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운 따랐다’ 김종민, ‘새로운미래’서 유일하게 당선

조한필 기자(jhp@mk.co.kr) 2024. 4. 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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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취소해 텃밭서 후보도 못내
김종민, 이재명 비판 삼가며 야권표 얻어
[세종갑에 출마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10일 오후 세종시 대평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옛말에 ‘될 사람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4·10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승리한 새로운미래 김종민 세종갑 당선인을 두고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부동산 갭 투기 의혹 등으로 공천이 취소됐고,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후보와 양자 대결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금배지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새로운미래에선 유일하게 당선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당선인은 56.93%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43.06%)를 13.87%포인트 앞서며 당선을 확정해 3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 당선인은 현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을 떠나 ‘야당 텃밭’인 세종갑에 도전을 선언한지 33일만에 뜻을 이뤘다. 이번 세종갑 선거는 막판까지 말 그대로 예측 불가의 초접전 승부였는데, 결국 승자는 김 당선인이 됐다.

김 당선인을 두고 주위에서는 ‘운 좋은 남자’라고 한다. 그야말로 ‘천운이 따랐다’라고 평한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민주당 텃밭인 이 선거구는 민주당 이영선, 국민의힘 류제화, 김 후보 간 3파전이 예상됐으나 이 후보의 공천 취소로 어부지리를 얻게 된 것이다. 로또 당첨이란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다.

실제 3파전 당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5%대에 불과해 사실상 당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영선 민주당 후보가 ‘재산 신고’를 허위로 해 민주당에서 공천을 취소하면서 김 당선인은 기회를 잡았다.

사실 세종시는 대표적 야권 강세 지역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세종 갑·을 모두 민주당 후보가 20%포인트 내외의 큰 차이로 이겼다.

결국 ‘갈 곳을 잃은’ 민주당 지지표를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봤다.

이에 원래 뿌리가 민주당인 김 당선인에게 자연 관심이 쏠렸다.

1964년 충남 논산 출생인 김 당선인은 서울 장훈고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83학번)를 나와 내일신문, 시사저널 기자로 활동했다. 2003년 노무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 정치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2004년 청와대 최연소 대변인에 임명됐고, 이후 친구인 전 안희정 충남지사 시절,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논산·계룡·금산 지역구에서 20대,21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고 2020년 열린 더불어민주당 8·29전당대회에선 1위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런 김 당선자를 두고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지지 여부에 대한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 자제와 정권 심판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하면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먼저 손을 잡아주는 지지자들이 많았고 “김종민은 안된다”며 투표 거부(보이콧) 얘기까지 하며 차가운 반응을 보이는 당원들도 꽤 많았다. 그가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4인방 중 한 명으로, 지난 1월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탈당한 전력 때문이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당선자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대신 정권 심판과 행정수도 완성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김 당선인은 “탈당 과정에서 당원이나 지지자분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과의 정책연대도 제안했다. 그는 민주당 색깔인 파란색 우의를 입기도 하고, 최근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 색깔인 노란색을 이용한 선거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TV 토론과 유세 현장에서 “이번에 정권심판, 정권교체의 최일선에 서서 검찰정권을 반드시 심판해 나라를 바로잡겠다”며 “정권 심판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범민주진영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뿌리가 같고, 정치적 가치와 궁극적인 목표도 같다는 점도 강조하며 진보 성향 유권자의 지지세 확보에 공을 들였다.

민주당 후보 공천 취소로 충격을 받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국 ‘그래도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수 없지 않냐‘며 마음을 돌렸다.

당선 확정 후 김 당선인은 “후보가 중도에 사라져 망연자실했을 민주당 당원들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분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정권심판의 대의를 위해 서운함과 혼란을 털고 지지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는 윤석열 검찰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에 대한 국민의 단호한 심판”이라며 “시민의 준엄한 명령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이번에 당선된 것은 정권심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못다 이룬 꿈인 행정수도 완성에 앞장서라는 세종시민의 명령”이라며 “연대·연합의 정치로 정권교체의 선봉이 되고 국회와 대통령 제2집무실의 조속한 이전은 물론 지역 현안인 상가 공실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등 세종의 숙제인 행정수도 완성의 바통을 이어받아 열심히 달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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