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반 이론 만든 이스라엘 수학자 '튜링상' 수상

이채린 기자 2024. 4. 11. 1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작위성이 어떻게 컴퓨터 알고리즘을 형성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 밝힌 이스라엘 수학자 에이비 위그더슨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가 컴퓨터과학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

야니스 이오아니디스 ACM 회장은 "위그더슨 교수는 가장 유망한 젊은 연구자들을 이론 컴퓨터 과학 분야에 끌여들었다"면서 "올해 튜링상은 위그더슨의 무작위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뿐 아니라 그가 이론적 컴퓨터 과학 분야 전체에 간접적이지만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수학자 에이비 위그더슨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가 컴퓨터과학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 Dan Komoda/프린스턴고등연구소 제공

무작위성이 어떻게 컴퓨터 알고리즘을 형성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 밝힌 이스라엘 수학자 에이비 위그더슨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교수가 컴퓨터과학 부문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 2021년 수학계 최고 영예인 아벨상을 거머쥔 지 불 3년 만에 받은 상이다. 

계산기 학회(ACM)는 10일(현지시간) 계산 이론에서 무작위성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넓힌 공헌을 인정해 위그더슨 교수에게 2023 ACM AM 튜링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1966년 제정된 튜링상은 ACM이 컴퓨터과학 분야에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매년 시상하는 상이다. 현대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앨런 튜링을 기리기 위해 튜링상이라 이름 붙였다. 튜링상 수상자는 구글이 후원하는 총 100만 달러(13억60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위그더슨 교수는 '계산 복잡도 이론' 전문가다. 계산 복잡도 이론은 이론 컴퓨터 과학의 한 분야로 문제를 알고리즘 복잡도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분류하고 각 그룹의 관계를 연구하는 분야다. 이때 복잡도는 문제를 현실적인 시간 내에 푸는 알고리즘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나눈다.

그는 컴퓨터 보안 분야에 이산수학을 적용했다. 이산수학은 점과 선으로 이뤄진 그래프나 격자 또는 자연수처럼 연속적이지 않은 대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컴퓨터는 하드웨어 수준에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이로 인해 종종 무작위성 및 예측 불가능성 요소가 포함된 실제 문제를 모델링하기 어려울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위그더슨 교수는 일부 알고리즘에 무작위성을 삽입함으로써 문제를 더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작위성을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는 견고한 계산 이론에 적용해 더 좋은 결과를 낸 것이다. 

현재 암호화폐에 사용되는 ‘영지식 증명’이 그의 대표적인 업적이다. 영지식 증명은 두 사용자가 비밀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그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증명하는 방법이다. 3자에게 어떤 사실도 들키지 않고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인 셈이다.

위그더슨 교수는 계산 복잡도 이론을 이용해 모든 수학적 증명은 영지식 증명이 가능하도록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이용해 깨지지 않는 암호 체계가 있을 때 특정 복잡도를 가진 문제로 그 문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지식 증명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같은 그의 업적은 클라우드 네트워크에서부터 암호화폐를 뒷받침하는 암호화 방법에 이르기까지 컴퓨팅 분야가 발전하는 데 핵심이 됐다. 

위그더슨 교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퍼즐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수학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며 자랐다. 수학을 좋아했지만 일자리를 빨리 가지길 원했던 부모님의 조언으로 학부 때 '컴퓨터과학'을 전공으로 택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멘토를 자처하며 많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제공함으로써 이론 컴퓨터과학 분야로 끌어들인 존경받는 학자이기도 하다. 

야니스 이오아니디스 ACM 회장은 "위그더슨 교수는 가장 유망한 젊은 연구자들을 이론 컴퓨터 과학 분야에 끌여들었다"면서 "올해 튜링상은 위그더슨의 무작위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뿐 아니라 그가 이론적 컴퓨터 과학 분야 전체에 간접적이지만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위그더슨 교수는 2021년 "이산수학과 이론 컴퓨터 과학이 현대 수학의 중심 영역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을 받으며 아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