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젊을 때다

곽노필 기자 2024. 4. 11. 09: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다이어트(소식)에도 적용돼야 할 것같다.

미국 코네티컷대 의대 과학자들이 초파리 실험을 통해 노년기의 소식이 건강 개선은 물론 수명 연장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생후 50일 또는 60일 시점에서 뚱뚱한 초파리의 식단을 저칼로리로 전환하자, 수명이 늘어나고 신진대사도 좋아진 것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곽노필의 미래창
초파리 칼로리 섭취 제한 실험 결과
노년기에 소식해도 수명 연장 효과
노년기의 소식은 건강 개선은 물론 수명 연장 효과까지 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픽사베이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다이어트(소식)에도 적용돼야 할 것같다.

미국 코네티컷대 의대 과학자들이 초파리 실험을 통해 노년기의 소식이 건강 개선은 물론 수명 연장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소식은 비만을 치료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가운데 하나이지만 노년기에 얼마나 유익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는 그동안 불분명했다.

일명 날파리라고도 불리는 초파리는 한 세대가 12일 전후로 짧아서 유전학, 발생학 등의 생물학 실험용으로 많이 쓰인다. ‘동물계-절지동물문-곤충강-파리목’에 속하는 초파리는 생물 분류체계상 사람(동물계-척삭동물문-포유강-영장목)과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유전학상으로는 인간과 DNA의 75%를 공유할 정도로 가까워 연구 결과의 유용성이 크다. 특히 대사 경로 중 상당 부분이 사람과 같아서 초파리 식단 실험은 인간 건강 연구에 여러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우선 수컷 초파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고칼로리 식단을 제공해 살을 찌웠다. 다른 그룹엔 칼로리 섭취량을 제한했다. 고칼로리 그룹엔 일반적인 섭취량의 최대 3배, 저칼로리 그룹엔 절반 정도를 공급했다.

그랬더니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파리들은 일반 초파리의 수명보다 훨씬 긴 최대 120일까지 살았다. 반면 고칼로리 식단을 섭취한 뚱뚱한 파리는 평균적으로 80일 미만을 살았다.

생후 50~60일의 초파리에 저칼로리 식단을 공급하자 신진대사가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났다. 픽사베이

오랜 기간 고칼로리 섭취 후 전환해도 효과

그러나 연구진이 정말로 놀란 것은 늙은 초파리도 식단을 바꾸면 수명이 늘어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생후 20일이 된 어린 파리의 식단을 고칼로리에서 저칼로리로 바꾼 결과, 평생 저칼로리 식단을 섭취한 파리와 거의 비슷한 기간 생존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생후 50일 또는 60일 시점에서 뚱뚱한 초파리의 식단을 저칼로리로 전환하자, 수명이 늘어나고 신진대사도 좋아진 것이었다. 생후 50~60일은 뚱뚱한 초파리가 대부분 사망하는 나이다.

코네티컷대 의대 브렌트 그래블리 교수(유전학)는 “파리가 상당 기간 고칼로리 식단을 섭취한 후 저칼로리 식단으로 전환해도 수명 연장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놀라운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칼로리 식단에서 고칼로리 식단으로 바꾸면 수명이 단축됐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2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된 앨라배마대의 초파리 고지방 식단 실험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연구진은 고지방 식단을 한 그룹에겐 24시간 동안 주고, 다른 그룹에겐 하루 12시간만 주었다. 그 결과 시간 제한 식사(TRF)를 한 초파리의 근육 힘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근육 내 지방이 감소하면서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의 효과가 동물 실험에서만 입증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에이징 셀’에 발표된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에 따르면 90명의 2년 식생활을 추적 관찰한 결과, 칼로리 섭취량을 12%만 줄여도 염증, 골격근 생성, 전반적인 근육 회복과 관련된 지표 등 여러 건강 및 노화 관련 수치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염증과 노화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칼로리 제한 식사는 노인들의 염증을 예방하는 강력한 도구”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73/pnas.2311019120

Late-life shift in caloric intake affects fly metabolism and longevit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