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스토리] 사람 낚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댓글부대'
감독: 안국진 │ 주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5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영화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안국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 극장에 걸렸다. 사회성 강한 이야기를 스타일리시한 블랙코미디로 쌈박하게 포장한 솜씨가 걸출했기에 9년 만에 내놓은 신작, 그것도 손석구라는 스타와 합작한 '댓글부대'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재미나 만듦새는 나쁘지 않은데 흥행면에서 다소 부진하다는 게 아쉽다. 제작진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음을 예상했을 터라, 그 아쉬움은 사실상 결핍으로 느껴진다. 상업영화라면 영화관을 나올 때 관객들의 기분을 배려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작소설인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2015)는 엄청난 양의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동시대 언론의 방향을 좌우하는 댓글부대의 행태와 존재를 파고든다. 임상진 기자는 여론조작 댓글부대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인터뷰를 하게 된다. 찻탓캇은 합포회라는 수수께끼 같은 조직이 자신들을 이용해 어떤 식으로 그들 조직에 대항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무력화시켰는지 털어놓는다. 그가 묘사하는 특정 성향을 가진 카페 혹은 사이트들은 실명만 바뀌었을 뿐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익히 들어왔으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가입되어 있는 곳이다. 팀-알렙은 각 커뮤니티 가입자들의 성향을 철저히 파악해 그들이 무슨 댓글에 어떻게 반응하고 그것이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는지 예측함으로써 단단했던 유대감을 허물고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흥미진진하면서 오싹한 이야기로, 본래 기자출신이었던 작가의 취재 노하우가 잘 녹아 있고, 밀도와 속도감이 돋보인다.
■ 글 : 윤성은 영화평론가 (영화학 박사 / 전주국제영화제 이사)
YTN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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