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맞이 아웃도어 장비 재정비하기

김경선 2024. 4. 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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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추위가 꺾이면 자연스레 산으로 들로 마음이 흐른다. 겨우내 침묵했던 역마살이 일순간 터져 나오는 시기. 한동안 쓰지 않아 어딘가 이상해져버린 아웃도어 장비를 새 것처럼 만들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전수한다.

01 겨우내 묵은 등산화 살려내기

트레킹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를 꼽자면 에디터에게는 단연 등산화다. 짧고 순한 트레일이라면 일반 운동화도 문제없지만 험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등산이나 긴 시간 걸어야 하는 백패킹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웃도어 전문 에디터로 꽤 오랜 시간을 지내오는 동안 신어본 등산화만 수십 종이다. 그러나 애착이 가는, 늘 신게 되는 등산화는 손에 꼽는다. 오래 신어도 문제가 없는, 편안한 등산화를 만나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애착 신발의 상태가 말이 아니다. 꼬질꼬질 때가 끼고, 여기저기 가죽이 벗겨져 안쓰러울 정도. 겨울동안 잠자고 있던 등산화를 살리기 위해서는 조치가 필요하다.

묶은 때를 벗겨내는 첫 번째 단계는 세척이다. 신발 속 돌이나 흙 같은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단순히 신발을 뒤집어 터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깔창을 빼고 이물질을 꼼꼼하게 털어낸다. 밑창은 요철이 많으니 칫솔이나 브러시를 이용해 사이사이의 흙을 제거하고 물을 이용해 닦아준다. 어퍼는 오염이 심하지 않으면 간단히 브러시로 털어주고, 오염이 심하면 부위별로 물 세척을 한다.

물이 닿아 젖은 등산화가 완전히 건조되면 왁스 작업이 필요하다. 합성 소재의 신발은 이 과정을 생략해도 좋지만 가죽 등산화라면 초기의 광택과 발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어퍼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가죽용 왁스를 어퍼 전체에 꼼꼼하게 묻혀주고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문질러 닦아준다. 이때 주름이 접혔거나 굴곡진 부분은 더 세심하게 왁스질을 하는 것이 좋다.

세척과 왁스 작업을 마치면 1~2일간 자연건조를 하고 신발장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장시간 등산화를 신지 않는다면 신문지나 키친타월 등을 신발 속에 넣어두면 보다 쾌적하게 신발을 신을 수 있다.

02 더러워진 텐트 새것처럼 되살리기

캠핑은 다채로워서 흥미롭다.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아래서 캠핑을 하기도 하고, 텐트를 뚫을 듯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우중 캠핑을 하기도 한다. 변화무쌍한 아웃도어 환경의 최전방에서 캠퍼들을 지키다 보니 다른 장비들보다 더 빨리 상하거나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캠핑장 환경도 마찬가지다. 거친 파쇄석 바닥 위에 몸을 싣기도 하고, 질척한 노지 위에 누워 비바람을 오롯이 맞아낸다. 몇 번 사용하지 않아도 흙이며 낙엽, 이물질이 잔뜩 묻어나기가 일쑤이며, 패킹을 하며 딸려 들어온 자연의 부산물들로 인해 조금씩 삭기도 한다.

​​​​​​우중 캠핑 후 텐트를 잘 말리지 않거나 습기가 많은 공간에 오래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발수 기능이 떨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텐트가 오염됐다고 판단되면 가능한 빨리 세척하는 것이 텐트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통 텐트의 오염은 흙이나 먼지, 나뭇잎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에 텐트를 펼치고 부드러운 솔이나 스펀지로 이물질을 털어낸다. 미지근한 물에 푼 중성세제를 스펀지에 묻혀 텐트 표면을 닦고 깨끗한 물로 헹궈낸 후 잘 널어 완전하게 말려야 한다. 곰팡이도 마찬가지다. 중성세제를 이용해 닦아내고 물로 헹군 후 깨끗한 천으로 물기를 제거해 말려준다. 기름때가 묻은 경우에는 중성세제만으로는 오염이 잘 제거되지 않는다. 이때는 기름제거제를 먼저 사용하고 중성세제로 닦아 헹궈준다.

텐트를 세척하다 예상치 못한 파손을 발견하기도 한다. 텐트 일부분이 찢어지면 물이 새어 들어올 수 있으니 텐트 수선용 테이프를 사용해 찢긴 부분을 메워주자. 텐트 안과 밖 양쪽에 수선용 테이프를 붙이는데, 이때 찢긴 부위와 비슷한 크기로 붙이기보다 넉넉한 사이즈로 잘라 붙여야 차후의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03 꿉꿉한 침낭 복원하기

캠핑 장비 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아이템을 꼽는다면 침낭이 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에디터가 이야기 하는 침낭은 저렴한 솜 침낭이 아니다. 구스 다운을 가득 채운 프리미엄 침낭 이야기다. 구스 다운이나 덕 다운을 사용한 침낭은 가벼우면서도 극강의 따뜻함을 제공한다. 하지만 합성 솜을 채운 침낭에 비해 보관과 세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구스 다운 침낭은 습한 곳을 피하고 선선한 곳에 보관해야 제 기능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펼친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침낭의 크기나 부피가 상당하다 보니 사용 후 압축한 상태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꿉꿉하고 눅눅하게 될 수 있다.

침낭을 꺼냈을 때 습기가 느껴지고 냄새가 날 때는 세탁하는 것이 좋다. 비싼 침낭을 잘 관리한다고 드라이크리닝을 맡기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금물이다. 침낭은 중성세제를 이용해 빨아주는 것이 좋다. 침낭이 물을 먹으면 부피가 더 커질 수 있으므로 커다란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 중성세제를 풀고 침낭을 넣어 밟아준다. 여러 차례 헹궈 내부의 세재를 모두 제거하고 물기는 손으로 꾹꾹 눌러 짜준다. 말릴 때는 건조대 위에 평평한 상태로 올려 두자. 일반 빨래처럼 줄에 늘어뜨려 걸어놓으면 다운이 한 곳에 뭉치고 잘 마르지 않는다. 며칠 간 바짝 말려 건조한 후에는 침낭을 손으로 툭툭 때려가며 충전재의 부피를 원상복귀 해야 한다.

침낭이 찢어지면 내부의 충전재가 빠져오는데, 이럴 때는 텐트나 타프 수선용 천을 크기에 맞게 잘라 붙여준다. 이때 침낭에 굴곡이 없도록 완전히 펼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04 야외에서 뽀송뽀송하게 살아남는 법

아웃도어 환경은 늘 변화무쌍하다. 특히 고도가 높은 산이나 기상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해안의 날씨는 더욱 그렇다.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맞을 수도 있고, 무더운 날씨에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기도 하며, 살을 에는 추위에 영혼이 빠져나가기도 한다. 그래서 아웃도어 장비가 중요하다. 평상시에 입는 옷이나 신발, 각종 아이템이 아웃도어라는 이름을 입고 고가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 만큼의 기능성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액티비티를 즐길 때는 체온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땀이 너무 많이 나거나 비가 와 옷이 흠뻑 젖은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내 몸을 뽀송뽀송하게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안전한 아우팅의 기본이자 초보자와 숙련자의 차이이기도 하다.

쾌적한 트레킹을 위해서는 레이어링이 필수다. 속건성 베이스 레이어 위에 보온과 통기성이 좋은 미들 레이어를 입고, 방수와 방풍을 위한 아우터 레이어를 걸치는 것이 좋다. 더우면 아우터를 벗고, 추우면 다시 입어가며 체온 조절을 하고 내부 습기를 배출해야 한다. 장시간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다면 배낭 레인 커버도 꼭 챙기자. 장마철이 되면 기상예보와 달리 소나기가 자주 내리기도 하니 배낭 한쪽에 늘 커버를 상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내부 짐들도 팩 라이너를 사용해 방수 패킹을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침낭이나 여벌의 옷은 필수로 패킹하자.

마지막으로 트레킹으로 피로하고 지친 발을 위해 신발 내부를 늘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에는 고어텍스 같은 방수 소재로 된 등산화를 신어주어야 우천 시나 계곡 등을 지날 때 신발 내부까지 젖는 것을 방지한다. 신발만큼 중요한 것이 양말이다. 보통 등산화는 좋은 것을 구매하지만 양말은 서랍에서 잡히는 대로 신고 나서는 경우가 많다. 좋은 양말에 투자하는 것은 보송한 발을 위해 중요한 요소다. 면 소재는 땀이 잘 마르지 않으니 통기성과 속건성이 우수한 소재의 양말이 좋다.

05 음식 찌꺼기 가득한 스토브 청소법

캠핑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야외에서 먹는 맛있는 식사를 꼽는 캠퍼들이 많다. 그만큼 캠핑에서 요리는 빠질 수 없는 행위다. 오토 캠핑이냐, 미니멀 캠핑이냐, 백패킹이냐에 따라 요리용 스토브의 크기와 형태도 달라지는데, 대개 오래 사용하면 음식물이 넘쳐 찌꺼기가 끼는 것은 매한 가지다. 문제는 음식물 찌꺼기가 계속 쌓여 점화부가 고장 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점. 가능하면 요리 후 흘러넘친 음식물을 바로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 좋지만 이미 고장이 나버렸다면 스토브 내부 청소만으로 간단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토 캠퍼들이 많이 사용하는 2구 가스 스토브는 백패킹용 버너보다 음식물 찌꺼기가 더 잘 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스스토브는 점화부와 제너레이터, 연료 호스, 몸체로 구성돼 있다. 청소를 위해 스토브의 덮개를 분리한다. 점화부 주변은 굴곡이 많아 흘러넘친 음식물을 닦을 때 완벽하게 제거되기 힘들다. 점화부를 잘 닦아 내기 위해서는 스토브 다리 받침대를 분리하고 점화부와 연료통 연결 부위를 잇는 제너레이터를 빼낸다. 다음 점화부를 빼내 브러시나 칫솔로 오염물을 깨끗이 털어낸다. 에어 펌프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먼지를 털어주면 청소 완료다. 스토브를 분리한 역순으로 부품을 조립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면 된다.

스토브 청소를 소홀이 하다 보면 고장까지는 아니어도 화력이 현저하게 약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오토 캠핑용 가스스토브 외에 모든 스토브 종류가 마찬가지다. 백패킹용 버너 역시 받침대를 빼내 내부 오염 물질을 깨끗이 닦아 내고 화구 부분도 분리해 청소한다. 특히 가스 배출구 쪽을 꼼꼼하게 닦아주어야 한다. 노즐도 분리해 가스가 나오는 구멍이 막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얇은 바늘이나 핀으로 막힌 구멍을 뚫어주면 문제 해결. 역순으로 꼼꼼히 조립해 제대로 작동하는 지 확인한 후 사용하자.

김경선 / skysuny@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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