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같은 봄 풍경이 펼쳐지는 힐링 여행, 완주 [투얼로지]

김재범 스포츠동아 기자 2024. 4. 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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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읍에 있는 우석대 캠퍼스의 문화역사전망대 ‘W-SKY23 누리마루’. 만경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신상’ 뷰 포인트다. 사진제공|지엔씨21
빨리 올 줄 알았더니 오히려 더 늦게, 천천히 찾아오고 있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전국이 온통 봄꽃 소식일텐데, 수도권이나 중북부는 기대했던 화사한 꽃대궐의 절정이 아직이다. 그래도 남쪽은 신록이 짙어지면서 계절의 아취가 짙어지고 있다. 완주는 봄에 즐길 풍광이 풍부한 곳이다. 꽤 여러 번 찾았지만 늘 느낌이 새롭다. 이번 방문길도 만경강을 내려다보는 멋진 명소가 새로 등장해 설레임을 주고, 산중턱에 차분히 앉아 다시 찾아온 여행객을 반기는 옛 친구 같은 고찰이 정겹기만 하다.
●봄나들이 기대 모으는 새 명소들
삼례읍에 있는 우석대 캠퍼스의 문화역사전망대 ‘W-SKY23 누리마루’. 우석대 본관 23층과 옥상에 걸쳐 8개의 넓은 조망창을 가진 글라스타워 전망대와 야외개방형 루프가든으로 이루어졌다. 사진제공|지앤씨21
삼례읍에 있는 우석대 캠퍼스의 문화역사전망대 ‘W-SKY23 누리마루’는 만경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신상’ 뷰 포인트다. 완주의 새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본관 23층과 옥상에 걸쳐 8개의 넓은 조망창이 인상적인 글라스타워 전망대와 야외개방형 루프가든으로 이루어졌다. 전망대가 있는 우석대 본관 23층에는 ‘완주문화역사 복합전시관’이 있다. 완주군의 문화역사전시와 함께 작은 공연과 발표를 할 수 있는 무대, 계단형과 평면형 좌석, 카페 등으로 이루어졌다. 25일 공식오픈 예정이다.
3대째 농사를 짓는 농부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5명의 지역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농장형 카페 본앤하이리. 레몬나무가 가득한 온실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지앤씨21
호젓한 시골 마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용진읍의 본앤하이리 카페는 3대째 농사를 짓는 농부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5명의 지역 청년들이 함께 운영하는 농장이다. 팜하우스, 팜카페, 전통식품 연구소(가공식품공장), 브런치 연구소(키친), 이웃마켓, 팜교육장 등 농업 관련한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졌다. 본핸하이리란 이름은 ‘용진읍서 두 번째 마을’이라는 의미의 붙여진 하이리(下二里)와 ‘나고 자랐다’는 의미의 영어 ‘BORN’의 합성어다. 이곳은 무엇보다 레몬나무가 가득한 온실이 무척 인상적이다. 시그니처 상품인 단호박 식혜, 떡 류, 레몬 에이드를 비롯해 팜카페 메뉴를 직접 지은 농산물로만 만든다. 농장 산책, 단호박 파이 만들기, 레몬청 만들기 등 원데이클래스도 인기다.
●풍광 예쁜 두 절집, 화암사와 위봉사
봄비가 살짝 내려 정취가 더욱 그윽한 화암사. 절로 가는 길과 경내 풍광이 예쁘기로 정평이 난 곳이다. 사진제공|지앤씨21
불명산 자락에 있는 화암사는 조선시대 사찰이다. 시인 안도현이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라고 소개하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잦아졌다.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한 곳으로 자연 지형을 최대로 살려 지은 절의 자태가 안도현 시인의 찬사처럼 멋지다. 특히 요즘 같은 봄날 화암사 가는 길은 백합과의 야생화인 얼레지가 피어 있어 유명하다. 사찰 건물 중 극락전은 국보 제316호다.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이나 1605년(선조 38년)에 다시 지었다.
봄의 정취가 무르익은 위봉사의 사천왕문. 비구니 도량으로 사찰 건축물의 배치나 공간 구성이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세련되고 단아하다는 표현이 참 잘 어울리는 사찰이다. 사진제공|지앤씨21
위봉사는 위봉산 마루턱, 위봉산성 안에 있다. 큰 사찰은 아니지만 ‘추출산위봉사’라고 적힌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널찍한 절 마당이 산자락을 등지고 눈앞에 펼쳐진다. 깊은 산속의 절인데도 마당이 제법 평탄하다. 보광명전 앞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절이 지나온 유장한 세월을 대변해준다. 비구니 도량으로 사찰 건축물의 배치나 공간 구성이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세련되고 단아하다는 표현이 참 잘 어울린다. 특히 팔작지붕으로 유명한 보광명전 지붕 용마루와 위봉산 능선과의 어우러짐은 사진으로 담아갈 가치가 있다.
●한옥스테이와 한방체험, 오성한옥마을과 안덕마을
신록이 돋아나는 봄날 정취와 한옥이 어우러진 오성한옥마을.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 좋은 곳에 지형의 높낮이에 맞춰 지어진 전통한옥들이 모여 있다. 사진제공|지앤씨21
소양면의 오성한옥마을과 구이면의 안덕마을은 이름에는 마을이 붙었지만, 테마관광지에 가까운 곳들이다.

오성한옥마을은 주변에 종남산, 서방산, 위봉산 등 울창한 산림과 맑은 계곡, 호수가 어우러진 풍광 좋은 곳에 지형의 높낮이에 맞춰 지어진 전통한옥들이 모여 있다. 예전부터 있던 집들도 있지만 대부분 원래 이곳에 있던 고택들이 아닌 다른 고장의 집을 옮겨 오거나 전통양식으로 새로 지은 곳들이다. 2012년 한옥 관광지원화지구로 지정된 뒤 50가구 중 23채가 한옥과 고택으로 이뤄져 있어 드라마나 광고촬영 배경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완만한 언덕을 따라 자리한 한옥들이 사진에 담기 좋고, 숙박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전통 방식의 시골밥상과 부꾸미 등 먹거리와 마을안길 걷기 및 생태숲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오스 갤러리, 아원고택, 소양고택 등이 유명하다.

한방웰니스관광지인 완주 구이안덕마을의 쑥뜸체험. 이외에 10여 가지 한약재를 달인 물로 황토 흙을 빚어 만든 토속한증막 체험도 한증과 산책을 함께 하는 마을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사진제공|지앤씨21
안덕마을은 면적 절반 이상이 모악산 도립공원에 속해 있다. 한의원과 연계한 건강 체험프로그램과 건강 힐링교실이 있다. 10여 가지 한약재를 달인 물로 황토 흙을 빚어 만든 토속한증막 체험은 한증과 산책을 함께 하는 마을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한증막과 연결된 ‘옛금광굴’은 한 여름에도 시원한 천연 피서지다. 이 외에 쑥뜸체험과 한방향기주머니 만들기, 손수건 천연염색,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매듭 팔찌 만들기, 농작물 수확체험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

●모악산 웰니스 축제

해발 793m 모악산은 완주군, 전주시, 김제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정상에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있는 형상의 바위가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 옛날에는 모악산에서 금이 많이 나서 금산이란 지명이 생겼다. 지금도 주변에 사금광산 흔적이 몇 군데 남아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동으로 전주, 남으로는 내장산, 서쪽으로 변산반도가 멀리 보인다.

모악산은 봄 풍경이 아름답다. 이름처럼 어머니 품과 같은 정겨운 산이어서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 모악산 아래 전북도립미술관 로비에 서면 구이 들판과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2023년 열린 모악산 웰니스 축제. 올해는 13일과 14일 전북도립미술관 잔디광장에서 진행한다. 맨발 등반, 모악산 숲크닉, 구이저수지 둘레길 걷기 등이 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기획 프로그램이 있다. 사진제공|완주군청
이번 주말 13일과 14일에는 전북도립미술관 잔디광장에서 ‘제2회 완주 모악산 웰니스 축제’가 열린다. ‘건강의 길을 지나, 행복의 마을을 들러, 치유의 숲으로’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모악산~대원사 구간의 맨발 등반,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모악산 숲크닉, 구이저수지 둘레길 걷기 등이 봄 정취를 느끼기 좋은 기획 프로그램이다.

축제 기간 모악산 공원 축구장에서는 열기구를 운영한다. 열기구에 탑승하면 모악산부터 구이저수지까지 일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안덕마을 건강힐링체험마을에서는 안덕마을 토속한증막과 한의사의 진료로 면역쑥뜸을 체험할 수 있다. 이 외에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하는 전시, 체험, 판매 부스에서 농, 임산물과 먹거리도 판매한다.

완주|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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