 “적극적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2명이 함께 와서 음료를 먹도록 제품을 만든 이유는 일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직원끼리의 교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동 음료 판매기 업체의 마케팅부 마츠모토 슌 씨는 “술자리 등을 통한 모임이 줄어들면서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줄었다”며 “식사까지는 아니지만 자판기 앞에서 이야기하며 조금 더 의사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자동 음료 자판기는 3년 전에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는 400개 이상의 기업이 도입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입주자 간 대화 활성을 목적으로 부동산 회사가 아파트 등에 설치하고 있다고 NHK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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