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최근 물가 지표 너무 높아”… ‘신중론’ 재확인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 공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근 물가 지표가 너무 높다는 것에 의견이 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위원은 연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연내 3회 금리 인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사록에는 “회의 참석자들은 강한 경제 모멘텀을 가리키는 지표와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지표에 주목했다”면서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더 강한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적혀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전반적으로 고물가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에 주목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가자지구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시킬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라고 했다. 느슨한 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대부분 위원은 올해 내 일정 수준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유지했다. 의사록에는 “거의 모든 참석 위원은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일 경우 연내 어느 시점에선가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의 3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3.7% 상승)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이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56.4%에서 이날 19.5%로 급락했다.

앞서 지난달 19~20일 열린 FOMC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3월 회의 후 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우리는 지난 두 달간 울퉁불퉁한 인플레이션 지표를 봤다”면서 “앞으로도 울퉁불퉁한(bumpy)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파월은 두 달 간의 수치가 계절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표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한편 대부분 연준 위원은 2017∼2019년 실행됐던 양적긴축(QT)의 종료 당시 경험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대차대조표 축소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대다수 위원은 자산매각 속도를 조만간(fairly soon) 늦추기 시작하는 게 신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