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생각 속 긍정·부정 감정 읽어냈다

이병구 기자 2024. 4. 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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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뇌의 활동 패턴을 측정해 사람의 생각 속 정서 상태를 읽어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우충완 뇌과학이미징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머신러닝으로 정서 상태를 읽어내 연구결과를 지난달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예측 모델은 새로운 뇌의 활동 패턴을 대입했을 때 매 순간 느끼는 자기 관련도와 긍·부정 정서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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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생각 속 자기 관련도와 긍정, 부정 정서는 성격과 인지 특성, 정신 건강 등을 알려주는 중요 지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뇌의 활동 패턴을 측정해 사람의 생각 속 정서 상태를 읽어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우충완 뇌과학이미징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의 활동 패턴을 측정하고 머신러닝으로 정서 상태를 읽어내 연구결과를 지난달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11일 밝혔다.

생각의 흐름은 무작위적인 것 같지만 대부분 '자신'과 관련됐다. 인간은 정보의 중요성을 판단할 때 본인과 얼마나 관련 있는지(자기 관련도), 본인에게 긍정·부정적인지(긍·부정 정서)를 고려한다.

자기 관련도와 긍·부정 정서는 성격과 인지 특성, 정신 건강 등을 알려주는 중요 지표지만 흘러가는 생각은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 내용이 바뀌는 '하이젠베르크 효과' 때문에 그동안 연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물리학에서 관측이 결과에 영향을 주는 현상인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심리학에서도 확장되어 적용된 것이다.

연구팀은 무의식적 사고와 가장 유사한 형태인 '개인 맞춤형 이야기 자극'을 만들었다. 참가자와 진행한 일대일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인터뷰는 안전·즐거움 등 긍정적인 주제와 위험·통증 등 부정적인 주제로 진행됐다. 

실험 참가자의 뇌 패턴은 맞춤형 이야기를 읽을 때 무의식적 사고와 가장 유사했다. 본인의 경험과 관련 감정으로 구성돼 기존 연구에서 사용한 자극이 우리 평소 생각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우충완 부연구단장(오른쪽)과 김홍지 연구원. IBS 제공

참가자들은 먼저 fMRI 기기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뇌의 활동 패턴을 기록했다. 이야기를 다시 읽으면서는 이야기 속 단어에 대해 순간순간 자신이 느끼는 자기 관련도, 긍·부정 정서를 보고했다. 수집된 49명의 데이터는 자기 관련도와 긍·부정 정서 점수에 따라 다섯 개 수준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각 수준에 따른 뇌의 활동 패턴을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예측 모델은 새로운 뇌의 활동 패턴을 대입했을 때 매 순간 느끼는 자기 관련도와 긍·부정 정서를 성공적으로 예측했다. 자유롭게 생각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동안 수집된 199명의 뇌 패턴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두 지표를 읽었다.

제1 저자인 김홍지 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원은 "이번 예측 모델은 개인 맞춤형 자극을 활용했다는 것이 이전 연구와의 차이점"이라며 "실험 조건에 국한되지 않은 일상적인 생각 속 감정도 해독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우충완 부연구단장은 "생각에 담긴 내밀한 감정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연구가 생각과 감정의 개인차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일으키는 생각과 감정의 패턴을 파악해 추후 사람의 정신 건강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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