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첫’ 타이틀···지역구 여성 후보 36명 당선
4·10 총선 지역구 여성 당선인은 총 36명이다. 역대 총선 중 최다 기록이지만 전체 지역구 당선인 중 15%도 되지 않는다. 대전에선 ‘첫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이 나왔다. 민주화 이후 10번째 총선에서 아직도 여성 의원에겐 ‘첫’ 수식어가 붙는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4명, 국민의힘이 12명의 지역구 여성 당선인을 배출했다. 각각 1석씩 지역구 의석을 가져간 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 당선인은 모두 남성이다.
민주당에선 대전 첫 여성 지역구 국회의원 2명이 나란히 탄생했다. 황정아 당선인은 대전 유성을에서 5선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황 당선인은 카이스트 출신 우주과학 전문가로 드라마 <카이스트>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다. 대덕연구단지를 품은 지역구에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하며 여성 과학자 출신 후보로 활약했다. 박정현 당선인은 대전 대덕을에서 현역 박영순 새로운미래 후보를 이겼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에선 권향엽 당선인이 46년만의 전남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격전지에서 여성 후보들의 활약도 빛났다. 한강벨트 서울 중·성동갑에서는 두 여성 후보가 맞붙어 전현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류삼영 후보 집중 지원에 나섰던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17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지낸 나 당선인은 5선 고지에 올랐다.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 가운데 최다선이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당선인은 경기 성남분당을에서 현역 재선 김병욱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 후보 중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이언주 경기 용인정 당선인은 4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다. 19대·20대 경기 광명을 의원이었던 그는 2017년 민주당을 떠났다가 국민의당·바른미래당·미래통합당 등을 거친 뒤 지난 2월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비례대표였던 이수진 당선인은 경기 성남중원에서 승리해 22대에선 지역구 배지를 단다.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은 6선에 성공했다.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으로 유력하다. 원내 제1당 최다선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 때문인데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6선은 추 당선인과 조정식 사무총장(경기 시흥을 당선인) 2명이다. 추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혁신적 과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역할을 기대하신다면 주저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판사 출신으로 5선(15·16·18·19·20대)을 거쳤고 당 대표를 지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맡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했다.
부산 연제에서 노정현 야권 단일화 후보를 꺾은 김희정 국민의힘 당선인은 부산 지역 유일한 여당 3선 의원이 됐다. 김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맡겠다고 밝혔다. 그는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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