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미라' 밝혀진 정체…382년 전 숨진 남성

2014년 발견된 미라 주인공
민물고기, 가재 등 날 것도 섭취

[서울=뉴시스] 10년 전 경북 청도군의 무덤에서 발견된 미라의 주인공이 382년 전 숨진 62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사진=국립대구박물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남민주 인턴 기자 = 10년 전 경북 청도군의 무덤에서 발견된 미라의 주인공이 382년 전 숨진 62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국립대구박물관은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0월 경북 청도군 고성이씨 문중의 한 무덤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된 회곽묘(灰槨墓)의 주인은 고성이씨 도사공의 후손인 이징(1580∼1642)이라는 인물이다.

회곽묘는 땅을 판 뒤 석회층을 만들고, 그 안에 관이나 곽을 안치하는 형태로, 관 뚜껑을 열자 여러 옷감으로 꽁꽁 싸맨 시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비저고리, 도포, 적삼, 한삼, 버선 등을 갖춘 시신은 미라가 된 상태였다.

피장자(무덤에 매장되어 있는 사람)가 입고 있었던 의복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가로 43㎝, 세로 36㎝ 크기의 묵서가 발견됐다. 묵서에는 총 4행에 걸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정대영 학예연구사는 보존 처리한 묵서를 분석한 끝에 '조선국 경상좌도 청도군 북쪽의 수야리에 거주하는 경진년(1580년)생 이징은 임오년(1642년) 11월 초6일 임신 일에 사망했다'고 해석했다.

또 보고서에 실린 5편의 논고 중 '이징 묘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생물고고학적 분석'에는 이징의 살아생전 삶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홍종하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교수는 "미라의 신장은 165.1㎝으로 조선시대 일반적인 남성보다 큰 키에 영양 상태는 양호했을 것"이라며 "생명 활동이 멈춘 인체가 미라로 변하면 피부와 근육 등이 수축하면서 키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존 당시의 신장은 미라 상태에서 측정한 수치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징이 과거 먹었던 음식, 앓았던 병의 흔적도 발견됐다. 이징은 이소흡충증을 앓았으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기생학충 분석을 통해 생전에 농작물 외에도 민물고기나 가재 등을 날 것으로 섭취했음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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