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멈추고… 지역발전 이끌 정책•입법 힘써주길” [4·10 총선 당선인에 바란다]

경기일보 2024. 4. 1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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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혁(32) 고양시 거주 직장인

 

■ 출퇴근 시간만 3시간… 교통 문제 해결을 

지난해부터 고양특례시에 살고 있다. 

서울 살 때는 몰랐던 불편함을 하나둘씩 겪었다. 대표적으로 교통 문제다. 이곳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아 버스나 지하철을 타러 가는 데만 걸어서 20분씩 걸리고, 그마저 배차 간격이 길어 차 하나를 놓치면 그 다음 차는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 출퇴근 시간만 하루에 총 3시간 이상인 이유다.

도민이 겪는 불편함을 출마자들도 의식한 듯하다. 이번 총선 때 각 후보는 차량기지의 이전, GTX 조기 완공 등 경기도의 교통 문제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하루에 200만명이나 되는 만큼 교통 시간 단축을 위해 증차, 배차 간격 개선 등 여러 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선인은 앞으로 경기도민이 더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문제를 꼭 해결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당선인은 경쟁과 다툼의 프레임을 버렸으면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분열이 팽배해 있다. ‘기후동행카드’ 문제만 봐도 서울시가 김포·군포·과천 등은 기후동행카드 적용 지역에 포함해 다른 지역과 격차가 벌어지게 생겼다. 서울 편입 문제 때문에 각 시가 경기도를 패스하고 서울과 소통하는 불통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두 경기도가 단합되지 않아 생기는 일이다.

당선인들은 이런 부분의 문제를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당선인이 자신의 당적을 초월해 모두와 손을 잡아야 한다. 


남궁세희(26) 경기도체육회 대회지원팀 주임

■ 체육 분야 관심 갖고 국제대회 유치 늘려야

체육인 출신 국회의원이 아니면 체육에 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관심을 넓혀 전반적으로 체육 분야에도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학원 체육부터 전문체육, 생활체육까지. 여러 현안에 대해 깊게 살펴주시길 바란다.

예를 들어 군 면제가 걸려 있는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 자세한 현안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채로 여론에 휩쓸려 체육인들을 다그치는 경향이 있다. 

군 면제 달성 여부와 상관없이 세대교체라든지 각 종목의 사정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당장 성적이 안 나오더라도 더 깊게 종목 하나하나의 사정을 깊게 들여다봐 주셨으면 한다.

또 체육회 실정이나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경기도에 한정해 이야기한다면 ‘체육웅도’라 불리는 것과 어울리지 않게 타 시·도 대비 ‘국제 대회’를 개최하는 비율이 떨어진다. 체육시설의 노후화가 많이 진행됐고, 국제 규격에 맞지 않는 구장이 많다.

이 문제를 도체육회서만 단독 개선하려 애쓰기보다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추진해 국제 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경기도는 인구 대비 시설 수가 부족하고, 도체육회는 시설 보수 권한이 없다. 앞장서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 대회 유치권을 확보하는 것은 ‘도 운영비’로 운영되는 만큼, 도청이나 국회의원이 나서 앞선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박원주(26) 한국외국어대 한국어교육과

■ 청년들 정치 관심 갖게… ‘체감정치’ 필요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의 아픔을 전달하고 이 목소리가 다가올 22대 국회에 닿길 바라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에서 사회 다방면에 걸쳐 공부하는 대학생이다.

오늘날 한국 정치의 모습은 일상이 돼버린 ‘심판론’이라는 정치적 언어 속에는 세력의 전환만 모색하는 모습만 숨겨져 있을 뿐, 상대를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드러나지 않는다. 이렇게 한정된 의석을 두고 벌어지는 치킨게임은 토론과 합의를 통해 중간 지대를 만들어야 하는 정치의 본질을 요원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당선인들이 큰 그림에 치우쳐 디테일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례로 노동 문제는 과거처럼 ‘노동자’와 ‘자본권력’ 간의 대립이 아닌, 대기업 정규직과 나머지 또는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볼 수 있다. 이번 당선인들은 이런 다면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해, 신중하고 깊이 있는 정책을 내놨으면 한다.

또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 ‘체감 정치’가 필요하다. 청년 하나하나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 직전까지 나왔던 대표적인 청년 정책들은 공허해 보인다. 제22대 국회는 끝없이 질문해야 한다. 왜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있는지, 자신들이 내놓은 정책이 청년의 간절함에 닿을 수 있는지 현실성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변정빈(19) 수원 청명고 3학년

■ 생애 첫 투표… 다양한 배움의 길 열렸으면

유권자로서 생애 첫 투표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누가 더 나은가를 고민한 게 아니라 누가 덜 나쁜 사람인지를 고민해야 했다. 차별성 있는 후보가 없어 오랫동안 망설였다.

어찌됐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고 새로운 4년이 시작됐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학생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

지역 곳곳에서도 문화 예술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동네에서 거리를 걷다 보면 보이는 것은 영어, 수학 학원들뿐이다. 촬영, 연출 기법 등 영화와 관련된 것들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다.

영화도 입시를 하는 곳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영화 입시학원은 서울에 몰려 있다. 촬영 기술이나 제작 기술 등을 배우려면 위탁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배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마저 이 동네에서는 찾아 보기 힘들다.

영화 기생충과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 열풍을 주도한 영화와 음악들로 세계인들이 K-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대표 사례들로 이미 K-콘텐츠의 비상과 저력은 입증됐다고 하지만 현실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에서조차 영화를 제외한 연극과 뮤지컬 등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렵다. 

문화로 이끌어 가는 행복한 사회, K-컬처가 이끄는 글로벌 문화강국의 도약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진심어린 지원을 당부드린다.


오현숙(65) 전 양주부시장

■ 노년세대 경험•지혜 살린 일자리 많아져야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은 앞으로 4년간 자신들의 삶과 국가의 운명과 미래를 위해 당선인을 선택했다.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늘 한 가지뿐이다. ‘초심’을 잃지 말고, 민(民)만 바라보고 국민의 삶이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지는 정치를 해주시기를 바란다.

특히 많은 국가적 현안 중 세계 최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에 대한 대처도 시급한 과제다. 베이비붐세대 (1955~1963년생) 700만명이 이제 만 65세 법정 노인 인구(올해 1959년생)로 속속 편입되고 있다. 베이비붐세대 노인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과거의 노인에 비해 젊고 활동적 노인(active senior), 생산적 노인(productive senior)으로 불리기도 한다. 

베이비붐세대 노인들이 미래 세대의 짐이 아닌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보편적 복지 시혜 정책보다는 경제적 상황에 따른 ‘맞춤형 복지’ 정책과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일거리와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시급한 민생 법안들이 정치적 상황 때문에 제때 처리되지 않거나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정당 간의 힘겨루기로 변질되기도 하는 상황들이 안타까웠다.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께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정치풍토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이민호(35) 베트남 출신 귀화인

■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 외국인 편견 개선

2008년 한국에 와 귀화 시험을 보고 10년 만에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한류 문화, K-드라마를 보고 무작정 한국에 오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이 벌써 15년 전 일이 됐고, 지금은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시흥에서 사랑스러운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18년부터 생긴 투표권은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외국인이었던 내가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지는 정치인들을 직접 뽑는다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찬 감정을 들게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외국인이 설 자리는 많지 않다는 것에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따가운 시선, 불합리한 고용 형태와 같이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어 이들은 한국에 얼마 있지 못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과한 배려나 우대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를 외국인으로 구분하지 않고 한 명의 인간으로 봐주길 바란다. 외국인이라는 색안경을 끼지 않고 외국인과 귀화인, 내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게 외국인 관련 법이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정책과 법이 생기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는 청소년기의 외국인 자녀가 눈치 보지 않고 하나 돼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외국인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이승철(38)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대금 차석 단원

■ 지역 예술인 환경 열악… 예산 확대 기대

경기도가 예술인 지원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현장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당선인은 현장에 있는 예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실성 있는 정책을 위한 입법 등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

경기아트센터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공공 예술기관으로, 연주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예술단에 입사한다.

그러나 연습 공간의 시설 등이 열악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해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무대에 서고 있다. 또 출강 등을 제한해 예술인들이 더 성장하기에 어려운 지점들이 있다. 연주자들은 개인의 역량과 네임밸류 등이 중요하고, 악단의 발전을 위해 개인의 발전도 굉장히 중요하다. 연주자들의 실력 개선 등을 위해 이 같은 부분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특히 경기도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전시, 공연을 즐기기 위해선 양질의 콘텐츠와 뮤지컬 등의 대규모 공연이 필요하다. 전시장과 극장을 찾아도 마음에 드는 콘텐츠가 준비돼 있지 않다면 관객들이 감흥을 얻을 수 없고, 문화예술에 대한 진입장벽은 높아질 뿐이다.

예산을 투입해 시각적인 아름다움, 실감 나는 콘텐츠와 함께 스타 플레이어들이 함께하는 공연을 만들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그러나 문화예술에 대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예산이 확대된다면 예술단이 자생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될 것이다. 당선인이 문화예술계에 관심을 두고 지원해 예술인과 경기도민이 행복한 ‘문화도시’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최계순(61) 정원지엔티 대표

■ 일관된 환경 정책으로 기업 운영 도와주길

시흥 시화공단에서 용접봉 등을 제작·유통하는 중소기업 ㈜정원지엔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공장에서는 쇠를 붙이고 자르는 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용접봉들이 제작되고 있다.

여성 중소기업 대표로서 35년 가까이 회사를 경영해 왔고, 최근에는 환경이나 기후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기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환경과 관련해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태양광 등 친환경 정책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사그라들고, 정반대로 원자력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다. 기업 입장에선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주변에는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던 영세 업체들은 폐업해 버린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청드리는 것은 환경 관련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지 않도록 잘 가이드할 것을 말씀드린다. 정부 정책을 따라 사업을 펼쳤던 기업들 입장에선 정부 정책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180도 달라지면, 그만큼 위험 요소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선 일선 지자체나 시·도의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뽑힌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100 사업 등 정부의 환경 관련 정책이 일관성 있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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