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2024 세계대학평가] 최상위 인재 몰리는데… 한국 의대 순위 ‘폭락’

윤상진 기자 2024. 4.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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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QS 전공별 순위 가운데 ‘의·약학’ 전공에서 한국 대학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의대 열풍’이 심화되며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에 몰리고 있지만, 대학의 의·약학 분야 평가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국내 39개 의대 중 순위가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대(47위)였다. 작년 37위에서 10계단 하락했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순위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싱가포르국립대(18위), 홍콩중문대(28위), 베이징대(36위)보다 뒤졌다. 연세대(56위→74위), 고려대(130위→150위), 성균관대(94위→174위) 등도 전년 대비 순위가 떨어졌다.

한국 의료는 환자 치료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암 치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 의대가 세계 대학 평가에서 고전하는 것은 임상 능력에 비해 연구 역량 평가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학계가 인정하는 수준 높은 연구 논문이나 특허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찬수 서울대 의대 교수는 “한국은 좋은 치료 기술을 갖고 있지만, 이 기술을 좋은 논문이나 특허로 만드는 연구 역량은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했다.

한국 대학들은 특히 ‘논문당 인용수’와 ‘H지수’(논문 생산성·영향력) 지표에서 다른 나라 대학들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연구 전문교수를 많이 두고 있는 영국·미국 등과 달리 우리는 의대 교수 대부분이 임상과 연구를 동시에 한다”며 “교수 승진 심사에서도 논문 숫자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질 좋은 논문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부학·생리학 등 기초의학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국제적 수준의 의학 연구가 잘 나오지 않는 원인이다.

기초의학 분야인 해부생리학 전공에선 150위권 안에 든 국내 대학이 아예 없었다. 반면 도쿄대(28위), 베이징대(35위), 홍콩대(48위) 등 다른 아시아 주요 대학은 비교적 상위권에 포진했다. 약학 전공에서는 서울대가 전년 27위에서 올해 61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작년 100위 안에 들었던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 모두 올해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치의학 전공에선 연세대가 31위로 전년(28위)보다 3계단 하락했고, 작년 33위를 기록한 서울대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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