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이 살아서 돌아왔다”…박지원·정동영, 압도적 표차로 ‘5선’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4. 4. 11.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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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박지원 후보가 10일 오후 전남 해남군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는 소위 ‘올드보이’들이 여의도로의 귀환을 위해 대거 출사표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기호 1번을 받아 총선에 나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한 과거의 유력 정치인들은 고배를 마셨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지원 전 원장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곽봉근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5선 고지에 도달했다. 이 지역구는 1942년 6월생으로 만 81세인 박 전 원장과 1945년 1월생으로 만 79세인 곽 후보 사이의 ‘최고령자’ 대결로 주목받았다.

이 대결에서 승리한 박 전 원장은 헌정사상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잘 알려진 박 전 원장은 14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전남 목포에서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기록했다가 21대 총선에선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그러나 낙선한 지 약 3개월만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장에 지명돼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후 민주당 복당을 신청해 현역인 윤재갑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해남완도진도 공천장을 획득한 그는 결국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정동영 전 장관도 ‘5선 의원’ 타이틀을 달고 다시 국회로 돌아간다. 정 전 장관도 박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21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지역구에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김성주 민주당 당시 후보에 뒤져 낙선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22대 총선에선 자신을 꺾었던 현역 김성주 의원을 경선에서 이기고 민주당 공천장을 따냈다. 이후 본선인 총선에서도 경쟁자인 전희재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정 전 장관은 과거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고, 17대 대선에선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나서는 등 전국적 인지도를 자랑한다. 또한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과거 정 전 장관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초대 대표를 지냈으며 2007년 대선에선 당시 정동영 캠프에서 비서실 수석부실장을 맡았다.

이에 정 전 장관은 지난 1월 2일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을 지킬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쁨보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책무를 더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종식하는 선두에 설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국회 복귀를 노린 ‘올드보이’는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안양동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6선 문턱에서 무너졌다. 심 전 부의장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경기 안양동안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뒤 20대 총선까지 해당 지역구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하며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했다.

다만 21대 총선에선 이 지역구에서 비례대표 초선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 패배하며 국회를 떠나야했다. 지난 2022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사퇴했고, 이번 총선에선 경선을 통해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에도 이재정 의원과의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5선에 도전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이날 오전 1시 기준(개표율 66.15%) 최 전 부총리는 43.23%의 득표율을 나타내 조 후보(43.45%)에 근소하게 뒤졌다. 당초 최 전 부총리는 조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유 있게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공천이 확정되자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

특히 최 전 부총리가 당선 후 복당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산을 찾아 “우리의 원칙은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 밝히며 보수층 표심을 자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전 부총리는 17대 국회에 입성한 후 대표적인 친박근혜계 의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다만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에 연루돼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출당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일명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의 당사자였던 추미애 전 장관은 경기 하남갑에서 이용 국민의힘 후보에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추 전 장관은 이날 58.4% 개표가 진행된 오전 1시 기준으로 2만7856표(46.9%)를 얻어 3만1493표(53.1%)를 받은 이 후보에 뒤졌다.

지난 정권에서 그는 검찰개혁을 일성으로 내걸며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하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추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경쟁한 인물은 공교롭게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용 후보여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는 15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한 후 같은 지역구에서만 17대 총선을 제외하고 다섯 차례 승리해 5선 의원이 됐다.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던 탓에 21대 총선은 불출마했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선 민주당에서 경기 하남갑 지역구 전략공천을 받았다. 특히 추 전 장관이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를 경우 차기 국회의장 1순위 후보로 꼽힌다. 실제 국회의장 자리에 오른다면 헌정사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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