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쓰니 팔레스타인 국기가…애플 ‘반유대주의’ 논란

김미나 기자 2024. 4. 1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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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 메신저 채팅창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핵심 지역인 '예루살렘'(Jerusalem)을 입력하면 팔레스타인 국기 이모티콘이 자동 추천돼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유대인인 레이철 라일리는 1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아이폰 운영체제인 아이오에스(iOS) 17.4.1 버전으로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한 뒤, 메신저 채팅창에 '예루살렘'을 적자, 팔레스타인 국기가 추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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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iOS 업데이트 뒤 발견…“일종의 반유대주의” 반발
영국 비비시(BBC) 누리집 갈무리

애플이 아이폰 메신저 채팅창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핵심 지역인 ‘예루살렘’(Jerusalem)을 입력하면 팔레스타인 국기 이모티콘이 자동 추천돼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의 유명 방송인이자 유대인인 레이철 라일리는 10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아이폰 운영체제인 아이오에스(iOS) 17.4.1 버전으로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한 뒤, 메신저 채팅창에 ‘예루살렘’을 적자, 팔레스타인 국기가 추천됐다고 밝혔다.

그는 런던, 워싱턴, 캔버라, 더블린, 서울, 도쿄 등을 열거하며 “다른 수도 이름을 입력해도 그 나라의 국기가 추천되지 않았다”며 애플 쪽을 향해 “이것은 회사의 의도적인 행위인지, 아니면 악성 프로그램을 통제할 수 없었던 것인지 설명하라”고 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 대해 이중잣대를 보이는 것은 일종의 반유대주의다. 그 자체가 유대 민족에 대한 인종차별의 형태”라며 자신을 “진심으로 반유대주의가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는 유대인 여성“이라고 했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영국 버전 영어 키보드에서만 이렇게 나타나고, 미국 버전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애플은 해당 문제가 ‘예상 이모티콘’ 기능에 따른 오류라고 설명했다. 아이폰은 문자창이나 비슷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단어를 입력하면 이모티콘을 제안하도록 돼 있는데 여기에서 팔레스타인 국기가 표출된 것은 일시적 오류라는 것이다. 애플은 영국 비비시(BBC )에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변경사항으로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 ”고 해명했다 . 애플은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도 언제까지 수정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비시는 덧붙였다 .

비비시는 이런 논란을 소개하면서 예루살렘이 뿌리 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속 가장 까다로운 분쟁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분할할 수 없는 수도로 보지만,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이 미래에 건설할 국가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예루살렘 지역에는 팔레스타인인이 주로 거주해왔으나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뒤 지금까지 점거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가자전쟁이 발발한 뒤인 지난해 12월 동예루살렘에 새 정착촌을 만들어 유대인들을 이주시키는 ‘하부 수로’ 프로젝트를 승인하기도 했다. 동예루살렘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중 때 아닌 논란을 일으킨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모기업인 메타는 인스타그램에서 아랍어로 자신을 팔레스타인인이라고 적은 사용자들의 소개 항목을 자동 영어 번역으로 바꾸면 ‘테러리스트’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메타 쪽은 자동 번역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설명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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